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교통과 지상 교통을 통해 국제 물류 서비스 제공
전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경영이 활성화되고 시간 경영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면서, 신속하게 제품을 배달할 수 있는 물류 능력이 기업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활성화는 글로벌화를 더욱 진전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며, 고객이 인터넷을 통해 직접 상품을 주문하고 기업은 주문에 따라 고객에게 직접 상품을 배달해 주는 형태의 경영 활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향후 특송 산업의 중요성은 기업 생존의 구심점이 될 것이다.


페덱스 익스프레스(FedEx Express)가 전세계 215개국으로 화물을 실어나르는 ‘슈퍼 허브’인 테네시주 멤피스공항은 낮보다 밤이 더 분주하다. 하루에 해리포터 35만질을 미국인의 안방으로 배달하는 저력. 고객들이 잠자는 사이 휘파람 불며 밤을 새우는 페덱스 사람들의 희망과 열정의 비결은 무엇인가.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않는 기업’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는 페덱스는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초우량기업으로 국제 물류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항공특송 분야에서 세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페덱스(FedEx)의 임원들은 자신들이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않는 기업’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밝히는 데 주저함이 없다. 단,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않기 때문에 서비스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물류와 운송을 위한 최첨단 IT기술 접목
페덱스가 물류와 운송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기업인만큼 신기술 개발 같은 IT 분야에 상대적으로 소홀할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요즘 페덱스는 고객들이 화물 운송을 의뢰하기 위해 탁송의뢰서를 기입할 때 사용할 특수 펜을 도입해 실험중이다. 덴마크의 로지테크사가 개발한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페덱스가 자체 개발한 이 특수 펜은, 고객들이 탁송의뢰서를 기입할 때마다 펜에 달린 초소형 카메라가 그 필적을 읽어 곧바로 컴퓨터 화면에 보여주는, 일종의 ‘카메라 펜’이다. 인터넷을 이용해 탁송의뢰 정보를 입력하기 어려운 고객들을 위한 배려다. 페덱스 기술연구소의 스티브 스트라이트매터 정보통신실장은 “전체 고객의 70% 정도는 온라인을 통해 운송을 의뢰하지만 직접 펜으로 운송의뢰서를 작성하는 나머지 30% 고객에게는 어떤 편의를 제공할 것인지 고민하던 끝에 이 특수 펜을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초우량기업의 범주에 드는 모든 글로벌 기업들이 온라인을 통한 경비 절감과 효율성 제고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사이 페덱스는 인터넷의 혜택에서 소외된 나머지 30%의 고객을 위한 투자와 편의 제고에 과감히 눈을 돌린 것이다. 그러나 신기술 개발은 매출이나 수익 면에서 안정적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9·11 테러 이후 전세계적으로 교역량이 줄어들고 미국이 세계 시장에 대해 점점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화물운송도 줄어들었다. 결국 페덱스 같은 항공 운송회사의 매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높아졌다. 하지만 페덱스는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한 매출 신장세가 이어졌고, 최근에 집계된 경영 실적을 보면 지난해 9~11월 매출이 59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의 성장을 기록했다. 한편 2008년부터는 현존하는 상업용 화물기 중 최고 규모와 성능을 자랑하는 보잉사의 B747-400보다도 규모가 큰 A380-800F 10대를 새롭게 들여올 공격적 계획을 갖고 있다. 페덱스의 공격적인 경영으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에 걸쳐 신규 도입하는 A380 기종은 대당 150t의 화물을 약 9,600km까지 운송할 수 있는 장거리 운송의 최강자로 꼽힌다.
에릭 잭슨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은 “국제 화물운송에서 매출이 줄어들었다면 미국내 지상 서비스나 화물운송 부문의 매출 증대로 보완이 가능한 포트폴리오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9.11 이후의 타격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한다.
흔히 ‘페덱스(FedEx)’라고 하면 항공 특송업체인 ‘페덱스 익스프레스(FedEx Express)’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페덱스는 이외에도 4개의 계열사를 갖고 있어 ‘항공화물 및 수출입 전문업체’라고 표현하는 것이 훨씬 정확하다. 즉 페덱스 익스프레스 이외에도 소형화물 택배서비스를 담당하는 택배그라운드(FedEx Ground), 한 트럭 분량 이내의 화물만을 취급하는 페덱스 화물운송(FedEx Freight), 귀금속류와 같은 특수화물만을 취급하는 페덱스 커스텀 크리티컬(FedEx Custom Critical), 무역 상담과 솔루션을 담당하는 페덱스 트레이드 네트웍스(FedEx Trade Networks) 등의 자회사가 모여 거대기업 페덱스를 구성하고 있다.

