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동백 김응우 변호사

[시사매거진 제260호] 필자가 수년간 자문해오는 어느 작은 소종중 내의 애향심에 대한 가슴 훈훈한 이야기가 있어 변호사로서 많은 감동을 느낀 사실이 있다.

진양하 씨 산하의 작은 소종중인데, 그 종원 중에는 일제시대에 일본에 건너가 각고 끝에 크게 성공하신 재일교포분이 계셨다. 하경완 님이신데, 작고하신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진주시 대곡면 주민들은 물론이고 진주시에서 연세 드신 분들은 대부분 기억하실 만큼 진주시와 대곡면의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과 열정으로 애향심을 실천하신 교포이다.

아직 우리나라가 일본과의 경제·소득수준 격차가 심하던 개발도상국시절인 1960년대부터 수 십 년간, 자신의 고향인 진주시와 대곡면의 지역사회를 위하여 많은 기부활동을 하셨는데, 당시 시골에 대곡고등학교를 건립하여 교육의 새장을 마련하고 육영사업에 지속적인 기부를 하시며 특히 1983년경에는 국내최고수준의 컴퓨터설비를 갖춘 어학실습실도 개설하는 등 참으로 후학들의 교육에 헌신하셨다.

그 외에도 대곡면 전기설비 및 전화사업 진행, 진양호 전망대건립, 대곡청사건립, 지역 양수장설치, 가로수 기증, 분수대 설치, 관사에 각종 설비 희사 등 수많은 기부사업을 통해 자신이 일군 성공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하여 애향심을 몸소 실천하신 분이다.

말년에는 일본에 있으면서도 고국과 고향을 그리는 맘이 간절하여 정원을 모두 한국식으로 꾸미고 그 정원을 바라다보며 향수를 달랬다 한다.

그분의 자녀들 역시 일본에 거주하고 있지만 선친의 애국애향심을 이어 일 년에 수차례 부친 고향을 방문하며 그 유지를 이어가고 있다. 그분의 공헌에 국가에서 국민훈장목련장도 시상하고, 대곡면 단목리 주민들이 자발적인 공덕비도 세우는 등 업적을 기리고 계승하는 노력도 있다.

필자는 국내에서 성공한 기업가들의 지역사회를 위한 애향활동은 많이 들어왔지만, 이렇게 해외에서 성공한 교포분이 국내에 귀국하여 자신의 고향과 주민들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헌신하신 사례를 보고 매우 놀랐으며, 당 종중의 일을 자문할 때면 그 분을 생각하면서 자숙도 해본다.

많은 역경 끝에 성공한 사람들이 자신의 부를 누리며 맘껏 살아가기는 쉬우나, 많은 재산을 조국과 고향을 위해 기부하고 그것도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선행을 계속하기는 정말 쉽지 않은 일! 그 후손들도 이를 잊지 않고 해마다 선친고향을 내방하고 있으니, 참으로 보기 아름다운 종중이 아닐 수 없다.

종원간의 관계도 원만하게 유지되고 있어 필자는 동 종중의 자문을 하면서도 흥이 난다. 이것은 가문으로 확장된 또 다른 가화만사성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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