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국민패널과 온라인 참여자 질문지를 받고 있다.(사진_뉴시스)

[시사매거진=박희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120분 동안 생방송으로 출연한 '국민과의 대화'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각본 없이 진행됐던 행사였던 만큼, 어수선했다는 혹평과 함께 일각에서는 '팬 미팅 같았다'라는 말도 나왔다.

행사에 배석했던 청와대 참모진들은 20일 일제히 라디오에 출연해 뒷이야기를 전하며 파격적 형태로 시도해 본 '국민과의 대화'에 의미를 부여했다.

가장 먼저 고민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어제는 진짜 맨바닥에서 시작했다"며 "정말 난리도 아니었다"고 돌이켰다. 실제 300명의 패널들이 서로 질문을 하기 위해 손을 들고 경쟁적으로 소리를 외치면서 어수선한 장내 분위기는 TV 화면을 통해 고스란히 보여졌다.

이어 "현장에 있다 보니 '이러다가 아수라장이 정말 돼버리면 어떡하나'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그러나 마지막에 감동이었던 것은 끝날 때 모두 다 일어나서 박수를 크게 치며 끝내주시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진행하는 동안 (패널들은) 서로 의견을 주장하려고 그랬지만 끝날 때는 모두가 만족스러운 모습으로 끝나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각본 없이 진행된 이번 행사와 관련해 "저도 방송을 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대통령님께 가장 죄송한 형식의 방송이었다"며 '대통령을 시장에 밀어 넣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사람의 큰 장점은 진심이고, 진정성"이라며 "방송에서는 어쩔 수 없이 큐시트라는 것을 만드는데 수많은 언론에서는 '다 짜고 친다'는 등의 여러 의혹을 제기하니 그럴 바에야 '아무것도 없이 해보자'고 (참모진이 제안)했고 대통령도 오케이를 해주셨다"고 했다.

큰 사고 없이 방송이 끝나면서 가슴을 졸이며 지켜보던 참모들도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전했다.

고 대변인은 "참모들은 민감한 부분 이야기가 나올 때 어떻게 답변하실지 긴장했다"며 "(대통령께서) 잘 넘길 때마다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한숨을 쉬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끝날 때는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박수를 치며 끝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정도는 정말 괜찮았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대통령께서 성실하게 응답하고 국민에게 친절하게 설명하는 자세는 굉장히 진솔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김 수석은 "어수선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현장에 있어보니 국민들이 자기가 갖고 있던 얘기들을 어딘가 하고 싶고 그런 통로가 막히면서 그것에 대한 반작용이 나타났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여성, 장애인, 다문화 가족 등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아 장내 분위기가 어수선할 수 밖에 없었다고 김 수석은 분석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국민과의 소통 시스템을 점검할 필요가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대통령 팬 미팅이었다'는 비판이 이는 데 대해선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주요 현안에 대해 분명히 입장을 밝히셨고 앞으로 어떻게 국정을 이끌어나가겠다는 큰 방향은 말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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