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생동감 넘치는 답사 기행

저자 정은혜·오지은·황가영 | 출판사 (주)푸른길

 

[시사매거진=이미선 기자] <답사 소확행>은 지리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답사와 여행을 담은 책으로, 단조로운 일상을 충만한 여행의 순간으로 물들이는 ‘답사’라는 ‘소확행’을 보여 준다.

각종 여행기가 범람하는 속에서 과연 지리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여행과 답사는 어떠할까? 지표 위의 모든 것을 배운다는 지리학의 관점에서 여행지는 단순히 공간의 물리적 변화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장소를 보는 방식의 변화, 즉 장소와 인간의 관계를 묻고 그것이 어떻게 변해 왔는지를 살핀다. 그저 로마에 가 봤다고 로마를 안다고 할 수 없는 것처럼, 사람들이 찾는 여행지에는 그 지역만의 특별한 경관이 있고 그 속에 숨겨진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이 책에서는 이렇듯 지리학이라는 색다른 시선으로 각 여행지가 품은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찾아낸다. 신비한 얼음골의 비밀을 간직한 경남 밀양부터 자유와 불평등이 혼재하는 도시 터키 이스탄불까지, ‘지리학’이라는 공통분모 아래 펼쳐지는 답사 이야기는 보는 이의 오감을 절로 자극한다.

설화, 예술작품, 도시·문화·관광, 자연환경이라는 네 가지 테마를 가지고 국내외를 넘나들며 답사한 내용들은 지리학 교수와 그의 제자들이 함께 쓴 글로 담겨졌다. 스승과 제자라는 세대를 아울러 쓰인 글 곳곳에서는 세상을 바라보는 이들의 넓고 깊은 이해가 그대로 묻어난다. 

여기에 오랜 시간 지리학을 연구한 명예교수의 감수까지 더해져 이 책은 단순히 흥미를 넘어선 내용의 깊이까지 갖췄다. 그동안 여행을 하며 여행지에 대한 지적 목마름을 느껴 본 독자라면 필시 이 책을 통해 그 열망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책을 통해 만나게 될 다채로운 매력의 여행지들은 우리의 일상에 작지만 커다란 행복감을 선사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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