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0일(수)부터 12월 9일(월)까지 돈화문갤러리 (종로구 돈화문로 71. 9층)

돈화문갤러리 초대전, 신명범 ‘흙 이야기展’ / 신명범 60.6X72.7cm

[시사매거진=하명남 기자] 예전, 온돌방의 따스한 기억, 구들장 틈새로 물금물금 새어나오는 흙냄새에 대한 아련한 추억, 어머니 품을 그리듯 고향의 소, 새, 물고기, 집 그리고 사람까지 어느 것 하나 어질지 않은 게 없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한국의 흙으로, 손으로 다지고 물감을 입히고 있는 작가 ‘신명범’, 한국의 소박한 정서를 따스한 작품으로 표출하고 있는 ‘한국’의 작가 ‘신명범’의 개인전이 11월 20일(수)부터 12월 9일(월)까지 돈화문갤러리에서 열린다.

“어린 시절의 꿈을 깨듯 나의 모든 작품들은 흙을 캔버스에 바르고 그 위에다 손과 손가락으로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제작되는 그림들이다. 내가 평소 늘 즐겨 그리는 한국소! 한국소는 힘 있고 강한 소가 아니라 나의 작품소재가 되는 소는 늘 조용하고 어질게 생겼고 한 없이 소박한 소만 골라 그리게 된다. 한국의 자연도 아담하고 소박하다. 바닷가의 섬들도 우리 한국 사람의 정서에 맞게 생겼고 그 섬들 사이로 연락선이 지나가고 하늘에 새들은 열대지방 새들 모양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어질게 생겼고 소박하게 생겼다. 바닷물고기들도 한국 물고기는 새와 같았고 그 자연 속에 피어있는 꽃들도 한국 꽃은 다소곳이 수줍어하듯 숨은 아름다움의 향기를 남몰래 풍기는 그 모든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흙 속에 그리게 된 작품들이다.” (작가 노트 중에서)

돈화문갤러리 초대전, 신명범 ‘흙 이야기展’ / 신명범 33.4X45.5cm

 

신명범 '흙 이야기전'

신명범과의 인연은 그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유학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니까 벌써 십 수 년이 흐른 셈이다.

그 사이에 그는 몇 차례 서울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그때마다 글을 써줌으로써 오늘까지 관계를 지속해오고 있다. 따라서 누구보다도 그의 작품 활동에 깊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고, 그러기에 작품의 변모과정도 잘 알고 있다.

그의 작품세계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토속적인 정취’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토속적’이라는 표현은 작품주제로서의 토속성 및 사용된 재료로서의 토속성을 의미한다.

그는 현재 미국에 거주하면서 한국을 오가며 두 곳에서 작품생활을 하고 있다. 그가 이처럼 한국을 완전히 떠나지 못하는 까닭은 조국에 대한 진한 향수 때문이다.

작품에 나타나고 있듯이 한국적인 소재, 즉 토속적인 물상을 그리고 있는 것은 향수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그는 형태를 단순화시킨 원시적인 기법을 표현하고 있다. 토속적이라 말한 것도 이같은 그의 표현기법에 근거한 것이다.

그가 다루고 있는 주제는 시각을 통한 재현적이기 보다는 마음을 통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한국 사람으로서의 체질에 알맞은 원시적인 표현기법을 통해 그 자신이 체험한 조국의 산천 및 거기에 있는 모든 삶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작업을 프리미티브한 계열로 분류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굳이 비유하자면 루오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이른바 회화의 원시성이다.

또 하나,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토속성이란 그가 사용하는 재료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다른 화가들처럼 공장 생산된 캔버스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흙과 접착제를 써서 직접 만든 독특한 캔버스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작품을 보면서 느끼는 첫 인상은 흙냄새가 물씬 풍긴다는 점이다. 그 흙냄새라는 것도 한국적인 흙냄새이다.

이처럼 독특한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앞에서 말한 토속적인 주제와 잘 어울리고 있다.

그가 재료라는 문제에 대해 남다를 관심을 갖는 것은 따지고 보면 조국, 즉 고향에 대한 그리움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고향에 대한 향수는 필경 어린 시절 농촌생활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되었을 테고, 결국 작품내용도 그 같은 어린 시절의 향수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

그는 마국에 살면서도 결코 한국을 떠날 수 없기에 나그네의 처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마음을 한국에 두고 미국을 오가면서 그는 작품을 구상하는 것이다. 이 같은 생활이 계속되는 한 그의 환상과 미에 대한 애착 또한 계속될 것이다.

