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통신장비 부문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끊임없는 독자 기술 개발, 숙련된 경험을 통해 세계시장에 우뚝 서다
‘자력갱생(自力更生)’이란 말이 있다. 누구나 다들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는 혹은 기업이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영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자력갱생하는 사람이나 기업을 찾기가 드문 이유는, 그만큼 스스로 무엇인가를 이뤄낸다는 것이 힘든 과정이기 때문이다. 자신감이 없으면 지금까지 빌려온 길을 걷지 않는 것은 어렵다. 이런 자신감은 근거 없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력과 숙련된 경험을 바탕으로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는 삼영이엔씨(주)는 올해를 회사가 배 이상 성장하는 도약기로 만들고자 한다. 삼영이엔씨는 황원 대표가 회사를 설립한 동기 역시, 독자적인 해상전자통신장비를 만들고자 했었던 점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 도약을 이룰 원동력도 독창적인 기술력에서 찾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으로 뻗어나가다
황원 대표는 선박 통신장으로 근무하면서 선박의 통신장비가 모두 일본제품이라는 사실에 문제의식을 갖고 회사 설립을 계획했다. 초창기에는 일본이 기술공유를 극도로 꺼려 기술제휴에 난항을 겪었지만 장기적으로는 미래를 내다본 선택이었다. 현재 삼영이엔씨는 선박통신장비 부문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시장점유율 70%에 달하는 독보적인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내에서 선박전자통신 분야의 선도적인 기업으로 입지를 굳힌 삼영이엔씨는 일본과 유럽의 유명제조사와 경쟁할 수 있도록 세계 유수의 인증규격을 90여 건 이상 획득하여 제품의 우수함을 검증받았다. 밀어붙이기식 세계진출이 아닌 기본이 되는 제품의 안전성과 신뢰도로 정직하게 세계 시장에 나선 것이다. 이제는 과거와 달리 역으로 삼영이엔씨의 제품이 일본에 수출되고 있다.
삼영이엔씨의 세계 시장 진출 현황은 해외 진출의 짧은 역사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화려하다. 중국, 러시아, 동남아 등 기존 수출지역에서는 제품의 인지도와 신뢰성을 인정받아 매년 상향 된 수출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 추운 러시아와 무더운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서도 안전성을 인정받아 수출이 되는 삼영이엔씨의 수준 높은 기술력이야말로 험한 세계적 경쟁 속에서 우리나라의 기업이 나아갈 방향이라 하겠다. 레저용 요트산업이 발달한 미국과 유럽의 시장에 진출할 준비도 진행 중이다. 황재하 총괄상무는 “대형선박에 필요한 항해통신장비는 수요가 적지만 소형선(요트)의 경우 수요가 많다. 그렇기에 삼영이엔씨는 소형선에 필요한 초소형 항해통신장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벌써 미국에는 세계에서 가장 요트가 많이 있는 지역으로 알려진 플로리다 현지에 사무소를 개설한 상황이다.
삼영이엔씨가 진출한 나라는 80여 개국이 넘는다.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베트남에서는 선박통신분야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널리 알려진 상태이다. 유럽에도 1998년 그리스, 독일, 영국 등지에 대리점을 구축하며 진출해 있고, 1999년에는 브라질, 칠레, 우루과이에 대리점을 구축했다. 특히 칠레는 한?칠레 FTA가 체결된 후, 수출량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에 힘입어 남미와 아프리카 진출도 계획에 들어가 이미 로스앤젤레스에 물류화 기지가 건설된 상태이다. 로스앤젤레스에 들어선 삼영이엔씨의 물류화 기지는 남미와 아프리카 진출에 가장 걸림돌이 되어온 물류비 절감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다.
“삼영이엔씨는 유럽의 서쪽 끝이라 할 수 있는 아이슬랜드에도 진출해 있습니다. 유럽뿐만 아니라 모로코에도 진출했고, 위험 분쟁 지역인 이란, 이라크, 베네수엘라 등지에도 우리 삼영이엔씨의 직원이 나가 있습니다.”


기술개발만이 나아갈 길
황재하 총괄상무는 “회사의 성장은 기술개발에 달렸다”라고 말한다. 이미 국내에서 따라올 수 없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기술개발에 관한 집념은 끝이 없다. “아직도 대형기기류 다수가 국산화되지 못했습니다. 전체 항해통신장비 분야에서 약 30%에 달하는 부문이 국산화되지 못해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삼영이엔씨는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 순이익의 10%가 아닌 매출액의 10%를 단기적으로는 지출에 해당하는 연구개발에 중소기업이 투자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삼영이엔씨가 자랑하는 기술력은 엔지니어 전문가였던 황원 대표를 비롯한 전자 통신 전문가들로 구성된 임원단, 그리고 관련 분야 기술과 자격증을 보유한 직원이 총 인원의 절반 이상이 된다는 점이 바탕이 되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외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제품의 개발을 위한 산학연 협동연구와 사내 부설전자통신연구소를 설립해 활발한 연구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끊임없는 기술개발 노력은 AIS(선박자동 식별장치)에 세계 최초로 전자해도를 저장함으로써 선박의 식별정보를 컬러 전자해도 상에 중첩해 작도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하는 쾌거를 만들게 된다. AIS는 2008년까지 선박의 의무탑재장비로 지정된 기기여서 경영 전망을 밝히는 데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여겨진다. 삼영이엔씨는 이 기술로 특허를 받았고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의 NEP(신제품인증) 획득, 조달청의 우수제품선정을 받았다.

미래가 밝은 경영전망
이처럼 고도의 기술력은 자주국방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삼영이엔씨는 지난 2004년 해군함정과 육상지휘소용 통합운용 송?수신기 체계인 단파통신체계의 개발에 성공했다. 그전까지 100% 미국에 종속되어 있던 해군의 단파통신체계에 국산화의 숨통을 트게 한 것이다. 이후 삼영이엔씨는 방위산업체로 지정되어 고부가가치 방위산업 장비의 국내 공급 실현이 기대된다. 삼영이엔씨는 작년 12월에는 방위사업청과 52억 원 규모의 단파통신체계 외 4항목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삼영이엔씨의 부산시 영도구 동삼동 본사는 예전에 영도구에서 주선해 준 부지라고 한다. 현재 동삼동의 본사보다 더 규모가 큰 제2사옥을 신축하려 부지를 알아보는 중이다. 매년 원래 목표한 수치를 웃도는 수출을 통해 회사의 규모 또한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일본, 유럽, 중동 등 그야말로 세계 각국의 바이어들이 삼영이엔씨를 찾아오고 방위산업체로 선정되어 보안에도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2사옥 신축은 자연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그런데 어느 정도 회사가 성장하면 다른 부문의 계열사를 늘리는 것이 보통 순서라 할 수 있지만 삼영이엔씨는 항해통신장비 한 길만 고집스럽게 걸어왔다.
기술개발에 주력하는 회사인 만큼 인재발굴도 삼영이엔씨가 공을 들이는 부분이다. 대학교수의 추천이나 중앙의 헤드헌터들을 통해 삼영이엔씨에 들어온 인재들은 경직된 연공서열의 문화가 아닌 직원들의 능력이 우선되는 선진 기업문화 속에서 회사생활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가 세계 1위의 조선해양강국으로 약진하려면 삼영이엔씨처럼 세계일류급의 선박전자통신장비 회사가 있어야 한다. 한 벤처기업의 독자 기술 개발을 향한 30년 도전의 역사와 미래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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