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비밀을 간직한 화면

"Dream 21" Mountain Festival, 김가범

[시사매거진=이두섭기자] 색채는 그 자체로 조형 언어가 된다. 점이나 선 그리고 면이 존재하지 않는 순수한 색채 이미지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회화는 성립한다. 김가범 작가는 한 가지 색채로 그림 그리기를 즐긴다.

어떠한 이미지나 형태가 존재하지 않기에 작품 속으로 더 집중할 수 있다. 작품 속으로 들어가면 그제야 한 가지 색채만이 존재하는 게 아님을 알게 된다. 땅의 지층을 쌓아가듯 깔려 있는 수많은 색들의 조화와 무수한 붓과 나이프 자국인 것이다. 그렇게 완성된 작품은 겸손하며 화려하다. 흙의 겸손함과 그 안의 가능성의 찬란함을 닮았다. 그것은 보는 관객에 따라 흙도 산도 우주도 될 수 있다. 작가 안에서 나온 창조물이지만 관객 앞에서 있을 때는 더 이상 작가만의 것은 아니다.

작가의 작업 모티브는 산이었다. 땅과 그 깊은 곳에 감추어 볼 수 없는 보석들을 화폭에 담아내고자 했다. 평범하고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흙 밑 깊숙이 감추어 있던 귀한 보석처럼 이 작품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던 색채, 그리고 그 안에 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다.

<김가범 작가>

Northridge 수료

개인전 / 서울 금호미술관 외 베를린, 도쿄, 뉴욕 등 개인전 20여회

국내외 초대전 및 단체전 150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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