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기나긴 길, 한번쯤 쉬어가는 건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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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기나긴 길, 한번쯤 쉬어가는 건 어떠신지요?”
  • 편집국
  • 승인 2019.09.0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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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찾은 인생의 쉼표

[시사매거진 257호=공병오 기고] 세계유네스코유산에 등재 된 길, 전세계 사람들이 미쳐 있는 길, 한 번 가면 또 간다는 길, 그리고 언제나 정답이 없는 길 바로 스페인의 ‘CAMINO DE SANTIAGO’다. "(자료제공_산티아공 - 산티아고 순례 전문 여행사)

(사진_산티아공)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산티아공과 함께 걸어보자

요즘 한창 각종 매체에서 순례길에 관한 열기가 뜨겁다. 이미 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걷기 시작했고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찾는 사람이 매우 많아졌다.

스페인 국교인 가톨릭을 기반으로 스페인 수호성인인 야고보 사도의 유해가 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걸어가는 이 길은, 현재 세계유네스코유산에 등재되어 있으며 종교에 국한 되어 있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이 길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각자의 사연을 갖고 있다. 각자의 길에서 숨 가쁘게 달려온 사람들이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단 하나의 길속에서 단 하나의 목적을 갖고 걸어가게 된다.

나는 지금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15번째 산티아고 순례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있다. 따뜻한 카페꼰레체 한잔, 갓 짜낸 오렌지 주스, 맛있는 타파스, 그리고 사람들, 이번에도 역시 무한한 감사함을 느끼게 해준다.

다양한 루트

야고보 성인의 유해가 있는 콤포스텔라까지 가는 길은 아주 다양하다. 사람들이 많이 가는 CAMINO FRANCES(프랑스길), CAMINO PORTUGUES(포르투갈길), CAMINO DEL NORTE(스페인 북쪽길) 등 콤포스텔라까지 향하는 길은 무수히 많고, 지금도 생겨나고 있다. 프랑스 길은 프랑스 남서쪽 Saint Jean Pied de Port(생장)에서 시작하며 800㎞ 스페인 북서쪽 콤포스텔라까지 향하게 된다. 포르투갈길은 리스본 또는 포르토에서 시작이 가능하며, 보통 포르토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거리는 250㎞정도 된다. 북쪽 길은 스페인 북부 해안을 따라 걷는 길이며 까미노 프리미티보와도 연결되고 총 길이는 대략 850~900㎞정도 된다.

꼭 한 번에 완주할 필요는 없다. 각자의 상황에 맞춰 조금씩 걸어가는 것이 진정한 순례이지 않을까? 실제로 통계를 보면 사정상 100㎞를 걷는 순례자의 수가 월등히 많다. 한국인의 순례자 수는 2012년부터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지금은 7,000~8,000명의 한국인 순례자가 순례 길을 찾고 있다.(콤포스텔라 순례 증명서 발급 기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은 피레네 산맥을 넘어 스페인의 갈리시아로 이어지는 순례길을 따라 퍼져 있는 순례자 성당 중 가장 마지막에 자리하고 있다. 예수의 열두 사도 중 한 사람인 성 야고보의 유해를 보관하고 있다고 전해진다.(사진_산티아공)

CAMINO FRANCES(프랑스 길)

프랑스 길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순례자들이 찾는 길이다. 순례 길 또한 성수기와 비성수기가 있다. 성수기는 3월 중순에서 11월 초이며, 이 시기에는 알베르게(도미토리 순례자 숙소), RESTAURANTE, BAR(음식점), 배낭 이동 시스템이 정상 가동 된다. 겨울을 제외하고 운영 된다고 생각하면 쉽겠다. 실제로 우리가 지나가게 되는 작은 마을들은 순례자들을 위한 마을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순례자는 이들의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수가 아주 적은 겨울은 현실적으로 정상적인 시스템 가동이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비성수기에 순례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길에는 호스텔, 호텔, 펜션 등 알베르게가 아닌 숙소들도 있으며, 나라에서 운영하는 공립(MUNICIPAL) 알베르게는 대부분 운영되고 겨울 순례자를 위한 겨울용 알베르게 리스트도 제공 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쯤에서 궁금한 게 있을 것이다.

