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다운 나라’는 누구의 책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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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다운 나라’는 누구의 책임인가
  • 김길수 기자
  • 승인 2019.10.0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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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수 발행인

(시사매거진258호=김길수 발행인) 지난달 23일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법무부 장관 재택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루어졌다. 당시 모든 언론이 현 장관 자택 압수수색에 대해 뉴스를 생산했고, 40평대 아파트를 무려 11시간에 걸쳐 압수수색 했다는 뉴스에 검찰의 과잉을 예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뒤이어 나온 관련 보도 등에 의하면 압수수색을 알고 있었거나 미리 대비한 듯 집안이 이미 깨끗이 치워져 있었고, 조국 장관 부인인 정 교수가 압수수색 시작 전에 변호인이 참관할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하고 요청했다고 한다. 또 정 교수는 “들춰본 물건은 제자리에 놓아달라”거나, “압수물 박스를 왜 둘로 나누느냐”는 등 사사건건 검찰과 마찰을 빚었다고 한다. 압수수색이 11시간이나 이어진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달 26일에는 조 장관이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있는 검사와 ‘장관’으로 통화를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국회에서 배우자의 전화를 건네받아 통화한 사실을 인정하며 “아내의 상태가 안 좋으니 차분하고 신속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수사를 방해하거나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얼핏 급작스런 압수수색에 놀란 가족을 걱정하는 ‘가장’의 애틋함을 호소하는 듯하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명백한 수사개입이고, 검찰에 대한 압박이다. 조 장관은 해당 검사가 전화를 건네받자 “장관입니다”며 신분을 먼저 밝혔고, 검사는 자신의 관등성명을 댔다고 한다. 누가 봐도 장관과 검사와의 통화장면이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 인사권과 지휘 감독권을 쥐고 있다. 담당 검사가 부담을 느끼지 않을 도리가 없다.

조 장관은 마치 가족으로서 수사팀에 배려를 부탁한 것처럼 말하지만, 장관이 아니었다면 검사가 전화를 받았겠는가. 조 장관은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 당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에 전화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트위터에 ‘즉각 구속수사 가야겠다’고 쓴 적이 있다.

한·미 정상 회담, 유엔(UN) 연설 등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라다운 나라에 우리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며 ‘우리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남이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글을 올렸다. ‘나라다운 나라’에 도달하지 못한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있는가. 조 장관 임명 당시 문 대통령은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으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임명을 강행했다. 국민 대다수가 장관 임명에 반대하는데도 강행한 결과 한 명의 장관 때문에 대한민국의 에너지와 역량이 끝없이 소진되고 있다.

국가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달 25일 “배우자가 기소된 상태에서 법무부 장관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이해충돌에 해당하느냐”는 한 국회의원의 질의에 “직무 관련성이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정부조직법, 검찰청법 등을 고려하면 조 장관의 업무 범위에 배우자에 대한 검찰 수사가 포함되기 때문에 직무 관련성이 있고, 그에 따라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각종 의혹으로 배우자가 기소된 데 이어 다른 가족들도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조 장관의 업무 수행은 부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보는 게 맞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려면 국민 통합을 바탕으로 나라 발전에 나서야 한다. 진영에 따라 국민을 갈가리 찢어지게 한 조국 사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나라다운 나라’는 다른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검찰 수사에서 조 장관이 사실상 피의자로 전환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조 장관은 서둘러 자리에서 내려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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