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류광호 | 출판사 마음지기

 

[시사매거진=신혜영 기자] 20191월 기준 국내 거주 다문화인은 이미 22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전라남도 인구보다도 많은 숫자이다. 이 가운데 약 56만 명이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온 이주 노동자들이며, 그 숫자는 매년 늘고 있다. 2018년에 언론을 떠들썩하게 했던 제주도 예멘 난민사태나 또래들의 폭력으로 인해 숨진 인천 중학생 사건도 모두 다문화주의와 무관치 않은 일들이다.

향후 한국 사회의 고령화가 더욱 심화하고, 이주민 2세들이 성년기에 진입하게 되면 선진 다문화사회에서 보편적으로 관찰되는 사회적 갈등이 우리나라에서도 예외 없이 더욱 커질 것이라 예상된다.

소설 다문화주의자는 이러한 다문화주의의 수용과 거부라는 조금은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다 읽고 난 후엔 다문화주의에 대한 다양한 견해 가운데 나는 누구의 편에 서야 할지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된다.

신문기자 종훈. 그는 어느 날 인구 구조상, 자본주의 발달 단계상 한국 사회는 필연적으로 다문화주의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하는 잘생긴 청년 이주 노동자 인권운동가 한성주와 그와 정반대 입장에 선 보수 논객 송우석. 종훈이 한성주와 송우석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여과 없이 전달되는 그들의 주장을 듣다 보면 종훈과 같이 그들의 대화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또한, 소설 중반부에 등장하는, 마치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에서 장 발장의 인생을 변화시키고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가치관을 일깨워주었던 미리엘 주교를 생각나게 하는 박상동 목사와 종훈의 대화는 자꾸만 곱씹게 되는 강한 여운을 남긴다.

류광호 작가는 장편소설 다문화주의자를 통해 한국 사회가 그리고 독자들이 다문화주의 수용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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