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위에 놓인 방송통신정책, 순탄히 시행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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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 위에 놓인 방송통신정책, 순탄히 시행될까
  • 신혜영 기자
  • 승인 2008.08.0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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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정책을 처음부터 새롭게 재검토, 새정부의 ‘언론 장악’ 논란 피하기 어려워

   
▲ 지난 7월 3일은 방송통신위원회(최시중 위원장)가 출범 100일을 맞은 날이었다. 출범 100일 동안 방통위는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IPTV) 시행령과 디지털방송전환촉진법 시행령 제정, 저소득층 이동통신비 절감대책, 외국인을 위한 영어FM 제도 도입 등을 이끌어냈다.

하반기, 각종 규제 시장친화적으로 개혁
최시중 위원장 취임 이후 방통위가 작성한 첫 번째 로드맵인 ‘세계일류 방송통신 실천계획’은 규제완화와 경쟁 활성화로 요약되는 가운데 ▲디지털융합 ▲규제개혁 ▲방송통신 이용환경 개선 등 크게 세 가지 분야를 설정해 입법계획 등 세부 추진일정을 제시했다.
그러나 지난 7월 2일 최시중 위원장은 취임 100일을 앞두고 기자간담회에서 “요금인가제를 시장의 경쟁상황을 고려해 시장경쟁을 촉진하고 국민의 가계통신비가 경감되는 방향으로 개선하고, 주파수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9월 중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이라며 통신정책을 처음부터 새롭게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중장기 통신정책 방향도 정립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방통위는 하반기 주요 규제개선 과제로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IPTV) 서비스 실시 ▲위성방송 및 지상파DMB에 대한 소유규제 완화 추진 ▲방송광고 규제 완화 및 미디어렙(방송광고를 광고주 대신 판매하는 방송광고 판매대행사) 경쟁체제 도입 추진 ▲통신시장 진입 및 요금규제 제도 개선 ▲새로운 중장기 통신정책방향 마련 등을 꼽았다.
이에 최시중 위원장은 “방송광고 규제완화 및 미디어렙 경쟁체제 도입을 추진하겠다”며 “가상광고를 도입하고 군소 방송 등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 한국방송광고공사 독점체제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시중 위원장은 또 “권력으로부터 언론이 위협받는 현상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 국민 누구나 골고루 누릴 수 있는 ‘인터넷 복지’를 강화하겠다는 소신을 밝히며 “상반기는 조직을 정비하고 업무에 적응하는 시간이었다면 하반기에는 공격적으로 업무에 들어가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것을 보여주는 기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위성방송 등 지분제한 완화, 대기업 제한도 풀려
방통위는 이르면 오는 9월 중으로 IPTV 서비스를 실시한다. 방통위는 이미 대기업 진입기준을 완화하기 위해 종합편성·보도전문 콘텐츠사업의 겸영이 금지되는 기준을 현행 방송법보다 완화해 자산총액 3조 원 이상을 10조 원 이상으로 상향시켰다.
방통위는 “IPTV 종합편성·보도전문 콘텐츠사업의 겸영 또는 주식이나 지분의 소유가 금지되는 대기업의 기준에 대해서는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에서부터 50조 원 이상까지 다수의 대안에 대한 논의 끝에 당초안 대로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결정하였다”라고 밝혔다.
방통융합 산업의 가장 핵심이 되는 IPTV를 위한 법적·제도적 정비는 지난 6월 27일 IPTV법 시행령안 확정에 이어 고시안 제정에 착수한 상태다. 또한 사전적인 회계분리, 전기통신설비 및 콘텐츠 동등제공, 사후적인 경쟁상황평가, 시장점유율 제한 등을 통해 공정경쟁 보장장치를 뒀다고 방통위는 밝혔다. 방통위는 늦어도 오는 10월 중 종합계획을 마련해 IPTV도입이 주문형비디오, TV홈쇼핑, 공교육 등 관련 산업 육성의 계기가 되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KT 등 IPTV 사업자들이 실시간 방송을 포함한 본격적인 IPTV서비스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성진 서울산업대 매체공학과 교수는 “법 내용을 떠나 이해관계가 첨예한 IPTV 도입을 해냈고, 케이블TV 규제완화 정책 추진, 지상파 중간광고 등 현안 추진력을 높이 살 수 있다”며 “위원들이 현안파악을 끝냈고, 실국별 로드맵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계에서는 “대기업의 진출로 인해 조·중·동 등 족벌 언론의 방송진출 등 일부 자본력 있는 매체에 의한 ‘여론 장악’이 우려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으나 반영되지 않은 채 의결된데 대해 “이 같은 방통위의 입장이 이명박 정부의 신문방송 겸영의 전초전으로 방송법 시행령, 신문법 시행령 개정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토로했다.
