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훈(고려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외래교수)

허영훈(고려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외래교수)

[시사매거진=강창호 기자] 지난 23일 서울시가 청년지원 확대를 발표하고 파격적인 지원금 정책을 쏟아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포퓰리즘이 아닌 리얼리즘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 청년지원금에 대해 기획 전문가로 잘 알려진 댄허코리아 대표이자 고려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허영훈 외래교수에게 물었다.

청년지원금, 무엇이 문제인가?

"접근방식부터 잘못됐다. 포퓰리즘의 문제가 아니라 방법론의 문제고 효율성의 문제다. 청년들이 자기 혁신과 성장을 스스로 도모하도록 돕는 것이 정책이고 교육이어야 하는데 지원금은 물고기를 낚기 위한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가져다주는 것을 넘어서 직접 구워다 주는 격이다. 청년들의 성장과 취업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책결정 과정에서 간과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심리학에서 말하는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자기 효능감’이란 '특정한 상황에서 자신이 적절한 행동을 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신념 또는 기대감'을 의미하는데, 금전적 지원은 오히려 이러한 신념이나 기대함을 직접적으로 해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더불어 경찰학에서 말하는 '성장효과이론(maturation effect theory)'에도 맞지 않는다.

성장효과이론이란 '사회적 변화와 그 역할의 결과로 청소년이 성장함으로써 가정과 직업에 대한 책임감과 이에 따른 욕구로 인해 범행 동기가 줄어들게 된다는 이론'인데, 이러한 청년지원금의 확대는 자기 성장을 위한 근본적 기준을 흔들어놓아서 오히려 가정과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저하시킬 가능성이 있다"

그럼, 청년지원금은 전혀 효과가 없다는 의미인가?

"자기 성장을 스스로 고민하고 있는 청년들에게는 아주 좋은 촉진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문제는 이러한 청년들이 극소수라는 것이고, 지원대상의 기준으로 이러한 청년들을 선별하는 작업 역시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청년들을 믿는다"라고 언급했지만, 지원대상으로 확정된 청년들이 모두 믿을만한가는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다. 이러한 신뢰성의 문제는 청년지원정책은 물론 문화예술을 포함하는 국가지원정책 전반에 걸친 문제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자기 성장을 강조하는데, 그럼 청년지원금 말고 대안이 있는가?

"자기 성장과 혁신을 학생과 청년 스스로 기획할 수 있도록 교육부가 먼저 나서야 한다. 교육이 뿌리여야 하는데 뿌리는 방치하고 나무와 줄기만 성장하도록 물과 농약만 부어대서는 안 된다. 뿌리가 튼튼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기획력'을 갖추게 해야 하며,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인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 박사가 말한 '혁신과 마케팅'을 자기 성장 관점에서 스스로, 그리고 성장하면서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공부하도록 각급 교육기관이 구체적인 커리큘럼을 제공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기획하는 가정'이 될 수 있도록 학부모의 노력도 절실하다. 청년들이 그러한 기획력을 충분히 갖추었을 때 투입하는 청년지원금이야말로 아주 좋은 영양제이자 성진촉진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시기상조다"

청년지원금 확대가 청년들의 성장에 어떤 기여를 하게 될지는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할 문제지만, 지원정책에 앞서 보다 근본적인 교육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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