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경계 허물기》展 개최

유순덕 오선아_자유 두개의시선 (사진_강진군)

[시사매거진/광주전남=공성남 기자] 전남 강진군 청자촌에 위치한 한국민화뮤지엄에서 특별한 기획전이 열린다. 《제2장. 경계 허물기》展이 바로 그것이다. 오는 11월 1일(금)부터 2020년 2월 29일(토)까지 네 달간 한국민화뮤지엄 2층 생활민화관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유순덕, 오선아 현대민화 작가들의 작품으로 열린다. 

이번 기획전은 지난해 6월 12일부터 두 달간 한국민화뮤지엄 주관으로 카자흐스탄 국립대통령박물관에서 《한국의 현대민화(Korean Contemporary Minhwa Special Exhibition)》전을 개최하면서 기획되었다. 당시 해당 전시를 기획했던 한국민화뮤지엄 오슬기 부관장이 전시에 참여했던 작가 중 재현민화를 담당한 유순덕 작가와 민화공예를 선보인 오선아 작가에게 듀엣전을 제안했던 것이다. 

원래 두 작가는 분야가 상이하다. 유순덕 작가는 민화를 그리고, 오선아 작가는 칠보공예에 민화를 접목한 작업을 한다. 이 기획전에서는 분야가 다른 두 작가가 같이 전시를 열면서 회화와 공예라는 영역 뿐 아니라 각자의 작품 자체가 가지는 공간을 허무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리고 흔쾌히 이를 허락한 두 작가와 기획자가 그로부터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만나고, 소통하며 작품 구상부터 제작까지 손발을 맞춘 결과물이 바로 《제2장. 경계 허물기》전인 것이다. 1장으로 이미 카자흐스탄에서 각자의 영역을 선보였기에 이번 전시는 2장이 된다. 

전시의 핵심은 영역의 벽을 넘어 그 안에서 오는 차이점을 인정하고, ‘내 작품’이라는 집착에서의 해방이다. 대부분 작가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작품 자체의 영역, 즉 작품이 절대적으로 개인의 공간이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 전시에서는 각자의 영역을 벗어나 타인의 작품 공간에 본인의 작품을 던져 채우면서 일명 ‘던지기’ 작품인 <자유-두개의 시선>을 완성시켰다.  

전시 기획자인 오슬기 부관장은 전시 결과에 대해 “아이러니한 것은 구속을 피해 경계를 허물고 자유를 만끽하는 순간 눈치 채지 못 했던 구속감이 더 크게 현실로 다가온다는 사실이다. 각자 자기 영역의 작품을 하고, 마지막으로 하나의 작품에서 기껏 경계를 허물었더니 나머지 작품의 경계가 더 도드라져 보이는 것이다. 게다가 허물어진 영역의 혼합 작품에서 조차 각자의 영역을 나누고 있는 벽이 더욱 선명해진다. 구속에서 자유로워질수록 구속감을 더 커지고, 그럴수록 자유에 대한 간절함도 증가한다.”고 평했다. 

민화계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실험적인 기획전인 만큼 벌써부터 관심도 뜨겁다. 박물관으로 관련 문의 전화도 쏟아지고 있다. 민화계 새로운 형태의 기획전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민화뮤지엄의 명성에 걸맞은 전시로 큰 호응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한국민화뮤지엄은 매년 8회 이상의 새로운 기획전을 개최한다. 특히 오는 11월 2일(토)부터 9일(토)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관에서 열리는 《민화의 비상(飛上)》전은 올해부터 시작되는 시리즈 전시로 올해는 ‘민화와 초현실주의’를 다룬다. 한국민화뮤지엄 오슬기 부관장이 기획한 이 전시는 민화의 현대성과 방법론을 실험하는 최초의 전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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