또한 방통위는 위성방송 및 지상파DMB에 대한 소유규제 완화를 추진, 방송분야에선 대폭적인 완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방통위는 그동안 방송정책은 공익적 측면만 강조되고 경제적·산업적 효율성에 대한 고려는 미흡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종합유선방송에 적용되는 매출액과 방송권역 제한은 전면 폐지되거나 규제수위가 크게 낮아진다.
우선 위성방송에 대한 외국인 지분제한을 현행 33%에서 경쟁매체인 케이블TV 49%와 같이 완화해 형평성을 높이고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 지상파DMB에 대해서는 1인 소유지분 30%를 완화해 신규자본 유입을 촉진하기로 했다. 사실 일각에서는 위성DMB에 대해서도 사업자가 규제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규제를 완화하고, 정부가 일관된 정책으로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었다.
공영방송의 역할 재정립을 위한 개선방안도 마련된다. 방통위는 공영방송에 대한 경영개선 필요성과 소유·운영방식에 따른 공·민영간 구분도 불분명하다고 문제점을 지적하고 “공영바송의 위상 재정립 등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방통위가 작성한 첫 번째 로드맵인 ‘세계일류 방송통신 실천계획’은 규제완화와 경쟁 활성화로 요약되는 가운데 ▲디지털융합 ▲규제개혁 ▲방송통신 이용환경 개선 등 크게 세 가지 분야를 설정해 입법계획 등 세부 추진일정을 제시했으나 방통위는 통신정책을 처음부터 새롭게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디어렙 경쟁체제 도입 추진, 주파수 로드맵도 마련
특히 방통위는 방송광고 규제완화 및 미디어렙 경쟁체제 도입을 추진,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의 독점체제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방송광고산업을 활성화 하며 시장의 자율성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미디어렙 출범과 관련해 최시중 위원장은 “현행 방송광고공사(KOBACO) 체제가 마련된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며 “어떤 제도도 20년 넘게 굴러가면 수정, 보완되는 게 일반적이다. 큰 방송사보다도 작은 방송사 혹은 특수방송사들이 피해를 보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번 제도 개선은 이해 당사자 중 어느 한 편을 손들어 주고, 어느 한편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이해당사자는 물론 앞으로 다양한 채널로 접근하게 될 언론사들의 이해까지도 포괄적으로 고려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방통위는 우선, 방송광고산업에 대한 경쟁체제 도입의 시장효과분석 및 신문 등 매체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고, 이해관계자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정책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국언론노동조합을 비롯해 지역방송협의회 등은 “민영미디어렙 도입을 결사반대한다”고 규탄했다. 프로그램의 상업화, 저질화, 공영성의 포기, 나아가 정치권력과 광고주라는 자본권력에의 복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한 통신·방송 시장의 큰 파고를 가져올 주파수 로드맵도 새로 마련된다. 사실 그동안 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후발사업자들은 망 구축비용 절감이 가능한 800㎒ 대의 주파수를 SK텔레콤이 독점하고 있어 사업자 간 공정경쟁이 어렵다고 주장해왔었다. 이에 방통위는 오는 9월 공청회를 열고 올 연말까지 1㎓ 대역 이하의 800㎒ 대역의 우량주파수에 대한 재배치 방안을 확정짓겠다는 방침이다. 방통위는 이동통신사업자 간 공정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1㎓ 대역 이하 우량주파수에 대한 재배치 방안을 올 연말까지 마련하게 된다. 방통위는 빠르면 9~10월경 새로운 주파수 로드맵을 제시할 예정이다.

2012년 아날로그 방송 종식, 디지털 TV 전환
이제 디지털 TV시대도 머지않아 보인다. 방통위는 9월 중으로 ‘디지털TV 채널재배치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연말까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국제 분배한 4세대(G) 이동통신 주파수 확보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가상이동통신망운영사업자(MVNO)를 진입시키기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재판매법)에 종전보다 경쟁촉진요소를 훨씬 강화시키고, 주파수의 효율적 분배와 관리를 위한 로드맵도 완성될 예정이다.
