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에서 ‘획득’을, ‘부정’ 속에서 ‘긍정’을 발견하는 여정

저자 강민숙 | 출판사 실천문학사

 

[시사매거진=신혜영 기자] 1990년대 중반,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를 통해 그리움을 낳아 기른 슬픈 시인의 사랑을 노래했다는 평을 받은 강민숙 시인이 네 번째 시집 둥지는 없다를 발간했다.

남편의 사망신고와 아이의 출생신고를 같이 해야 했던 험난한 운명의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둥지는 없다는 삶의 화두를 던지고 있다. 둥지가 없다는 사실은 상실을 뜻한다. 그러나 그 상실이 영원히 되돌릴 수 없는 상실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시인은 그 상실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길을 떠난다. 인도, 티베트, 히말라야, 아프리카, 그리고 사하라 사막과 산티아고 순례길

둥지를 찾아 떠나는 그의 여정은 끝이 없다. 마침내 시인은 애초부터 인간에게는 둥지는 없다는 사실을, 없음을 처절하게 인식하면서 궁극적인 실존에 질문을 던지고 치열한 몸부림을 치는 것이야말로 뭇 생명들이 가진 가장 가치 있는 도전이자 사명(使命)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즉 생로병사의 몸부림이야말로 생명이 깃들 수 있는 그 자체라는 인식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가 생명을 영위해 가는 방법이 각기 달라도 생명을 받아 유지해 나가는 본질은 서로 어긋나지 않는다는 인식이 54편의 시편들에 배어 있다.

강민숙 시인은 전북 부안 출생으로 숭의대와 중앙대 문예창작과에서 공부하고 동국대와 명지대에서 문예창작학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쳤다. 1991년 등단해 아동문학상과 허난설헌문학상, 매월당문학상, 서울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 「꽃은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10여 권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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