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강현섭 기자] 지성(知性)이 대중의 야성(野性)과 만나면 공동체의 분노가 점화된다. 4.19 혁명 당시 부정과 불의에 저항하는 대학교수단의 시국선언은 최고의 지성(知性)들이 당시의 혼란했던 시대상에 대한 견해를 압축하여 선언함으로서 이승만대통령이 하야를 결단하는 촉매가 되었다.

지식인들의 시국선언은 사회가 혼란하거나 위기일 때 표출되게 마련이다.

박 정희의 유신시절 대학교수들은 지하에서 시국선언을 지지하였고, 박 근혜 대통령 시절 세월호 참사를 두 눈 뜨고 발만 동동 굴렀던 정부의 무능을 보고 교수들은 각종 시국선언을 통하여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기도 했다.

문 재인 정부 들어서도 매주 열리는 반정부 토요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계속되고 있다. 외교, 안보, 국방, 북핵문제와 경제 등 해법을 두고 국민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갈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한편에선 의사들과 학생 들 뿐만 아니라 전직 군인들과 외교관들의 의견 표명과 지지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문재인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 종교대표자의 하야촉구 시국선언을 기점으로 전군구국동지회와 나라사랑 전직 외교관들의 시국선언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으며 급기야 지난 5일 전국 88개 대학의 193명의 교수들이 서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선언한 시국선언은 문재인 정권에 대한 준엄한 경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바야흐로 이 시국선언은 지성(知性)들의 야성선언(野性宣言)을 종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5일 전국 대학 교수들이 서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문재인정권 국정파탄 규탄' 시국선언을 하고있다.(사진_뉴시스)

연세대학교 양 준모 교수가 낭독한 시국선언은 “문재인 정권의 오만과 독선, 그리고 정책 실패로 초래된 총체적 국가위기를 경고”하며 “국민은 도탄에 빠지고 대한민국은 침몰하고 있다”라고 진단하고 있다.

선언은 이어 “ 지난 2년 4개월간 경제, 안보, 외교 등 전 분야의 국정 실패로 대한민국은 미증유의 위기 속에서 이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으며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폭거를 자행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조국 후보자와 관련된 수많은 의혹들에 대해서도 “ 국민의 분노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며 “국민 앞에 사죄하고 범죄 피의자의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특검을 통해 그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하는 상황에서도 독선으로 일관하고 있는 문재인 정권은 국민의 심판 대상이다”고 질타했다.

특히 “ 문재인 정권은 노동과 자본이라는 대립적 시각으로 국민을 분열시키고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자영업자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 온갖 포퓰리즘 정책으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정부의 가격통제 및 개입 정책으로 민간 일자리는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하며 “경제는 위기 상황으로 급전직하하고 국채 이자도 빚으로 갚아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재정 상황이다.”고 밝혔다. 더구나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을 잠식해 나가는 안하무인의 혈세 낭비도 정책 실패를 넘어 범죄 수준이다.”고 맹비난 했다.

외교 안보문제와 관련하여 “북한 핵 폐기 노력은 하지 않고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민족적 자긍심을 정치에 이용하고 국가의 안보와 번영을 뒷받침할 국제 관계를 파멸시키고 있다”고 일갈한 것이다.

시국선언에 참여한 대학 교수들은 이 같은 인식을 토대로 정부에 대하여 1. 조국의 법무장관직 후보자 지명을 철회, 2. 시장 중심, 혁신 중심으로 경제정책을 대전환 3. 한미일관계의 신뢰복원과 4.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 5.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짐 콜린스는 그의 저서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에서 기업의 생성발전과 소멸과정을 5단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1단계 : 성공으로부터 자만심이 생겨나는 단계

   2단계 : 원칙 없이 더 많은 욕심을 내는 단계

   3단계 : 위험과 위기 가능성을 부정하는 단계

   4단계 : 구원을 찾아 헤매는 단계

   5단계 : 유명무실해지거나 생명이 끝나는 단계

문재인 정권이 소위 촛불혁명으로부터 생긴 자만심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욕심을 내며 지식인들이 경고하는 위기 가능성마저 부정할 경우 정권 뿐 만 아니라 국가라는 공동체도 마침내 소멸로 가는 길을 재촉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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