“언제 걷는 게 가장 좋을까요?”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기도 하다.

봄과 가을이 가장 좋다. 봄의 순례 길은 꽃이 만개하여 길의 색감이 풍부하고 아름답다. 날씨도 아침저녁을 제외하고는 걷기에 딱 알맞은 날씨이다. 다만, 봄에는 비가 자주 내리기 때문에 진창길이 많고, 우천 대비를 항시 하고 걸어야 한다.

여름의 순례 길은 수확 전 황금 빛 밀밭, 만개한 해바라기 꽃을 자주 볼 수 있다. 날씨는 매우 덥지만 습하지는 않다. 또한 해가 매우 길기 때문에 저녁9시에도 대낮처럼 밝기도 하다. 다른 계절들에 비해 짐을 많이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가을의 길은 수확이 끝난 후라 길 자체가 아름답지는 않지만, 먹을 것이 굉장히 풍부하고 비도 많이 오지 않기 때문에 사실 걷는 것만 생각했을 때는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겨울은 순례자가 10분의1로 확 줄어들어 조용히 순례에 집중 할 수 있지만 날씨의 영향으로 순례길 내에서 통제되는 곳들이나, 위험한 구간들이 있기 때문에 항시 조심하여야 한다.

경험이 없는 순례자라면 겨울을 처음부터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계절의 영향이 분명 있지만 사실 걷다 보면 날씨에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다. 인간이 적응의 동물?이라서 그런지 날씨는 금세 익숙해진다. 순례 후에도 환경적인 것들 보다는, ‘사람들’이 더욱 기억에 남을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있다면 바로 그 시간이 나에겐 최고의 시간이지 않을까? Buen camino!!(좋은 길 되세요.)

(사진_산티아공)

Saint Jean Pied de Port(생장)까지 가는 방법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출발점 생장까지만 무사히 도착해도 안심될 것이다. 먼저 생장까지 가는 대표적인 방법 2가지를 설명하자면, 프랑스 파리로 가는 방법과 스페인 마드리드로 가는 방법이 있다.

프랑스로 가는 방법은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 도착하여 시내에 위치한 몽파르나스까지 이동(버스)하여 TGV(프랑스 고속열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단점은 프랑스 자체가 물가가 좀 비싸기도 하고 열차 파업을 자주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다시 한국으로 올 때도 동선이 좋지 않기 때문에 아웃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하는 것을 추천한다.

스페인으로 가는 방법은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에 도착하면 열차(renfe)로 나바라 지방의 팜플로나로 이동하여 버스로 가는 방법이다. 장점은 파업이 많지 않고 물가가 프랑스보다 저렴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프랑스로 출발하여 마드리드로 끝내는 것이 이동 동선과 일정상 가장 좋다. 조금만 빨리 항공권을 결제하면 저렴하게 할 수 있으니 항공권 준비만큼은 서두르자.

랑스 길은 프랑스 남서쪽 Saint Jean Pied de Port(생장)에서 시작하며 800㎞ 스페인 북서쪽 콤포스텔라까지 향하게 된다.(사진_산티아공)

알베르게(순례자 숙소) feat베드버그

알베르게(ALBERGUE)는 순례자들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숙소이다. 알베르게는 다수의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도미토리룸) 금액은 7€~15€정도 한다. 나라에서 운영하는 공립의 경우 기부제(DONATIVO)로 운영되기도 한다.

그밖에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 알베르게, 교구에서 운영되는 교구 알베르게(성당 알베르게) 등 여러 가지 형식의 알베르게가 있다. 알베르게는 순례자들이 저렴한 금액으로 기본적인 시설들을 이용할 수 있다. 공용주방, 샤워장이 겸비된 화장실, 2층 침대 등 기본적인 시설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만큼 서로의 에티켓이 매우 중요하다. 개인, 단체를 막론하고 서로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삼가 하는 것이 좋겠다. 예약은 공립 알베르게를 제외하고 된다고 보면 된다. 전체 일정을 모두 예약하는 것보단 하루 이틀 전 예약을 하면서 다니는 것을 권한다. 또한 기본적인 영어는 가능하니 스페인어를 굳이 못하더라도 겁먹지 말자.

