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가 없었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포도주를 마시는 곳에 시와 철학이 있었다면, 맥주를 권하고 마시는 곳에는 거사가 함께했다. 그래서 함무라비 법전의 그다음 조항인 109조에는 자기 술집에 모여 음모를 꾸민 반역자들을 체포해 궁으로 데려가지 않은 술집 주인은 똑같이 사형에 처한다고 되어 있다."

저자 미카 리싸넨 · 유하 타흐바나이넨 | 출판사 니케북스

[시사매거진=이미선 기자] 맥주는 흔하지만, 특별한 술이다. 유럽에서는 맥주가 역사의 흐름을 좌우했을 정도로 맥주 사랑이 각별하다. '그때, 맥주가 있었다'는 역사의 현장을 지켰던 맥주에 얽힌 사건과 인물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저 평범한 서민들의 갈증을 달래주는 술 정도로 알고 있었던 맥주에도 와인 못지 않은 매력적인 스토리 텔링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역사학자인 두 저자는 중세 초기에서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유럽 여러 지역에서 일어난 다양한 사건과 인물에 관한 이야기들을 유쾌한 입담으로 풀어 놓는다.

맥주가 어떻게 역사를 빚고 역사 속에 자리매김했는지 그 활약상이 흥미진진하다. 더불어 각 장의 끝에는 그 사건들관 관련된 상표의 맥주에 대해 자세히 소개되어 있어 유럽 18개국 24종 맥주에 관한 맥주 정보서로도 활용할 수 있다. 

기존의 맥주 관련 책들을 보면 대부분 맥주의 종류나 특징에 관해 알려주는 경우가 많지만 맥주에 얽힌 이야기를 이토록 풍성하고 재미있게 들려주는 책은 별로 없었다. 

이 책은 맥주 세계의 ‘알/썰/신/잡/(알아두면 썰 풀기 좋은 신비한 잡학사전)’이라 부를 만하다. 여럿이 어울리는 술자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술자리에서 책 속의 이야기를 풀어 놓으면 지적이면서도 유쾌한 분위기를 주도하게 될 것이다. 하루 일을 마치고 피로를 달래기 위해 맥주 한잔할 때 곁들여도 좋다. 색다른 안주가 주는 재미에 기분 좋은 저녁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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