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을 읽는 자가 세계를 읽는다!
생생한 그림과 에피소드로 보는 중동 미국 관계사 3부작의 집대성

글 장피에르 필리유 · 그림다비드 베 │옮김 권은하 │출판사 도서출판 다른

 

[시사매거진=신혜영 기자] 트럼프 정부의 친이스라엘 정책은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미국의 중동 정책은 가면 갈수록 더 긴밀하게 엮어 돌아간다. 이 영향에서 한국도 자유로울 수 없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에서 중동의 석유는 중요한 요소다. 한국은 미국에 정치, 경제적으로 가장 크게 의존하며, 중동에서 80퍼센트 이상의 석유를 수입해 온다. 실제로 2010년 부시 행정부는 이란의 경제 제재에 한국이 동참하길 요구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에는 석유를 뺀 이란과의 교역을 대부분 중단했고, 이란 멜라트은행 한국지점이 문을 닫는 일이 있었다.

중동과 미국 복잡다단한 갈등사를 한 권의 만화로 정리한 만화로 보는 중동, 만들어진 역사는 프랑스 최고 이슬람 역사 권위자인 저자가 230년 전까지 집요하게 거슬러 올라가 싸움의 근본적인 이유를 찾는다.

오스만제국과 신생국 미국의 첫 수교부터 시작해, 2013년 오바마 정부의 중동 정책까지 230년의 역사를 다룬다. 수많은 사건을 한 권으로 압축했지만 긴장감은 떨어지지 않는다. 1953년 미국 CIA가 주도했던 이란 쿠데타 현장, 군함 위에서 사우디 친미왕정과 루스벨트 정권의 유착관계가 시작된 날, 중동 전쟁과 이란혁명, 레바논 내전 등에서 미국이 본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쟁을 이끈 방법, 미국이 방치한 이란 이라크 전쟁이 악화된 과정 등이 마치 하나의 첩보 드라마처럼 생생하게 펼쳐진다.

또한 dBD awards 최고 삽화상을 받은 흑백의 그림이 생생함을 더한다. 미국, 중동의 지도자들이 다비드 베 특유의 강렬한 캐릭터로 재현되어, 다른 역사책은 말하지 않는 당시 속사정이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이 책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이분법으로 나누지 않는다. 글 작가 장피에르 필리유는 프랑스 외부무 고문역을 맡고 중동 현지에서 전문가로 활동한 이슬람 전문 역사가로, 3자 입장에서 미 정부와 중동 국가의 배반과 모략의 역사를 균형 잡힌 시작으로 전한다. 프랑스 독립만화의 기틀을 다진 그림 작가 다비드 베는 특유의 강렬한 흑백 그림 스타일로 미국, 중동의 지도자들을 정치 성향에 따라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만들어냈다.

이 책의 결론은 미국은 항상 좋은 의도로 중동 문제에 개입하지 않았으며 언제나 최악의 순간에 문제에서 빠졌다라고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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