비아나 마을 가는 길. 순례길에 오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사진_산티아공)

베드버그(진드기)

가장 걱정하는 것 중 하나다. 실제로 여러 번 물려본 경험으로 예방법과 대처법을 알려드리겠다.

실제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예방법은 사실 분사형 스프레이를 사서 뿌리는 방법뿐이 없다. 하지만 스프레이 하나로 우리가 베드버그로부터 자유로울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

베드버그에 한통을 다 뿌려보았지만 그럼에도 죽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말 그대로 스프레이는 기피제일 뿐이다. 일단 풀숲에 눕거나, 배낭을 던져 놓지 말자. 베드버그는 알베르게에 서식하는 것이 아니라, 풀숲에서 우리가 알게 모르게 옮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침대는 구석지고 습기 찬 침대보다는 햇볕이 잘드는 창가나 2층 침대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침대 배정을 받으면 일단 침대를 한번 살펴보자. 눈에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가 사전에 예방하더라도 베드버그에 물릴 수 있다. 당황하지 말자. 베드버그가 의심 된다면 지체 없이 약국에 가서 증상을 보이고, 약을 처방 받아야 한다. 바르는 약과 먹는 약 2가지 처방을 다 받아야 한다. 특히, 먹는 약이 굉장히 중요하다. 가려운 부위는 알콜스압으로 자주 소독해주면 간지러움이 덜 하다. 그밖에 모든 짐을 햇볕에 일광 건조 시켜야 하며 옷은 세탁기에 전부 넣고 건조기까지 돌려주는 것이 좋다.

베드버그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처만 잘하면 모기 정도의 벌레일 뿐이다.

(사진_산티아공)

| 순례 후기 
“순례자는 요구하는 자가 아니라 감사하는 자이다”

첫날 오리손을 지나며 하느님께 요구했다. 왜 이런 날씨를 주셨냐고, 왜 나를 여기까지 오게 하셨냐고. 고생을 사서 한다는 우리 속담으로 치부하기엔 너무 힘든 과정이었다. 무릎이 나가버리고 발바닥이 날아가 버리고 발가락의 통증은 내 손과 약이 없으면 그 다음 날 버틸 수가 없었다. 난 절규하고 있었다. 세상의 원망과 인간의 관계 속에서 오는 갈등은 그 동안 나름대로의 성찰로 극복했으리라 생각했는데 그건 오만이었다. 나의 오만은 극도로 높아졌고 고통의 시간들은 인간에 대한 미움으로 가득했다.
나의 화두는 What? What? Why? Why? 였다. Rabanal del camino(마을)을 지나며 어느 신부님의 미사 중에 산티아고 순례 길에 대한 목적에 대한 말씀은 내 뒤통수를 쳤다. 오만과 교만으로 가득 찬 내 자신에 대한 순례 길의 의미를 되새기며 마음을 다졌다.
AND
마음이 가벼워졌다. 자연이 보였다. 사람에 대한 갈등을 내려놓았다. 타인에 대한 기대를 갖지 않기로 했다. 소박한 삶을 살기로 했다. 천사가 있음을 알아차렸다. 하느님께서 주신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함을 겸허히 수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모든 것이 감사했다.
AND, SANTIAGO
모든 나라 사람이 각자의 언어로 환호를 지르며 광장에 모여들었다. 그들은 자유로웠고, 그들은 평화로웠으며, 그들은 기쁨의 눈물과 땀의 의미를 서로 부둥켜안으며 공유했다. 그렇게 우리의 35일간의 대장정은 막을 내렸다.

2019년 5월 31일 순례자 김명자 <산티아공 여행사 인솔자 동반 40박42일 800㎞ 완주>

 

※ 다음 호에는 산티아고에 적합한 장비 및 준비물, 구간 설명, 순례Tip, 음식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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