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동 목사

(시사매거진257호=장경동 칼럼위원) 저 역시 결혼생황을 하는 동안 한 번도 후회가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입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 부부의 사이가 나빠서라기보다 서로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을 때 후회를 했던 것 같습니다. 또는 상대방의 무리한 요구에 맞추기가 힘들 때 오는 스트레스가 많았습니다. 결국 내가 살아남는 길은 아내에게서 벗어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상대방이 듣기 싫어하면 하지 마십시오. 나는 약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남편(아내)은 독을 먹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요구 또한 마찬가지로 기분 좋을 때는 해도 싫어하면 하지 마세요. 주야장천 요구만 하면 지쳐 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주장에는 다 일리가 있지만 덜 맞는 의견이 있고, 더 맞는 의견도 있습니다. 결정에도 좋은 결정이 있는가 하면 안 좋은 결정도 있습니다. 모든 걸 만족하며 사는 사람은 결단코 없습니다. 대신 많은 걸 포기하니까 행복한 삶을 사는 것입니다.

모든 아내의 남편의 따뜻한 사랑가 챙김을 바랍니다. 그런데 살다보면 요구해도 안 되는 사람이라는 판단이 시기가 옵니다. 그걸 포기하며 살 때 행복한 삶이 찾아오는 거지요.

대부분의 아내들은 식사를 한 후에 설거지를 합니다. 어찌 보며 설거지가 별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어떤 날은 이 설거지하는 것이 죽기보다 싫을 때가 있어요. 그 때 남편이 도와주는 설거지는 수백억 원의 가치가 있을 만큼 위대한 일입니다. ‘아내가 죽기보다 힘든 일을 하며 사는구나’라는 마음의 공감대가 이루어지기 때문이지요.

그걸 깨닫고 나면 아내에게 하는 말일 달라집니다.

“여보, 오늘 힘들었지?”

진짜로 일을 했든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하루 종일 놀았든 상관없이 말입니다. 하지만 그걸 깨닫지 못하면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하루 종일 직장에서 상사에게 깨져 가면서 돈 벌어 가지고 왔는데 당신은 도대체 집구석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야?이건 마음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탓입니다. 마음의 공감대는 수백억 원의 돈보다 더 가치 있고 중요한 것입니다.

성격이 소심한 남편이라면 장난으로라도 아내에게 “사랑해”라고 말해 보세요. 그러면 보통의 아내들은 “별꼴이야”라는 반응을 보입니다. 생전 안 그러던 남편이 이상한(?)말을 하니 무시를 하는 거지요. 그래도 또 해 보십시오. 그리고 또다시 해 보십시오. 그리고 계속해서 해 보십시오. 그러면 그 장난삼아 시작한 말이 어느새 진실로 바뀌는 순간이 올 것입니다.

아내 또한 처음에는 장난으로 그 말을 받아들였을 겁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말을 진실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리고 감동합니다.

분명히 오래 걸립니다. 그러니 한순간에 바꾸려 하지 말고 조금씩 시도해 보세요. 그러면 ‘남편(아내)과 살고 싶으면 바꾸려 하지 말고 포기하자’는 말이 정답이 아니라 ‘함께 살고 싶으면 바꾸어질 때까지 차근차근 노력해 보자’는 말이 정답이 될 것입니다.

이혼해야 할 99가지 이유보다 참고 살아야 할 1가지 이유의 비중이 더 큽니다. 똑같은 1킬로그램이라도 엉덩이 살 1킬로그램보다 머리 무게 1킬로그램이 더 중요하듯이 똑같은 것이라도 더 중요한 것이 있게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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