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 도용복의 헝가리 여행기


낭만적인 자연과 찬란한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나라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는 예술의 도시답게 아름다운 도시이다. 다뉴브강을 끼고 있는 건물들과 도시 전체를 은은하게 감싸는 음악이 도시의 분위기를 더욱 감미롭게 한다. '다뉴브의 진주'라고 불리는 부다페스트는 인구 2백만이 되는 중?동부 유럽에서 가장 큰 도시로, 도나우 강을 가운데 두고 서쪽의 '부다'와 동쪽의 '페스트'로 나뉜다. 두 도시는 16~17세기에 터키와 오스트리아의 함스부르크 왕조 지배하에 있었으나 1872년 합병하여 하나의 도시가 되었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주변의 작은 도시까지 합병해 지금의 부다페스트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헝가리는 음악을 빼놓고선 얘길 할 수 없다. 헝가리가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리스트의 연주 실력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지적인 용모에 세련된 무대 매너까지 갖춘 리스트는 많은 여성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고 한다. 당시에는 사인을 받는 문화가 없어서 연주를 마치고 나면 리스트의 머리카락을 한 가닥씩 뽑아가서는 소중히 보관했다고 하니 리스트의 곤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 같다. 그는 다른 작곡가의 훌륭한 작품을 직접 연주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아 진정한 예술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글루미 선데이’의 배경이 되는 세체니 다리는 부다페스트의 상징이다. 다뉴브 강에 최초로 세워진 다리로 밤에 불을 밝히는 전구가 멀리서 보면 사슬처럼 보인다 해서 세체니(사슬)라는 이름이 붙은 세체니 다리의 야경을 보지 않으면 진짜로 부다페스트를 구경했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부다페스트 사람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글루미 선데이라는 노래가 처음 발매되었던 1935년에 헝가리에서만 187명이 자살했고 이 곡을 작곡한 '레조 세레스' 역시 투신자살을 했다. 부다페스트를 가는 사람들에게는 꼭 영화 글루미 선데이를 보고 가기를 권하고 싶다. 이 다리를 바라보면 피아노로 연주되는 글루미 선데이의 애절한 음률이 귓가에 아련하게 맴 돌 것이다.
부다페스트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겔레르트 언덕으로 올라가다 보면 소련군이 헝가리를 나치로부터 구해준 것을 기리기 위한 높이 14m의 해방기념비가 있다. 헌법 기념일에는 언덕 위에서 불꽃놀이가 벌어지는 장관을 볼 수 있다.
마차시 성당은 13세기에 지어진 네오고딕 양식의 건물로 역대 헝가리 왕들이 대관식을 올렸던 곳이다. 마치시는 1470년 마차시 왕의 명령으로 교회 첨탑이 88m 증축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빈의 성 스테판 대사원과 비슷한 이곳에서 역대 헝가리의 왕이 대관식을 거행했으며, 매주 일요일 아침에 관현악단과 합창단의 반주에 맞춰 장엄한 미사가 거행된다. 16세기에는 부다가 터키에 점령당하면서 145년 동안 이슬람의 모스크로 변했다. 그래서 성당 내부의 프레스코 벽화에서 기독교와 이슬람의 분위기가 혼재되어 독특한 분위기가 난다.
어부의 요새를 올라가는 길가 공원뿐만 아니라 유명 관광지마다 옷을 차려입고 자신의 실력을 뽐내는 음악인들을 볼 수 있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헝가리 여행은 더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

여행가 도용복(都龍福)
◐(주)사라토가 대표이사 회장
◐(사)부산문화예술진흥회 이사장
◐주부산 엘살바도르 명예영사
◐부산재즈클럽 고문
◐오지여행가

여행가 도용복(都龍福) 저서
◐엘 콘도르 파사(1998년)
◐신비한 나라(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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