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경보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경기 파주에서 발생한 17일 오전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한 뒤 인사하고 있다.(사진_뉴시스)

[시사매거진=박희윤 기자]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현황 및 방역 추진계획' 브리핑에서 경기 파주 소재 양돈농장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관련해 "농식품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의심 신고가 접수된 즉시 해당 농장에 대한 긴급 방역조치를 실시했다"며 "발생농장 및 농장주 소유 2개 농장 3950두에 대한 살처분 조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발생농장 돼지는 2400마리 정도인데 가족들이 운영하는 농장이 2개 더 있다"면서 "이번 살처분은 3개 농장 다해서 3950마리 정도다"고 설명했다.

또 "지금으로서는 발생경로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오늘 아침부터 역학조사관을 투입해 정밀 조사하고 있고 확산 방지가 중요한 만큼 빨리 원인을 파악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 확진 판정 즉시 위기경보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며 "금일 오전 6시 30분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돼지농장, 도축장, 사료 공장, 출입차량 등을 대상으로 전국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기도에서 다른 지역으로의 돼지 반출을 일주일간 금지하는 긴급 조치를 실시하겠다"며 "전국 양돈 농가 6300호의 일제소독 및 의심증상 발현 여부 등 예찰도 즉시 실시하겠다"고 알렸다.

농식품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주요 전파요인에 대한 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김 장관은 "남은 음식물 양돈농가 반입을 전면 금지하고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접경지역 14개 시군의 야생멧돼지 개체 수 조절도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진된 돼지들은 남은 음식물이 아닌 사료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농식품부는 검역 본부 역학조사반을 현장에서 파견해 발생원인을 파악 중"이라며 "인근 농장 전파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방역조치를 실시하고 있으며 발생농장 반경 3㎞ 이내 위치한 양돈농장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반경 10㎞ 이내 양돈농가 19호에 대해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정밀검사를 통해 발생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확산을 방지하는 것에 총력을 기울일 생각"이라며 "일주일 정도가 제일 위험한 시기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학계에서는 잠복기를 4~19일 얘기한다. 저희가 역학조사하거나 차량을 추적할 때는 농가 차량 출입 기준을 21일로 한다"며 "잠복기가 21일이지만 학계에서는 일주일 정도가 가장 많이 발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잠복 기간을 고려할 때 일주일을 최대한 잘 방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의심 신고가 접수된 즉시 해당 농장에 대한 긴급 방역 조치를 실시했다. 김 장관은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초동방역팀 6명을 투입해 신고 농장의 농장주, 가축, 차량, 외부인 등의 출입을 통제했다"며 "거점 소독시설(16개소)과 통제초소(15개소)도 운영해 축산 차량에 대한 소독조치도 강화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전국 지자체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대책 상황실을 즉시 설치·운영하고 양돈농가 등 축산시설 일제 소독, 도축 출하 전 임상검사, 의심축 발생 시 신고요령 홍보 등을 조속히 실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축산농가와 도축장 관련 시설에 대해서는 "내·외부 및 출입차량 소독과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증상 발생 시 신속히 검역본부, 지자체 등에 신고해 달라"며 "전국 축산농가 모임·행사 금지 등 확산 차단을 위한 방역조치에 협조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 장관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닌 만큼 국산 돼지고기를 안심하고 소비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돼지고기 가격과 관련해서는 "얼마나 확산을 방지하느냐에 따라 수급에 영향이 있지 않나 싶다"며 "지금으로서는 큰 영향이 있다고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ASF는 치사율이 100%에 달하는 돼지 전염병으로 아직 백신도 개발되지 않은 치명적 질병이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생한 이후 올해는 몽골·베트남·캄보디아·미얀마·라오스 등 아시아 주변국으로 번진 뒤 최근 필리핀에서도 발생했다. 북한도 지난 5월 국제기구를 통해 돼지열병 발병 사실을 공식 보고한 바 있다.

김 장관은 남북 방역협력과 관련해 "진행된 게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치료제와 관련해서는 "얼마 전 중국에서 백신을 개발해 평가 중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아직 상업적으로 활용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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