저자 이재천 | 출판사 힘찬북스

 

[시사매거진=신혜영 기자] “나한테 글은 이것이다. 기록을 하고 나면 그것은 더 이상 나한테 남아 있지 않게 된다. 그 문제로는 다시 돌아가지 않는다. 놓고 잊기 위해서 나는 글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 글과 함께 나는 책에서 숨을 쉰다. 비로소 내가 함께 갈 수 있는 인간 동지를 만난 안도감을 얻는다.”

내 인생의 책들의 저자 이재천은 자신의 독서의 본류에는 네 사람의 작가가 있다고 말한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와 생텍쥐페리, 그리고 헤르만 헤세.

저자는 네 작가의 글을 읽으며 폭발하는 감정을 다시 글로 쓰는 것을 반복한다. 저자에게 작가가 된다는 것은 자신의 표현의 욕구가 인간관계를 넘어서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와의 경험이 작가의식으로 전환될 때, 작가는 모든 것을 해부하고 부정하고 객관화시키고 드러냄으로써 자유를 구현’ 하는 글을 쓰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나의 글쓰기는 대화다”라고 말하는 저자는 “사람이 사람한테 말을 들으면 대답하는 것이 당연한데, 책을 읽고서 내 말을 하는 것, 그게 나의 책 읽기이자 글쓰기다. 내가 만나는 사람, 내가 읽는 책, 내가 보는 영화, 내가 가는 곳들, 그 모든 일과 순간들에 솟아나는 이야기, 나는 그 대화를 글로써 마름 짓는다. ‘대답하는 일을 잘 완수하고 싶은 것’, 그게 나의 욕망이다. 이 책은 작가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책에 해놓은 말에 대한 나의 대답이다”라고 말한다.

이 책은 종교, 시대를 뛰어넘은 28편의 글을 통해 책 속의 작가들과 자기 나름대로의 진실된 교감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책을 읽은 남의 글을 읽는 것의 가치는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작가의 면모와 사상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10여 년 만에 다시 쓰는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책 속에서 가슴 속 이야기를 읽은 나는 내 가슴 속 이야기를 말하고 있다. 모든 작가는 책을 통해 영혼의 소리를 내뱉고 이에 대답하는 작가의 영혼을 적는다고 말한다. 책 이야기라기보다는 영혼과 의식, 가슴의 이야기, 책과 글쓰기와 연결된 내 삶과 생각들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낱말 하나, 문장 한 줄에서 실마리를 잡아 그 한 오라기 실낱이 당신들 가슴 속의 실타래에 이어지기를 바라면서 줄줄 풀어놓는 한 사람으로 인지되고 읽히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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