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개월 동안 2,413만원 써 배정금액(1,700만원) 훨씬 웃돌아

이태규 바른미래당 국회의원(사진_시사매거진 DB)

[시사매거진=박희윤 기자]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매년 ‘연구회 및 연구기관 예산편성세부지침’에 따라 경상운영비 성격의 업무추진비(기관운영 및 업무추진에 특별히 소요되는 경비)를 편성·배정하고 있다. 그런데 한인섭 형사정책연구원장이 실제 배정된 예산보다 더 많은 업무추진비를 써온 것으로 드러났다.

사용내역을 살펴보니 자문회의나 업무보고, 인권강화 방안 등의 명목으로 한정식집, 스페니쉬·이탈리안 레스토랑, 북경오리집, 이자카야(일본식 주점) 등에서 식사 및 음주 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바른미래당 이태규의원이 형사정책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 원장이 취임한 작년 6월부터 올해 9월까지 1년3개월 동안 업무추진비로 178차례에 걸쳐 총3,829만원을 사용했다. 이는 2년간 형사정책연구원에 배정된 총3,400만원(2018년, 2019년 각각 1,700만원 배정)의 업무추진비를 뛰어넘는 액수다.

특히, 한 원장은 작년 6월 취임한 후 불과 6개월 만에 업무추진비로 약 2,413만원을 쓰면서 연간 1,700만원이 배정된 업무추진비를 700만원이상 초과해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한 원장은 지난 1년3개월간 사용한 178건 중 절반이 넘는 약 100건 정도를 식당이나 주점에서 사용했고, 해당 비용은 1,458만원이나 된다.

경인사는 이에 대해 “경상운영비 내 비목조정은 기관자체적으로도 가능해서 비목조정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 원장은 ‘영문저널 발간 방안 논의’, ‘선택적 근로시간제 도입에 따른 제반 검토사항 논의’ 등 명목으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5차례에 걸쳐 123만원을 지출했다. 또한, ‘자문회의’등의 이유로 북경오리 전문점에서 3회 47만원, 일본식 주점에서 ‘현안업무 논의’를 하겠다며 3회 39만원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인권강화 방안’을 논의한다며 한정식집에서 5회에 걸쳐 73만원을 썼고, 스페니쉬 레스토랑에서 ‘현안업무 보고 및 추진방향 논의’를 이유로 2차례에 걸쳐 32만원을 썼다.

‘연구회 및 연구기관 예산편성세부지침’에서는 경상운영비에 있어, 전년도 예산액의 증감 없이 실소요액을 편성하되, 불요불급한 경비는 최대한 절감하여 편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아울러 업무추진비 편성도 연구기관의 자율과 책임 아래 본래의 목적과 취지에 맞게 사용하며, 최소 수준으로 편성할 것을 지침하고 있음에도, 불과 1년3개월 만에 4천만원에 가까운 업무추진비를 식사와 음주비용으로 사용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게 예산 집행을 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한편, 한 원장은 다른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하 연구기관장에 비해 적은 업무추진비 예산을 배정받았음에도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년간 정보통신연구원과 해양수산개발원은 경인사에 속한 국책연구기관 중 가장 높은 업무추진비 예산인 7,000만 원을 각각 배정받았다.

양창호 전 해양수산개발원장은 2년간 한 원장과 비슷한 3,896만 원을 썼고, 김대희 정보통신연구원장은 한 원장보다 적은 2,503만 원을 사용했다.

이 의원은 “예산편성 지침에서 업무추진비를 본래의 취지에 맞게 사용하고 최소 수준으로 편성할 것을 요구함에도, 한 원장이 실제 배정된 예산을 훨씬 웃도는 돈을 사용한 점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국무조정실은 기관장을 엄중 경고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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