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7일부터 10월 14일까지, 갤러리카페 질시루(종로구 돈화문로 71)

김성혜 초대전 ‘왕이 사랑한 일월도(日月圖)’는 9월 17일부터 10월 14일까지, 갤러리카페 질시루(종로구 돈화문로 71)에서 만나볼 수 있다

[시사매거진=하명남 기자] 김성혜 초대전 ‘왕이 사랑한 일월도(日月圖)’가 9월 17일부터 10월 14일까지 갤러리카페 질시루(종로구 돈화문로 71)에서 열린다.

김성혜 작가는 빛의 발산에서 신기루적인 영감을 얻고 눈에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것들을 사유하고 자연에 내재되어 있는 생명력을 끊임없이 발현하는 작업을 통해 자연과 교류하는 자유인, 자연에 대한 경외감, 삶과 예술을 동일시하는 정직한 태도로 빛을 통해 아름다운 생명력을 표출하고 있는 화가다.

‘왕이 사랑한 일월도(日月圖)’

지난 2013년 "빛-Sonido" 연작에서 봉황이 화폭에 등장한 것은 어쩌면 해와 달을 만나기 위한 뜨거운 씨앗이었는지 모른다. 신기하게 봉황이 새가 아닌 꽃으로 보이며 자신만만하게 만방으로 펼치는 날갯짓과 오방색의 기점으로 갖은 색의 깃털에 매료되어 혼쭐을 놓고 그려왔다. 너무도 매혹적인 도도한 자태로 그렇게 봉황은 나에게로 품어져 왔다.

이어...빛과 소리의 세계인 일월도(日月圖)의 해와 달을 접하면서 응어리가 풀어지듯 견고하던 경계가 일순 허물어졌다.

청청환경의 자연계에 들어서는 느낌으로 섭리를 따르듯이 자연스러운 시작으로 그렇게 해와 달의 작업이 전개되었다. 언제나 둥글고 온화하며 날카로움이 없는 선조들의 지혜로운 민화에서 고동치는 심장의 순수성이 보여 지고 들리는 듯하다. 선조들의 전해준 이야기 속에 윤기 흐르는 창조적 미래 청사진의 진수들을 내 그림 속에서 현대적으로 구현해 나갈 것이다.

- 김성혜 작가 노트에서

김성혜 90.9X72.7cm 제목-빛-Sonido77 재료-Mixed media on Canvas

일월도(日月圖)는 우리나라의 다섯 명산(名山)과 해, 달, 소나무를 그린 그림으로 예전에 임금이 앉는 용상(龍床) 뒤에 장식으로 그려진 그림을 말한다.

자연에 대한 정직한 경외감으로 언젠가는 혼(魂)을 잡을 수 있는 작품을 생애에 그려보고 싶다는 서양화가 김성혜의 염원은 오방색 찬연한 ‘왕이 사랑한 일월도(日月圖)’에 이르러 물아일체(物我一體), 공존(共存)의 미학을 보여준다.

김성혜, 빛 해 달, 161 91.0×91.0cm Mixed media

 

초심으로 빛을 담는 화가 김성혜

김성혜 작가는 빛을 통해 아름다운 생명력을 표출하고 삼라만상의 섭리를 깨닫고자 그 뜻을 그리는 아티스트이다. 본질에 대한 끝없는 탐구가 자연과 교감하고 있고 그것이 작가가 갈망하는 완벽한 자유(complete freedom)와 직결되어 있다. 작가는 자연의 빛을 그대로, 혹은 빛과 sonido의 공감각적 깊은 울림으로 그려낸다. 자연에 대한 경외감, 삶과 예술을 동일시 하는 정직한 태도로 생생력 넘치는 표현을 모색해 왔다.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자연 풍경을 화폭에 담은 ‘빛–그대로’라는 주제의 작품으로 초심의 열망에 응답하더니 이어 2010년 이후부터 ‘빛-Sonido’ 연작으로 <심상의 소리>를 담고 있다.

김성혜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힘찬 중첩된 붓질은 빛과 소리없는 울림의 교감을 자아내며 우리에게 범아일여(梵我一如)의 경지를 엿볼 수 있는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두텁게 겹쳐져 올려진 물감의 충돌과 담대한 붓질은 평면적 회화의 한계를 넘어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담아내는 특징이 있다. 작가는 자연의 형태와 색, 빛에 대해 쉼없이 탐구하여 대상을 호소력 가득한 오묘하고 정갈한 이미지로 승화시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색채는 빛의 고통” 이라 했으나 작가는 중첩된 색채의 발산을 통해 그 고통을 반듯하고 말끔하게 담아낸다. 주제를 표현하는 색채의 조화는 감탄을 불러일으키며 고통하는 자를 치유해 줄 것 같은 따뜻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 밝은 색채는 역설적으로 실존적 아픔을 품고 있다. 작가는 영속적이지 못한 우리들의 불안과 고통을 빛을 통해 현현된 생명력으로 위로해 주고 겸허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매력을 보여준다.

<빛의 환상에서 비롯된 넘치는 표현욕구>는 진정한 자유와 무자기(無自欺)한 영혼으로 발현된다. 가시적 상징을 통해 초월적인 것을 드러내는 지난한 작업의 여정은 설렘과 동시에 외경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오롯이 그 행위를 <표현언어>로 선택한 자는 고통과 지복을 동시에 느낄 것이다. 미치도록 몰입하지 않고는 높은 경지에 도달할 수 없다는 불광불급의 이치를 온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김성혜 작가. 그녀의 <열망 결정체>인 빛의 작품을 통해 교감을 나누는 지구촌 우리들은 시공에 제한 없이 대리만족과 소통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녀에게 화가의 길에 대해 물으면 “정직함이다. 두말없이 정직함이다. 아름다워야 하고 겸손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최종적으로 자신을 지켜나가는 길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면 그림이 나를 지켜준다. 때문에 내가 믿는 것은 ‘나’라는 자아의 힘이다”라는 답이 돌아온다. 초심을 잃지 않고 겸허한 자세로 걸어 나가는 길이라 여겨진다. 앞으로도 빛을 통한 자연과의 정서적 교감을 바탕으로 작가적 사유를 확장하고 자유로운 영혼을 투영한 작품을 정열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 김인주 (문예언어학 상명대학교 교수)

김성혜, 빛-Sonido 52Mixed Media 53X45.5cm

이번 김성혜 초대전 ‘왕이 사랑한 일월도(日月圖)’가 열리는 ‘갤러리카페 질시루’는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은 (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대표 윤숙자)가 왕이 거닐던 돈화문로의 새로운 문화 중심을 선언하며 지난 3월 ‘돈화문갤러리’와 ‘갤러리카페 질시루’를 오픈한 ‘돈화문로의 문화랜드마크’ 전시 공간이다.

김성혜 초대전 ‘왕이 사랑한 일월도(日月圖)’는 9월 17일부터 10월 14일까지, 갤러리카페 질시루(종로구 돈화문로 71)에서 만나볼 수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김성혜 초대전 ‘왕이 사랑한 일월도(日月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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