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못다한 사랑’ 만든 ‘천재 뮤지션’
‘솔개트리오’ 한정선(본명 한종선) 12월 3일 지병으로 사망

고 한정선(SBS '궁금한 이야기 Y' 방송화면)

[시사매거진=하명남 기자] 솔개트리오 한정선은 국내 가요계에서 공인된 천재 작곡가이자 싱어송라이터로 통하는 뮤지션이다. 특히 그의 고향인 인천에서는 80년대초 ‘솔개트리오’를 이끌며 젊은 음악을 부흥시킨 대표적 스타이자 전설로 통한다.

그가 천재적 뮤지션으로 불리는 이유는 몇 마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탁월한 작곡 능력 때문. 정식 음악교육이라고는 단 한 차례도 받아보지 못한 그는 가요계 데뷔곡이자 최초의 히트곡인 ‘연극 중에서’를 비롯해 ‘아직도 못 다한 사랑’ ‘여인’ ‘통나무집’ 등등 숱한 명곡들을 줄줄이 만들어 내면서 가요계에서 ‘불가사의한 전설’로 통했다. 또 그의 작곡 능력은 다른 가수들을 통해서도 빛을 발했다. 민해경, 양수경, 손현희, 임종임, 박남정, 김홍경, 이훈만 등 당시 가요계를 주름잡던 대표적 가수들과 멋진 콜라보를 만들어내며 히트 작곡가 반열에 오른 바 있다.

1981년 김광석(고인이 된 김광석과는 동명이인), 황영익과 함께 솔개트리오를 만들어 활동했던 그는 ‘연극 중에서’(1집), ‘여인’(2집), ‘넌 외로운 그림자’(3집)를 수록한 3장의 앨범의 발표한 후 건강상의 이유로 탈퇴했고 이후 솔로 앨범을 발표하며 음악활동을 이어간 바 있다.

팀의 작품을 도맡아 만들었던 한정선이 탈퇴한 이후 솔개트리오는 소리새(김광석, 황영익, 한영)로 팀명을 바꿔 활동했고, 국민가요로 통하는 ‘그대 그리고 나’를 히트시키며 지금에 이르고 있다.

솔개트리오를 대신한 소리새가 가요계의 주류로 활동하는 동안 자취를 감춰 종적이 묘연했던 한정선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온 건 지난 2016년. SBS의 다큐 프로그램인 <궁금한 이야기 Y>를 통해서다. 그 사이 ‘행방불명이 됐다’ ‘저 세상 사람이 됐다’ 등등 온갖 흉흉한 소문이 나돌던 고향 인천의 한 동네에서 노숙자의 모습으로 그가 포착되었던 것. 게다가 조현병까지 앓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커다란 충격을 던져준 바 있다. 이후 황영익, 김광석 등 과거 멤버들과 지인들의 도움으로 재활에 성공하면서 원년 멤버들과 함께 역사적인 ‘솔개트리오’의 기념공연을 갖기도 했고, 최근까지는 고향 인천에서 작은 라이브클럽을 만들어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솔개트리오부터 지금의 소리새까지, 한정선 음악의 절대적 동반자로 ‘솔개’의 음악 정신을 이어오고 있는 원년 멤버 황영익은 오는 6일 저녁, 삼익악기 엠팟홀에서 예정된 소리새의 단독 콘서트에 동료이자 절친인 한정선과 그의 음악을 추모하는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고 한정선(SBS '궁금한 이야기 Y'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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