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피부과 신학철 원장

(시사매거진257호=산학철 칼럼위원) 1960년 미국의 메이먼이 발명한 레이저 빛은 초기에는 군사용이나 공업용으로 사용되었으나 오랜 연구개발 끝에 안과·피부과 등 의료 분야에서도 사용이 가능해졌다. 피부과 영역에서 레이저 치료가 큰 위력을 발휘하게 된 것은 혈관종을 치료하기 위해 레이저 빛이 이용될 때로, 이때만 해도 초보적인 단계였다.

그러나 문신 색소가 흉터 없이 제거되고, 오타 모반과 혈관종이 치료되며 이제는 주름살 제거와 여드름 흉터 제거, 모발 이식 및 모발 제거에까지 이용될 정도로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후반부터 의료용 레이저 기기가 본격적으로 보급되었으며 2003년 이후 현재까지 그 수요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의료용 레이저 기기는 시술이 간편하고 환자의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과 전에는 치료가 불가능했던 질환들을 치료할 수 있게 됐다는 점 때문에 앞으로도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레이저 치료는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만능은 아니다. 환자들 가운데는 레이저 빛만 쬐면 모든 병변들이 감쪽같이 없어지는 신비의 마술 상자로 착각하고 병원에 찾아오는 이들도 적지 않다.

레이저는 빛이다. 따라서 빛이 지닌 특유의 파장과 모양을 지니고 있는데 레이저 빛의 특수한 파장대에 따라 치료 가능한 질병의 대상이 달라진다. 예를 들면, 붉은색에 잘 반응하는 레이저 빛, 검정색과 파란색에 잘 반응하는 레이저 빛, 물에 잘 흡수되는 레이저 빛, 피부를 아주 정교하게 깎을 수 있는 레이저 빛, 털을 제거하는 레이저 빛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레이저 시술은 이렇게 다양하고 특수한 파장대의 빛을 이용하여 주변 피부에 손상을 적게 주면서 환자가 원하는 비정상적인 병변을 치료하기 때문에 다른 치료에 비해 결과가 좋고, 흉터의 발생 또한 아주 적다.

그러나 레이저 치료도 약간은 아프고, 치료 후에 흉터가 남을 수도 있다. 단지 그 기능성이 다른 치료 방법에 비해 적을 뿐이다. 그리고 당뇨·결핵·신장·간장 질환으로 인해 신체의 저항력이나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과 고혈압·특이체질·임신 중인 여성은 레이저 치료에 신중을 가해야 하는 등 제약 요인도 많다. 때문에 치료받을 때는 레이저 전문 치료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는 하지만 전에는 손 놓고 지켜봐야만 했던 고질병들이 하나씩 하나씩 진압되고 있다는 점에서 레이저 빛의 위력은 대단하며 현재의 발전 속도에 견주어 머잖아 모든 피부 질환을 통증 없이 그리고 후유증 없이 치료하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된다.

레이저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은 햇볕이다. 적어도 3~6개월 정도는 자외선을 피해야 하고, 치료 후 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생활화해야 하며, 평소보다 약간 짙은 화장을 하는 것이 좋다.

치료 후 한 달 정도 지나면 치료 부위가 검게 변하는 색소 침착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치료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피부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생리적 현상으로 3~6개월, 길어도 1년이 지나면 저절로 없어지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