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는 이유는

(시사매거진257호=임정빈 기자) 암호화폐로 유명세를 타게 된 블록체인 기술, 하지만 ‘암호화폐=블록체인’이라는 등식은 아직도 성립하기 어렵다. 많은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에 눈독을 들이며 연구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산업분야 전반으로 사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블록체인에 대해 알아본다.

카카오페이 서비스를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이유는 바로 기존 공인인증서보다 보안성이 뛰어나면서도 비밀번호 하나로 바로 로그인할 수 있는 접근성 때문이다. 카카오페이 인증서비스는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작년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공인전자문서 중계자 지위를 허가 받았다.

우리도 모르게 사용하고 있는 블록체인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들은 종종 이렇게 말한다. “사용자가 블록체인 기술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 필요는 없다. 우리가 휴대폰 속에 어떤 칩이 들어있고, 그것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몰라도 이미 누구나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미디어에서 ‘블록체인이다, 암호화폐다’ 이슈가 되더라도 일반인들은 “그래서 비트코인이 또 올랐데?”와 같은 가격에만 관심을 가지기 마련이다. 기술적인 문제는 전문가에게 맡기고, 사용자들은 블록체인으로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관심을 두는 것이 블록체인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카카오페이 인증서비스
카카오페이 인증서비스는 카카오톡으로 전달된 메시지를 고객이 전자서명하면 이를 카카오페이가 전자문서로 생성해 이용 기관에 제공하는 서비스다. 카카오톡 이용자는 별도 앱 설치 없이 회원등록 절차를 거친 후 바로 이용할 수 있으며, 이미 카카오페이에 가입한 고객인 휴대폰 본인확인과 계좌 점유 인증만 진행하면 된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전자서명이 필요한 문서(개인정보 수집 동의, 신용정보 조회 동의, 보험청약, 대출계약 등)를 카카오톡에서 바로 처리할 수 있다. 기존의 공인인증서 기반 전자서명과 달리 복잡한 프로그램 설치가 필요 없고 간편한 것이 장점이다. 이러한 장점에 따라 카카오페이 인증서비스가 보험업계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DB손해보험, 신한생명, 한화손해보험, 라이나생명, KT estate 등이 대표적이다. 
카카오페이 서비스를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이유는 바로 기존 공인인증서보다 보안성이 뛰어나면서도 비밀번호 하나로 바로 로그인할 수 있는 접근성 때문이다. 카카오페이 인증서비스는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작년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공인전자문서 중계자 지위를 허가 받았다. 카카오페이 인증서비스를 사용하면 우선 고객센터 녹취, ARS 등으로 진행하던 업무를 전자문서를 대체해 콜센터 대응 시간과 관련 운영비용을 단축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전자서명 기능을 통한 수취 증명 인쇄 및 우편발송 비용도 최소화 할 수 있다. 증권사에서도 이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출시가 블록체인 산업 대중화를 앞당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네이버와 카카오는 인터넷 산업 각 분야에서 수많은 이용자들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이다.(사진_뉴시스)

네이버 vs 카카오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으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블록체인 영역에서 또 한 번 맞선다. 두 회사 모두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며, 블록체인 기반 대중적 서비스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각자 현재 서비스 중인 생태계에서 활용되는 이른바 ‘보상형 코인’을 선보인다는 점도 같다. 검색부터 모바일 메신저, 게임과 동영상, 웹툰, 음원 등 콘텐츠, 인공지능 기반 스피커까지 대부분의 사업영역에서 경쟁하며 국내 인터넷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제2의 인터넷’이라고 불리는 블록체인 영역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지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네이버는 자회사 라인을 통해 ‘링크체인’과 이 링크체인 플랫폼에서 활용되는 암호화폐 ‘링크’를 선보였다. 링크는 링크체인을 통해 출시되는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이용자들에게 기여도에 따라 제공되는 보상형 코인이다. 링크는 향후 출시될 라인의 사용자 보상 기반 콘텐츠는 물론 콘텐츠, 커머스, 소셜, 게임, 암호화폐 거래소 등 다양한 서비스에서 지불 및 보상수단으로 활용된다. 이미 링크는 라인의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박스’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배포되기 시작했다.
카카오도 블록체인 계열사인 그라운드X를 통해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개발했으며, 테스트넷이 공개되었다. 이와 함께 클레이튼에서 구동되는 서비스들도 출시했다. 카카오 역시 클레이튼에서 활용되는 암호화폐 ‘클레이’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클레이도 링크와 마찬가지로 클레이튼에서 구동되는 서비스들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에게 보상 개념으로 지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출시가 블록체인 산업 대중화를 앞당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네이버와 카카오는 인터넷 산업 각 분야에서 수많은 이용자들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 세계 2억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메신저 ‘라인’과 우리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카카오톡’과 연계된 프로모션 등이 진행되면 단숨에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이용자를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
콘텐츠 분야에서의 경쟁이 예상된다. 네이버와 라인은 메신저를 기반으로 게임의 라인게임즈, 웹툰의 라인망가 등 동영상 플랫폼 네이버TV 등 다양한 콘텐츠 분야를 주도하고 있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톡을 게임 서비스에 활용하면서 매출을 끌어올렸던 사례가 있다. 최근에는 웹툰·웹소설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게임 자회사 ‘카카오게임즈’, 음원 플래폼 ‘멜론’을 가지고 있는 ‘카카오M’ 등을 거느리는 콘텐츠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LG유플러스 모나체인
LG유플러스가 휴대전화 분석 및 파손 보험 청구 서비스에 모나체인을 적용하고 있다. 모나체인은 LG CNS의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디지털 인증, 디지털 커뮤니티 화폐, 디지털 공급망 관리 등 3대 핵심 서비스를 제공한다. 
허가형 플랫폼이자, 리눅스 재단의 하이퍼레저 패브릭을 기반으로 개발했다. LG유플러스가 모나체인을 적용하면서 어떤 점들이 변화했을까? 상호간 데이터를 공유하고 동기화한다. 휴대전화 보험금을 지급받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LG유플러스, LG전자, KB손해보험이 공유한다. 
통신 가입자는 보험사에 보험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며, 서비스 센터 수리 내역, 영수증 등의 정보가 보험사와 공유되어 보험 청구를 취하는 수작업 단계와 서류 심사 기간이 줄어들면서 보험금 수령도 더 빨리 할 수 있다. 또한, 보험금 과다 청구를 위한 수리 영수증 조작 등의 서류 위변조 행위도 완전히 차단된다.

