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국립대학교 영문과에 수석 입학한 버이 선수(왼쪽)와 비 선수(오른쪽)(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추석날 라오제이브라더스 제인내 대표로 부터 기쁜 소식이 날아왔다. 야구단에 속해 있는 버이 선수가 동덕국립대학교 영문과에 수석으로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추석날 나에게 있어 가장 큰 선물이었다.

라오스에서 동덕국립대학교 하면 우리나라의 서울대학교와 같이 좋은 대학이다.

특히 버이는 올해부터 라오J브라더스 현지지도자로 세워 연수 시키고 있는 선수이다. 지난 5년 동안 이들과 함께 야구를 하면서 그곳에 야구 씨앗은 뿌렸지만 자라게 하는 일은 라오스인들이 해야 한다는 생각을 들어서 올해부터 라오스 지도자를 세워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남자팀에서 지도자 2명 세웠고 여자 야구팀에도 이미 2명을 세워 재단에서 파견한 한국코치들로부터 지도자 수업을 받고 있다. 물론 이들에게 야구는 너무나 생소하고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지금부터 하나씩 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았기에 무리를 해서라도 자체 지도자를 세우기로 했다.

남자야구 지도자들이나 여자야구 지도자들은 대부분 대학을 졸업하는 선수들로 세우기로 했다. 적은 액수지만 내년부터는 이들에게도 지도자로서의 급여도 지급 하려고 한다.

동덕국립대학 합격한 여자야구선수들이 라오스 야구협회 캄파이 회장한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이제 나도 한 달만 있으면 라오스 들어 간지 만 5년이 되는 해다. 처음 라오스 들어갔을 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그 때는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5년이 지난 지금 뒤돌아 보면 불가능했던 일들이 하나씩 이루어지는 것을 보게 된다.

과연 라오J브라더스 팀을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을지?

야구선수가 30명 정도 만들 수 있을지?

야구장은 만들 수 있을지?

야구협회 만들 수 있을지?

아시아대회나 한국에 갈 수 있을지?

라오스에 야구 보급 할 수 있을지?

지도자는 세울 수 있을지?

이렇게 생각했던 것들이 지난 5년이란 시간들이 지난 지금 하나씩 완성이 되어 가는 것을 볼 때면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얼마나 많은 보람을 느끼는지……. 정말 불가능처럼 보였던 것들이 하나씩 이루어 질 때의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라오J브라더스 팀을 거쳐서 나간 250명의 선수들이 각계각층에서 자기 역할을 하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를 느끼고 있다.

라오스 야구협회 캄파이 회장과 함께(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이번에도 버이가 라오스에서 최고의 대학인 동덕국립대학교 영문과에 수석으로 입학 했다는 소식은 나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버이 선수로 인해 이제는 라오J브라더스 팀은 공부하며 야구하는 팀으로 더 알려졌다. 올해 야구단에 속해 있는 고등학교 졸업생 7명이 모두 동덕국립대학교에 합격했다.

야구단을 거쳐간 대학 졸업생들도 사회 곳곳에서 자기 몫을 잘 해내고 있다는 소식이 종종 들린다.

비록 프로야구팀이나 실업야구가 없는 라오스인지라 야구가 생업이 될 수 없어서 나이가 차거나 현실을 생각해서 야구를 그만 둘 수 밖에 없는 실정이지만 앞으로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야구에서 배운 협동과 희생이 그들의 삶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오늘도 헐크재단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우리나라에 야구가 도입된 초창기에는 야구가 직업이 될 거라고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메이저리거가 여러 명 있지 않는가?

라오스에도 그런 날이 올까??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