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에서 고수 배낭여행자로 등극한 ‘고구마 아줌마’의 실전 여행담

저자 김춘자 | 출판사 여행마인드

[시사매거진=신혜영 기자] ‘이렇게 우리 부부의 나이가 어느덧 70~80살을 향해 치달으며 늙어간다는 게 너무 억울하고 슬프지 않나?’

지난 15년 가까이 충남 당진에 자리 잡은 한 농장에서 고구마 농사일을 해 온 저자 부부. 이 부부는 인생 나그네 여로를 거니는 인생 여행자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 시계로 치면 그들의 나이는 오후 6시쯤에 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문득 ‘죽기 전까지 남은 황금 같은 6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잘 보내는 거지?’라고 곰곰이 생각하기에 이르렀다고.

그러한 생각이 불현듯 들 때부터 이제는 엄마가 아닌 인간 김춘자의 여생을 더욱 멋지게 살아야겠다는 용단을 내린다. 그래서 가장 즐기고 싶었던, 항상 꿈만 꾸었던 내 맘대로의 자유 배낭여행을 떠나보기로 작정한다.

그렇게 고구마 풀을 뽑다가 어느 날 장기 해외 배낭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인터넷도 잘 사용할 줄 모르고 영어도 제대로 구사할 줄 모는데도 무작정 떠났다.

‘엄마’로 육십 평생 넘게 살아왔으나 나만의 인생을 살고 싶었다. 한참 늦었으나 나의 인생을 살고 싶었다. 배낭여행도 고구마 농사짓듯이 열심히 하니까 매사 술술 풀렸다. 몇 개월 동안의 첫 장기 내 맘대로 배낭여행을 성공리에 수행하고 나니 자신감이 급상승했다.

2014년 이후 매해 고구마 농사를 지어서 창출된 이익금으로 한 해도 빠짐없이 배낭여행을 가다 보니 동남아 태국·라오스·말레이시아·베트남·미얀마·인도네시아·인도·스리랑카·몰디브 등 9개국을 이미 돌파했다.

필자의 지난 자유 배낭여행의 여정을 돌이켜 생각해도 참으로 결정을 잘했다고 스스로 대견스럽고 스스로 칭찬해 주고 싶을 정도다.

여행은 준비하면서 첫 번째로 가고, 진짜 여행을 즐기며 두 번째로 가고, 다녀온 후 일기장을 정리하며 세 번째로 간다고 한다.

필자는 한번 나갈 때마다 4~5개국씩 둘러보고 오곤 하지만 배낭여행 하면서 영어 못해서 불편한 적은 별로 없었다고 고백한다. 여행지에 가 보면 영어 못하는 늙은 유럽인들도 자주 보는데 다들 매우 여행을 제대로 멋지게 즐기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시행착오를 통해 초보 배낭여행자에서 고수 배낭여행자의 반열에 오른 저자는 그래서 자신 있게 말한다.

“우리 같은 60~70대분들이시여, 그동안 자녀 뒷바라지에 애쓰셨는데 이제 단 하루라도 자유여행을 해 보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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