신용섭 국장은 “MVNO는 시간이 있어 17대 국회의 문제제기를 검토해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감사원은 과금단위 변경뿐 아니라 화상통화료 등 여러 문제를 제기한 만큼, 사업자들의 결합상품 출시나 망내할인, 저소득층 요금감면 등 최근의 요금인하를 감안하고 해외사례 등을 참조해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차양신 방통위 전파기획관은 “2012년까지 디지털TV 전환이 이뤄져 아날로그 방송이 종식된다”며 “이를 대비해 연내에 디지털TV 채널에 대한 재배치 방안을 완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 도입을 통해 유선통신 시장에도 경쟁을 촉진시킬 계획이다. 방통위는 번호이동제를 도입할 경우 현재 90%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KT의 유선시장 독과점 현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전화 업계 관계자는 “정말 시장친화적인 요금인하 방안은 재판매(MVNO) 도입과 인터넷전화 육성인데, 자꾸 다른 길로 돌아가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 밖에 방통위는 올해 안에 통신사업자가 한번만 허가를 받으면 다양한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가단위를 하나로 통합하고 허가심사기준도 종전 7개에서 4개로 간소화하기로 했다. 또한 자율적 요금경쟁이 일어날 수 있도록 KT와 SK텔레콤 등 지배적사업자에 대한 요금인가제를 올해 조건부 폐지하고 오는 2011년까지는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휴대전화 가입비와 기본료 등 요금체계와 과금단위를 개선해 휴대전화 요금을 낮추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방통위는 앞으로 오는 9월까지 ‘통합법 추진 기본계획’을 마련하기로 했으며, 우선 ‘방송통신기본법’과 ‘방송통신사업법’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이를 위해 법제개혁 특별위원회 산하 ‘통합법 추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
한편, 이용자 보호 및 소외계층에 대한 다양한 정책도 제시됐다. 방통위는 개인정보 유용행위 조사 및 제재·시정을 추진하며, 동시에 개인정보를 포함한 인터넷 정보보호 종합대책을 수립키로 했다. 또한 인터넷 건전 이용 캠페인을 전개하고 초·중·고의 인터넷 윤리교육을 실시하는 등 불법유해정보에 대한 대응을 강화한다. 아울러 가계통신비 부담을 환화하기 위해 결합상품 할인폭을 확대하고, 저소득층에 대한 이동 통신 요금 감면 대상과 폭도 확대키로 하는 한편, 장애인과 외국인을 위한 방송수신기 보급과 대상 방송제작을 지속적으로 지원한다.

   
▲ 지난 5월 방통위가 작성한 보고서 ‘경제, 사회의 효율성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세계일류 방송통신 실천계획’에 따르면 방통위는 대기업의 방송소유 진입 장벽을 낮추고, KBS 2TV와 MBC 민영화 추진, 민영 미디어렙 도입 등 친시장적인 정책 추진을 예고했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과 ‘여론 통제’ 논란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반적으로 지나치게 산업화 논리에 편향돼 방송의 공공성과 다양성 훼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방통위의 정책 로드맵을 두고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과 여론 통제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
문효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은 “공영방송 해체 의도와 지나친 규제완화, 과도한 시장친화적 정책 방향으로 인해 여론의 다양성과 공익성·다양성이 훼손될 요인이 다분하다”고 우려했다. 어어 “독립성을 지켜야할 방통위가 대통령 직속으로 되어 있고 행정편의적인 차원의 업무보고를 하는 자체에 문제가 있다”며 “방통위의 로드맵은 산업 활성화의 전제가 되어야 할 언론정책 공공성에 대한 고민이 전무하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언론재단이 지난 6월 24일 배포한 미디어동향연구서 ‘미디어 인사이트’에서 김영주 선임연구위원은 “소유규제와 진입규제 완화 등 규제완화의 결과 새롭게 방송산업에 진출 가능하게 된 집단은 그동안 여론의 집중, 미디어 독과점의 예방차원에서 진입의 제한을 받아 온 대기업이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방통위의 많은 정책들이 지나치게 자본 친화적인 방향으로 가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를 하게 된다”고 밝혔다. 덧붙여 “무차별적인 공영방송의 민영화는 오히려 방송의 공익성과 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도 드러냈다.
실제로 지난 5월 방통위가 작성한 보고서 ‘경제, 사회의 효율성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세계일류 방송통신 실천계획’에 따르면 방통위는 대기업의 방송소유 진입 장벽을 낮추고, KBS 2TV와 MBC 민영화 추진, 민영 미디어렙 도입 등 친시장적인 정책 추진을 예고했다. 또 지상파방송의 중간광고 확대 및 가상광고, 양방향광고 등을 도입하는 등 대대적인 규제완화를 제시했다. 그러나 방통위의 계획이 규제 완화를 통한 친시장적인 정책들이어서 지상파 방송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는 물론이고 공공미디어 질서마저 해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방통위는 뒤늦게 실무 검토차원에서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방통위의 밀실 행정 역시 문제점으로 꼽힌다. 최 위원장은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규정한 회의 공개 원칙에 역행해 ‘주요 안건’에 대해 비공개로 처리해 시민단체와 국회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최성진 서울산업대 매체공학과 교수는 “방송에서는 지상파, 통신에서는 지배적 기간통신사업자로 요약되는 기존 기득권 세력을 정리하지 못하면 로드맵을 만들더라도 정상적으로 추진하기 힘들다”며 “사업자들의 이득을 만들어주는 형태로 전락한다면 소비자 중심의 정책은 물 건너가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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