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화가 전태연, 깊은 내면의 성찰을 통해 자유로움을 추구

(시사매거진259호=신혜영 기자)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무의식 속에 자유억압이 공존하며 끊임없이 충돌한다. 자유와 억압의 충돌 속에서 행복을 찾는 전태연 작가. 그녀가 표현해 낸 그림은 내부에서 외부를 향한, 외부에서 내부를 향한 충돌의 이미지를 도출하려는 것이 아니라 억압과 자유의 순환적 과정을 드러냄으로써 실존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그림은 솔직한 자아라 말하는 전태연. 그녀의 작품은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한 편의 인생 그 자체다.

자유와 억압의 충돌 속에서 ‘행복’을 찾는 전태연 작가. 그녀가 표현해 낸 그림은 내부에서 외부를 향한, 외부에서 내부를 향한 충돌의 이미지를 도출하려는 것이 아니라 억압과 자유의 순환적 과정을 드러냄으로써 실존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독자들에게 전태연에 대해 간략히 소개바랍니다

추상미술을 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어릴 적부터 그림에 대한 열망이 크신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연스레 그림과 친해질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유치원 시절 미술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예기치 못한 상을 받게 되자, 아버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학창시절 그림을 그리며 성장해왔습니다. 그렇게 그림을 그려 온 저는 대학에서도 회화전공을 하고 화가의 꿈을 키워 오다 지난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작가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010년도에 첫 전시를 했는데 그 때 추상 장르가 발전해 나가는 과정이었어요. 그래서 2015년도에 미술대학원에 입학을 했고 좀 더 심화과정을 배웠죠. 이후부터 좀 더 완성되게 추상작업이 이뤄졌어요. 미술심리치료도 공부했는데 추상으로 가는 것에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작가님의 작품을 보면서 느낀 건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무질서함 속에서 통일성이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작품을 통해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자유와 억압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혼돈 자체죠. 무의식과 의식이 교차하고 자유와 억압이 충돌하며 그 자체를 선과 색으로 대변하니 무질서해 보입니다. 그러나 실존을 위한 억제와 순환적 과정을 통해 공존하기 위한 리듬을 만들어 갑니다.

A piacere_Oil on canvas_116.7x91.0㎝_2018

 

작가들의 작품 속에는 그 작가의 사상, 인생관이 담겨있는 듯합니다. 어떤가요.

나 자신에 대한 탐구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나에 대한 성찰을 통해 내가 누군지 알기 시작하고 그것을 심도 있게 그려나고 있죠. 저는 ‘A piacere(자유롭게)’를 주제로 작업을 하고 있는데 아 피아체레는 악보에서 연주자의 마음대로또는 자유롭게’, ‘좋을 대로라는 뜻의 연주용 이탈리아 용어입니다. 나는 누구인지, 나의 자유로운 억압과 억제는 무엇인지 하는 질문을 시작하면서 내면의 정체성에 대한 탐구를 위해 출발했어요. 무의식 속에서 밖으로 표출하려는 자유와 의식화된 사회적 관습과 초자아라는 가면을 쓴 억압과의 관계가 충돌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본질에 대해 탐험해 나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건 모두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개인이, 사회가, 국가가 억압받고 상처받지 않은 소중한 각자의 삶을 깊은 내면의 성찰을 통해 자유로움을 추구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것이 제 인생관이죠.

A piacere_Oil on canvas_53.0x41.0㎝_2018

 

자아성찰을 통한 작품 활동을 하시는 만큼 자아를 찾아감으로써 작품의 표현도 달라질 것 같습니다

2018년도까지는 내 눈으로 바라본 대상. 오로지 나한테 국한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타인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그들의 내면의 모습을 그리기 시작하고 있어요. 저는 주로 작품에 대한 영감을 사람에게서 얻는데 그들에게 메시지를 던지고 고민하게 만듭니다. 처음엔 단순히 현실적인 이야기로 시작하다 자신들이 내면과 직면하면서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죠. 그런 심리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사람들의 마음의 치유도 돕고 식어가는 열정도 되살리기도 합니다. 사실 저의 모습을 그렸을 땐 굉장히 투명했어요, 내가 가장 솔직할 수 있어야 그릴 수 있는 거니까. 반면, 타인들은 자신에 대한 것을 다 얘기하지 못하잖아요. 그런 부분은 지켜줘야 하는 부분이니까 작품에서 표현할 때도 질감을 조금 두텁게 표현하고 있어요.

A piacere_Oil on canvas_80.0x80.0㎝_2018

 

내년 초대전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내년에는 헝가리를 시작으로 유럽 쪽으로 1~2년 활동할 계획입니다. 뉴욕은 올 여름 쯤 계획이 있었는데 건강상의 문제로 미뤄놓았는데 내년쯤 계획을 하고 있어요. 지금은 내년 초대전에 집중하기 위해서 국내 아트페어나 갤러리 초대전은 하지 않고 있어요. 잦은 전시를 한다는 것 자체가 내가 너무 급하게 끌려가는 거 같고 충실하지 못한 거 같아서요. 내년에 계획 중인 전시를 위해 서두르지 않고 있습니다.

 

작가님에게 그림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그림이란 그 무엇과도 타협되지 않는 솔직한 자아입니다. 그러므로 깊은 성찰과 수행으로 삶에 대한 가치와 인간답게 살다 죽을 수 있는 여유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계속 자유를 향해 갈 것이고, 사람이 가장 갈망할 수 있는 게 자유롭고 싶어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언제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계속 자유를 향해 갈 것입니다.
 

A piacere_Oil on canvas_80.0x80.0㎝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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