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동 칼럼] 아는 것과 모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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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동 칼럼] 아는 것과 모르는 것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9.11.12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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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동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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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259호] 결혼하더니 남편이 효자가 되지 않았나요? 이유가 뭘까요? 결혼 후에 아이를 낳고 아버지가 되어 보니 아버지가 자신을 키울 때의 심정이 느껴지면서 아들이 효자가 되는 것입니다.

결혼 전에 효자가 되긴 쉽지 않습니다. 미혼 때는 부모의 심정까지 헤아리긴 힘들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고 나면 엄마의 위대함이 가슴으로 와 닿고, 아들은 아버지의 감정에 영감을 얻으면서 효심이 만들어지는 거예요.

예전에 저는 부모에게 효도를 한답시고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면서 좋은 구경을 시켜 드렸습니다. 저는 부모님에게 효도를 했다고 확신했지요. 그러나 오히려 부모님은 화를 엄청 내셨습니다. 다리아파 주겠다고요.

첫 번째 효도가 실패한 후 작전을 바꾸어 영화를 보여 드렸습니다. 할리우드 대작 영호를 줄줄이 보여 드렸습니다. 그런데 코를 골며 주무시는 게 아니겠어요? 어머니는 알아듣지도 못하는 데 어떻게 영화를 봐?”라며 또 화를 내셨습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영화 진행이 너무 빠르고 어렵기만 했던 것이지요.

나중에 가서 뒤늦게 효도의 의미를 찾았습니다. 그저 부모님과 함께 앉아서 편안히 보내는 일상의 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요.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진정한 효도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안다고 하는 것이 모르는 것이고, 모른다 하는 것이 아는 것입니다. 자신이 효자라고 생각하면 진정한 효자가 아닙니다. 불효자라고 느낄 때 비로소 효자가 된 것입니다. 한 문제 틀린 아이는 괴로워서 밥을 안 먹습니다. 알았는데 실수로 틀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많은 문제를 틀린 아이는 아무 상관없이 밥을 먹습니다. 어차피 고민해 봐야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이 효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쩌면 진짜 효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부모의 자식에 대한 내리사랑 또한 변질 되어 가고 있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옛날에는 자녀들이 많다 보니 부모의 존재가 귀중했습니다. 특히 자연스럽게 아버지의 권위가 형성되었지요. 아이들이 떠들고 있으며 아버지 주무시는데, 어디서 떠들어? 나가서 놀아!”라고 말을 할 수 있었지요. 식사시간에도 남편의 권위를 아내가 살려 주었습니다. 아버지가 수저를 들기 전에 절대 음식에 손을 못 대게 한 것이지요.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출산율이 줄어들다 보니까 남편보다는 자식에게 마음을 쏟는 아내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결혼 시킨 후 며느리에게 아들을 뺏겼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들을 뺏긴 게 아니라 며느리에게 맡긴 것입니다.

저는 제 딸이 시집갈 때 많이 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딸이 사윗감을 처음 집에 안사시키려 왔는데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 지금까지는 내가 맡아서 키웠지만 앞으로는 자네가 내 딸 잘 맡아서 돌봐 주게라고 부탁하였습니다. 아버지 입장에서 사위가 오히려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사위가 딸을 빼앗아 갔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합니다. 지금부터라도 며느리와 사위에 대한 개념 설정을 다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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