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시작된 KTX 파업에도 21일 오후 정상운행되고 있는 SRT(수서고속철도) 수서역에서 승객들이 기차를 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_시사매거진)

[시사매거진=박희윤 기자] 철도파업 이틀째인 21일 KTX의 운행률이 평소 대비 70%대에 그치고, ITX-새마을과 무궁화호 등은 60% 중반에 머무는 수준에 비해 SRT(수서고속철도)는 정상운행을 하고 있어 철도 통합보다는 경쟁 체제의 당위성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시민들은 철도노조가 파업을 벌여도 SRT가 정상 운행되는 상황에서 파업에 영향을 받는 통합 체제보다는 영향이 없는 다양한 철도 운영회사를 더 원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20일부터 시작된 철도노조의 무기한 파업 때문에 일부 승객들은 KTX 좌석이 남아있음에도 언제 운행 중단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탓에 SRT 표를 대신 구입하는 모습은 시민들의 불만과 의견을 전달해 주고 있다.

철도노조는 4,600명의 인력 충원과 KTX-SRT의 연내 통합 등을 요구 조건으로 내걸고 파업을 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인력 충원의 문제가 아닌 인력의 효율적인 재배치가 선행이라고 지적한다.

21일 오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 구로구 철도교통관제센터에서 열린 철도공사 노조 파업 비상수송 현장점검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_뉴시스)

김현미 국토부장관도 21일 오전 철도공사 노조 파업 비상수송 현장점검 회의에서 인력증원에 대해서 현재로서는 수용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인력증원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인력 재배치 등 노사의 자구 노력이 병행되어야 하나, 이러한 모습이 다소 부족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또 "철도노조는 주당 39.3시간의 근로시간을 37시간으로 단축하기 위해 4654명의 인력증원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인력을 41.4%나 늘리고, 인건비도 4421억원 증가시키는 등 큰 부담이 발생한다"면서 "추가 수익 창출이나 비용절감 없이 일시에 인력을 증원하는 것은 영업적자 누적 등 재무여건을 악화시키고, 운임인상 등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최근 2년간 안전강화, 신규 개통노선 대응 등 합리적 증원 요구를 적극 수용하여 총 3017명의 인력을 증원한 바 있다"면서도 "금번 인력 증원 요구에 대해서도 객관적 산출근거, 재원 조달 방안, 자구 노력 등에 관한 충분한 자료가 제시된다면 증원 필요여부, 소요 등을 면밀하게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레일노조 일부 조합원들이 20일 서울역 인근에서 고성방가를 동반한 과도한 술자리 모임이 목격되면서 시민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21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철도노조 30~40명은 서울역 인근 A식당에서 술자리를 가졌다. 당시 이를 목격한 시민들은 이들 일행이 '안전운행을 방해하는 과태료 남발 중단하라'는 구호와 '전국철도노동조합'이라고 적힌 표지를 달았으며 이를 통해 철도노조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1층에 자리 앉은 철도노조 일행들이 같은 층에 다른 시민들이 착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에서 배경음악으로 팝 음악이 나오자 각 테이블별로 일어나 큰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는 등 '고성방가'에 다름없는 흥을 보였다는 점이다.

노래주점이 아님에도 한 시간 남짓 이같은 행위가 이어지자 일부 테이블의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리며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이를 목격한 한 시민은 "적어도 철도노조가 시민들의 피해를 무릅쓰고 파업을 하는 것은 노조원의 절실함이 있기 때문이라고 보는데 시민들이 기차를 못잡아 발을 동동거리는 서울역 인근에서 파업 첫날 흥에 겨운 모습을 보니 '그들만의 리그'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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