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섭 칼럼] 졸혼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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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섭 칼럼] 졸혼에 대하여
  • 편집국
  • 승인 2019.11.0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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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김다법 변호사
법무법인 民友 김다법 변호사

혼인한 부부의 결혼생활이 파탄에 이른 경우에는 이혼이라는 법적인 제도에 의하여 혼인생활을 정리하게 됩니다.

요즈음은 결혼하고 얼마 되지 않아 성격차이로 이혼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목격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젊은 부부의 이혼하는 경우 이외에 고령화사회의 도래와 함께 황혼이혼, 공항이혼이라는 신조어가 우리 사회에도 이제는 낯설지 않은 단어가 되었고, 최근에는 작가 이외수 씨, 탤런트 백일섭 씨 등 유명인사가 졸혼했다는 기사를 매스컴에서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과거 유교사회의 전통이 강하게 지배하던 시대에 일부종사(一夫從事)를 금과옥조처럼 떠받들거나, ‘일단 시집을 간 이상 그 집 귀신이 되어야지’라며 부부갈등 끝에 친정으로 돌아온 딸을 엄히 꾸짖어 돌려보내던 효부열녀의 얘기는 이제 찾아볼 수 없는 먼 과거의 얘기가 된 듯합니다.

결혼생활의 불만을 참고 살아오던 과거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하여, 수십 년 살아온 결혼생활을 정리하는 점에서 황혼이혼이나 졸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요사이 부쩍 높아진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혼 중에서도 황혼 이혼이란 수십 년을 결혼생활 해 오던 부부가 노년에 이르러 이혼하는 것을 말하며, 공항 이혼이란 자녀의 결혼식 날 부모가 공항에 나가 자녀가 신혼여행을 가는 것을 배웅하고 곧바로 이혼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면 졸혼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요? 이혼과 졸혼은 어떻게 다를까요?

먼저 이혼은 법적인 제도임에 반하여, 졸혼은 법적인 제도나 개념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졸혼이란 당사자의 합의에 의하여 법적으로는 부부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사실상 이혼한 것과 같은 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즉, 상대를 간섭하거나 구속하지 않고 각자 생활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굳이 졸혼이라고 명시하지 않더라도 남편은 농촌에, 아내는 도시에 따로 거주하면서 평소 각자 생활을 하다 집안에 대소사가 있을 때만 보는 부부도 있고, 손자 양육을 핑계로 아내가 자식 집에서 남편과 떨어져 거주하는 부부도 어느 면에서는 졸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결혼한 부부에게는 동거의 의무 및 정조의 의무가 있습니다. 이혼은 말할 것도 없고 졸혼 역시 이러한 의무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가족의 식사, 세탁, 청소 등의 일상적인 가사로부터 벗어나려는 아내와 가족의 생활비 등 가정경제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남편의 욕구가 어우러져 졸혼이라는 합의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원칙적으로 먹고사는 문제는 각자 알아서 해결하며, 서로의 생활에 간섭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법률적 관점으로 얘기하자면, 이혼과 달리 졸혼은 혼인관계를 법적으로는 정리하지 않고 각자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것일 뿐, 여전히 법적으로는 부부로서 그에 따르는 법적인 문제가 남게 됩니다.

친권의 행사 및 재산의 분할이라든지 상속문제에 있어서는 여전히 부부로서 법적인 권리와 의무가 남아 있는 것입니다.

굳이 졸혼을 정의한다면, 법적으로는 부부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부부합의에 의하여 동거생활을 종료하고 간섭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사실상의 부부관계의 졸업이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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