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브랜드에서 전국브랜드로, 나아가 세계적인 브랜드로의 도약“세계적인 패션도시 대구를 만드는데 앞장서겠습니다.”
섬유산업의 본고장 대구에 대형 백화점을 공략할만한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가 속출하는가 하면 최첨단 생산물류시설을 갖춘 대형업체들이 등장하고 있다. 현재 대구의 하이패션업계는 패션조합 회원사 42개를 포함, 1백여개에 이르는 수치로 이들의 전체 매출액이 1천 5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대구의 패션산업이 차세대 산업으로 급부상하면서 명실상부한 패션도시로 불리고 있다.

지방임에도 불구하고 대구에서 이같이 패션산업이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전쟁 당시 서울에서 피난 온 디자이너를 중심으로 양장점 문화가 발달했고 섬유산업까지 가세해 강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그 결과 디자인 재단 봉제기술이 뛰어났고 선진 패션경향을 받아들이는 속도도 유달리 빨랐다. 60, 70년대에는 당시 유명 연예인들이 대구에서 옷을 맞추는 사례도 많았다. 80년대 들어서면서 신세대 디자이너들이 전면에 포진하면서 패션산업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된다. 이들은 브랜드위주의 대량생산 체제를 기반으로 전국 유명백화점에 진출하면서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대구의 많은 패션업계 중 차별화된 제품으로 고객의 신뢰를 키우며 대구 패션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주)주경을 찾아가 보았다.

위기를 기회로..
패션도시 대구. 그 명성에 걸맞게 대구에는 많은 패션 브랜드가 있지만 그 중 약 80%가 50~60대 여성을 타겟으로 하는 숙녀복이다. 1991년, 갓 서른을 넘긴 김광배 대표는 치열한 숙녀복 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창업할 당시 활동하시는 분들이 모두 선배님이셨습니다. 젊은 사람으로써 부담감도 있었지만 창업 전까지 패션업체에서 일하며 쌓은 노하우가 있었기에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김광배 대표의 경영에 대한 노하우와 직장동료에서 이제는 인생의 동반자이사 사업파트너인 장현미 디자인 실장의 디자인에 대한 노하우가 있었기에 창업을 결심할 수 있었다는 김 대표는 젊은만큼 더 뛰고 노력한 것이 지금의 (주)주경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프리밸런스’란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처음 선보이던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연륜과 경력이 우선시되는 패션업계인만큼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신생업체가 기존 시장 벽을 뚫고 인정받기란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김 대표는 1997년, IMF 경제 한파로 다른 업체들이 쓰러지는 상황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도약했다. “패션업계는 거품이 많습니다. IMF를 계기로 이러한 거품을 모두 없애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컴퓨터 시스템을 도입하여 회사 관리체계의 거품을 걷어냈고 단결된 내부조직 구축과 원가절감, 품질 경영 등을 통해 성공으로 발돋움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지역 곳곳을 찾아다니며 좋은 소재를 만드는 원단 제조공장을 개척하여, 원가 부담을 줄이고 소재의 차별화를 통해 품질의 차별화를 꾀하였습니다.” IMF를 계기로 패션업계의 ‘거품’을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는 김 대표는 지금도 당시의 경험이 경영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더욱이 많은 업체들로 경쟁이 치열한 만큼 타 브랜드와의 차별화는 필수조건이라 할 수 있다. IMF로 소재의 차별화를 두어 제품에서도 확연한 차별화를 이룰 수 있었기에, 어려웠지만 배우고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지금도 타 브랜드와 차별화를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2002년 신학연 영남이공대학과 공동으로 ‘천연염색기술과 이를 이용한 패션의류 제조기법’을 개발한 것 역시 차별화를 위해서죠. 대중적인 옷이라도 ‘그렇고 그런’옷은 입지 않는 것이 고객입니다. 저희는 (주)주경만의 특별함으로 고객을 찾아가려고 항상 노력합니다.” 자유로운 조화를 뜻하는 프리밸런스(free balance)란 브랜드명처럼 고전과 현대가 공존하면서도 클래식한 감각과 모던한 감각이 웅화된 엘레강스한 디자인으로 (주)주경만의 독창성을 살리며 차별화된 프리밸런스만의 색깔을 잃지 않으려는 김 대표의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고객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현재 (주)주경은 대구, 부산, 서울 등 유명 백화점에 13개의 직영 매장과 2개의 대리점을 운영하며, 전국으로 매장을 확장하고 있다. 대구 패션업계의 주목받는 젊은 기업은 이제 대구 패션업계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항상 변화를 시도하고 마인드를 새롭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새로운 것을 과감히 받아들였습니다. 어떤 것이든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기존의 틀에 만족하지 말고 새로운 방식으로 다른 장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노하우로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패션이란 것이 유행에 민감한 사업인만큼 항상 앞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직원들에게도 앞선 생각과 창의적인 사고를 하도록 강조했다. 또한 작은 일이라도 직원들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체계적인 운영이 필요하기에 직원들에게 ‘정말 멋지게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 주는 일에도 소홀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대구·경북 지역에만 20여개의 패션관련학과가 있다는 김 대표는 대구의 패션을 이끌어 온 많은 선배들과 젊은 인재들이 함께 노력하여 섬유, 패션업계를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발전이 필요하며, 그러기 위해 인재 양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 선배님들의 노하우는 젊은이들이 가질 수 없는 부분입니다. 선배님들의 노하우를 후배님들이 배우고, 성장하는 후배님들을 보면서 위기감을 느껴야 서로 발전할 수 있죠. 패션업계의 발전을 위해서 인재양성은 가장 어렵지만 곡 풀어야 할 숙제같은 것입니다.”
패션을 보는 시각이 사치가 아닌 하나의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는 김광배 대표는 고객이 믿을 수 있는 제품으로 찾아갈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했다. 고객의 신뢰에 힘입어 지역브랜드에서 전국 브랜드로 나아가고 있는 (주)주경의 이름이 전국을 넘어 세계 브랜드가 나아가길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