슬리버티비(Sliver.tv)
글로벌 블록체인 이스포츠(E-Sports) 스트리밍 플랫폼 ‘슬리버티비(Sliver.tv)’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쎄타(Thera)랩스의 자회사이자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슬리버티비의 디앱은 쎄타 네트워크 위에 구축된 최초의 애플리케이션이다. 이런 슬리버티비가 클레이튼의 초기 론칭 파트너로 함께 하고 있다. 세타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구동되는 비디오 전송 네트워크다. 비디오를 감상하면서 스트리밍 대역폭을 공유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차세대 비디오 애플리케이션이다. 
이를 통해 시청자의 참여를 늘리는 동시 콘텐츠 전송 비용을 절감하게 된다. 세타의 프로토콜을 통해 시청자는 자신의 모든 기기에서 사용하지 않는 대역폭을 통해 다른 시청자에게 비디오를 스트리밍하여 세타 토큰을 얻게 된다. 시청자들은 중앙 서버가 아닌 가까운 서버를 이용해 향상된 품질의 스트리밍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상으로 얻은 토큰으로 프리미엄 서비스, 콘텐츠, 제품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슬리버티비의 디앱은 쎄타 네트워크 위에 구축된 최초의 애플리케이션이다. 세타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구동되는 비디오 전송 네트워크다. 비디오를 감상하면서 스트리밍 대역폭을 공유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차세대 비디오 애플리케이션이다.

블록체인, 일자리 창출의 블루오션
거래비용의 감소와 데이터 위변조 방지 기술을 토대로 블록체인이 다양한 산업과 금융을 비롯해 보험, 교통, 헬스케어, 에너지, 물류와 배송, 음악, 제조, IoT, 소셜 미디어 그리고 공공분야 등 거의 모든 주요 산업 분야에 적용돼 산업구조를 바꿀 만큼 영향력이 클 수 있음을 예상한다. 
따라서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는 만큼 일자리 창출에도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AIST 경영대학의 ‘블록체인 산업의 고용 파급효과 분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10월, ‘ICO/블록체인 연관 기업’의 고용 효과는 7,900명, ‘암호화폐’시장 관련 고용 효과는 2,200명으로 추정되며, 정책적 의사결정과 연간 기대 성장률에 따라 2022년까지 각각 최대 1만 7000개와 3만 8000개의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전 가능성만큼 따라오는 문제점
블록체인 기업들은 기반 서비스를 재편하고 신규 도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관련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년실업 문제가 사회문제화 되고 있지만, 실제 기업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으며,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 블록체인 분야에도 그대로 작용하고 있다. 블록체인 분야의 경우 코어기술을 보유한 경력직 개발자도 필요로 하지만,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는 물론 서비스 개발, 기획에 힘써줄 인재도 필요하다. 최근 페이스북이 암호화폐시장에 뛰어들겠다고 발표하면서 비트코인의 가격이 올라가기도 했다. 
또한, 비트코인 채굴은 금 채굴보다 3배 이상의 전력을 사용한다고 한다. 이렇듯, 사람들은 비트코인 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 돈을 벌 수 있는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한다. 물론 ‘블록체인’은 비트코인만큼 단순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더 어려울 것이 없는 신기술이다. 
일반인이 블록체인에 흥미를 가지고 그 기술을 마스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블록체인이 비트코인을 통해 개발되었고,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통해 나왔듯이, 블록체인을 비트코인처럼 쉽고 편리한 기술로, 좀 더 편안하게 생각한다면 우리 일상생활은 물론, 앞으로 손쉽게, 누구나 이용하는 기술이 되어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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