- (전)국립현대미술관장 이경성

돈화문갤러리 초대전, 신명범 ‘흙 이야기展’  / 신명범 53X45.5cm, 

 

신명범(辛明範, Shin Myongbom)

1942 출생

1974 샌프란시스코아트인스티튜트 대학원 졸업

1967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학과 졸업

<개인전>

2012 아트케이트 특별초대전, 뉴욕, 미국

2011 공아트스페이스, 서울

2010 가나 컨템포러리, 서울

2008 갤러리 루쏘

2007 뉴욕 크리스티 출품 1점 낙찰

2006 뉴욕 크리스티 출품 2점 낙찰

2005 갤러리 VIZ 특별기획전, 갤러리 VIZ, 샌프란시스코, 미국

1999 가나아트센터, 서울

1994 히라노 타츠오 갤러리 초대 개인전, 동경미술구락부, 도쿄

1991 히라노 타츠오 갤러리 초대 개인전, 동경아트센터, 도쿄

1990 동산방초대전, 동산방화랑, 서울

1984 신세계 미술관, 서울

1984 한국문화원, 로스앤젤레스, 미국

1983 스페이스 갤러리, 로스엔젤레스, 미국

1982 샌프란시스코, 미국

1981 일본 커뮤니티 센터, 샌프란시스코, 미국

1979 일본 커뮤니티 센터, 샌프란시스코, 미국

1976 신문회관 미술전시실, 서울

1975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 샌프란시스코, 미국

1970 신명범 도미전, 중앙공모전 미술전시실, 서울

<주요단체전>

2015 파라콰이그룹전, 파라콰이

2014 코엑스아트페어, 서울

2014 홍콩아트페어, 홍콩

2012 남북평화미술전 국회의사당, 서울

2009 토포하우스, 서울

2009 장흥아뜰리에 오픈전, 장흥

2008 미술세계주최 기획전, 일본

2008 장흥 아뜰리에 그룹전, 장흥

2008 세계 평화 미술전, 일본

2006 세계 평화 미술전, 상하이, 중국

2004 북경아트페어, 북경, 중국

2004 가나아트센터 기획전, 가나아트센터, 서울

2001 시화전, 가나아트센터, 서울

2000 세계평화미술전, 예술의 전당, 서울

1996 한림미술관 개관 기념전-문자와 이미지전, 한림미술관, 서울

1995 신명범 기획전, 동산방 화랑, 서울

1995 통일그룹 평화미술관 남북한 작가그룹전, 도쿄

1992 개관 10주년 기념 5월의 4인전(신명범, 이두식, 이중희, 김경희), 유림화랑, 서울

1992 동산방 초대전, 동산방화랑, 서울

1991 구상미술의 초대전-한국구상미술 중견작가 11인전, 갤러리 포커스, 서울

1991 개관기념초대전-한국구상미술의 초대전, 예맥화랑, 서울

1990 한국일보사 특별미술기획전, 롯데미술관, 서울

1990 동산방화랑 초대작가 아트페어, 호암아트홀, 서울

1990 한일현대구상회화전, 롯데미술관, 서울

1982 미국과 아세아 작가 초대전, 한국문화원, 로스엔젤레스, 미국

1978 미술가협회 초대전, 로스엔젤레스, 미국

1973 산타 클라라 지역 예술제, 산타 클라라, 미국

<수상>

2011 한국토지주택공사 2012년 달력 선정 작가

1968 대한민국미술전람회 국전 입선

1966 대한민국미술전람회 국전 특선

1965 대한민국미술전람회 국전 입선

1964 대한민국미술전람회 국전 입선

1963 대한민국미술전람회 국전 입선

1962 대한민국미술전람회 국전 입선

1961 한국미술가협회 공모전 특선

<레지던시>

2009-2010 장흥 아뜰리에 입주작가

<작품소장>

2006 국립현대미술관

1997 성곡미술관, 아루미술관

1996 시카고 인디아나 폴리스 미술관 등

<옥션>

2007 뉴욕크리스티 작품 낙찰

2006 뉴욕크리스티 작품 낙찰

2001 마이아트 작품 낙찰

돈화문갤러리 초대전, 신명범 ‘흙 이야기展’ / 신명범 53X45.5cm

 

이번 전시가 열리는 ‘돈화문갤러리’는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은 (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대표 윤숙자)가 왕이 거닐던 돈화문로의 새로운 문화 중심을 선언하며 2019년 3월 1층에 ‘갤러리카페 질시루’와 함께 오픈했다.

최근 경복궁에서부터 삼청동, 인사동, 북촌으로 이어져 온 전통문화벨트가 ‘돈화문갤러리’가 위치한 창덕궁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돈화문로는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Hot Place)로 떠오른 익선동과 연결되어 있어 새로운 문화중심으로 급부상하며 고전과 현대 그리고 젊음이 어우러지는 다양한 문화축제들과 즐길거리들로 생기가 넘쳐나고 있다.

돈화문로의 중심에서 ‘문화랜드마크’ 돈화문갤러리가 소개하는 ‘소처럼 우직하고 흙처럼 정직한, 작가 ‘신명범의 흙 이야기展’은 11월 20일(수)부터 12월 9일(월)까지 열린다. 오픈 리셉션은 20일(수) 오후 6시, 전시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따뜻한 아랫목이 그리워지는 2019년 겨울, 고향의 어머니를 그리며 ‘한국의 작가, 신명범’의 어질고 따스한 그림들을 돈화문갤러리에서 만나보자.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