서비스나 수익보다 사람을 우선하는 기업문화
이처럼 적절히 분화된 사업 분야가 페덱스의 성장을 이끌어가는 ‘날개’라면, 직원들을 최고로 존중하는 페덱스의 인사정책은 페덱스 성장에 추진력을 더해주는 강력한 ‘엔진’과도 같다. 누구든 페덱스의 직원들을 만나 대화를 나눠본다면 ‘사람이 곧 회사의 경쟁력’이라는 이 회사의 인사방침을 알게 될 것이다.
페덱스의 인사정책을 보면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PSP 정책’이다. ‘PSP’란 ‘사람-서비스-수익(People-Service-Profit)’의 약자. 즉 회사 경영의 모든 분야에서 사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그 다음으로 서비스와 수익을 추구한다는 페덱스의 정신을 잘 보여주는 말이다.
예를 들어 페덱스의 본거지 멤피스공항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상당수가 주당 20~30시간 일하는 임시직이다. 이들 임시직 근로자 중엔 대학생이 많다. 페덱스는 이들에게도 학비 보조나 건강보험 등의 각종 혜택을 준다. 또한 지난해에는 미국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조기퇴직 프로그램을 실시해 호평을 얻기도 했다. 미국내 보통의 기업들은 통상 2주정도의 시한을 두고 퇴사를 요구하는데 비해 페덱스는 정리해고 대신 조기퇴직 프로그램을 통해 근로자의 희망을 반영하는데 힘쓰고 있다. 이런 것들에서 가족 중심의 가치관을 갖고 있는 미국인의 사고와, 직원들을 가족처럼 대하는 페덱스의 경영 방침을 엿볼 수 있다.
초우량기업이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사회공헌활동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페덱스의 ‘사람존중’ 경영은 몇 년 전 중국에서 판다곰 두 마리를 페덱스 특별기로 수송해 세계적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또 지진이나 홍수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구호물자 수송에 페덱스 항공기를 지체 없이 투입하기도 했다.

C학점 천재가 만든 경영신화
페덱스의 프레드 스미스 사장은 1965년 예일대학교에서 경제학 과목을 수강하던 시절 자전거 바퀴에서 착안하여 새로운 화물수송 시스템에 관한 학기말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이 보고서의 내용은 미국 내 인구분포의 중심지역에 화물집결지(허브)를 만들고, 모든 화물들을 일단 여기에 모은 다음 재분류하여 자전거 바퀴살(스포크) 모양으로 미국 전역에 배송하자는 것이었다. 미국 북동부에 있는 볼티모어에서 그리 멀지 않은 수도 워싱턴으로 물품을 보낼 경우에도 중부에 있는 허브를 경유해야 한다는 것이 넌센스라고 생각한 그의 지도교수는 C학점을 주었다. 그러나 프레드 스미스 사장은 이 비즈니스 모델로 매출 250억 달러라는 놀라운 성과를 올리며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임을 입증하였다.
페덱스는 종업원에게 극진한 대우를한다. 종업원의 성과를 정기적으로 평가하지 않고 연중 어느 때든 실적을 올리면 적절하게 보상한다. 그 결과 종업원들은 의욕에 넘쳐 높은 성과를 거두고, 이 성과는 보상을 낳고, 보상은 만족감을 낳고, 만족감은 다시 의욕을 높였다. 만약 페덱스가 종업원 만족에만 관심을 집중했다면 현재와 같이 익일배달서비스의 대명사로 발돋움하지 못했을 것이다. 페덱스는 100퍼센트 고객만족을 추구했다. 이를 위해 페덱스는 지속적으로 첨단기술을 활용하여 좋은 평판을 유지하고 있다. 밀리미터파 레이더기술을 도입하여 조종사들은 안개 속에서도 비행을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배달지연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에 맞는 전략으로 직원들의 업무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중동지역에서는 기도실을 설치하여 무슬림 신자들이 종교적 의무를 다하도록 배려한다. 페덱스는 본국의 문화적 관행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없음을 인식하고, 해외 지점이 설치된 국가의 문화를 고려하여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고, 고객의 욕구를 경청하고 예상함으로써 페덱스는 수백억 달러의 기업으로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성공의 청사진을 제시하여 신생기업들을 자극하고 격려하고 있다.

미국 기업 역사상 길이 남을 기업, 페덱스
말콤볼드리지 국가품질상을 받은 최초의 서비스기업으로 널리 알려진 ‘페덱스’라는 기업 명칭은 오늘날 물건을 밤 사이에 택배로 보낸다는 뜻으로도 통용되고 있다. 그래서 “페덱스한다(fedexed)”라는 말이 자연스럽다. 창업한 지 10년이 채 못 되어 10억 달러의 매출을 돌파하고, 그 후 13년 만에 매출규모 100억 달러의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 기업의 기업철학은 단순하다. 그것은 ‘사람(People)-서비스(Service)-이윤(Profit)’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 P-S-P의 세 가지의 순서에는 다음과 같은 매우 중요한 뜻이 내포되어 있다. “우리가 사람(종업원)들을 지성(至誠)으로 보살펴 주면 그들은 고객이 원하는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해 줄 것이다. 그러면 고객들은 회사의 미래를 확실하게 다지는데 필요한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 페덱스 관계자는 “뛰어난 리더십을 가진 사람들만이 다시 내부의 유능한 인재들을 찾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인재 관리 시스템을 통해 연간 10%가량의 성장을 거듭하며 세계적인 운송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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