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디파이(Di-Fi), 금융 시스템 혁신 가져올까

(시사매거진257호=최지연 기자) 최근 블록체인 업계에서 화두로 디파이(De-fi)가 떠오르고 있다. 디파이(De-fi)는 탈중앙화된 금융 시스템(Decentralized Finance)을 칭하는 말로, 탈중앙화 금융시스템의 약자이다. 기존의 금융 산업에 디파이(De-Fi)가 혁신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이더리움을 담보로 하는 대출프로젝트인 ‘메이커다오’는 일찍이 디파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메이커다오에서 발생하는 암호화폐는 담보로 발행되는 스테이블 코인인 ‘다이(DAI)’와 담보대출 수수료에 사용되는 토큰 ‘메이커(MRK)’ 두 가지이다. (사진_메이커다오 홈페이지)

최근 블록체인 업계에서 화두로 디파이(De-fi)가 떠오르고 있다. 탈중앙화된 금융을 뜻하는 디파이(De-Fi)는 예금부터 결제, 대출 등 기존 금융 산업의 전유물들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로 인하여 새롭게 만들어지는 생태계를 말한다. 이미 해외에서는 주목을 받고 있으며,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주목하며 관련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디파이(De-Fi)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탈중앙화 금융, 디파이(De-fi)란
탈중앙화 금융(Decentralized Finance, De-Fi)이란 탈중앙화를 뜻하는 ‘decentralize’와 금융을 의미하는 ‘finance’의 합성어로, 중앙화된 주체 없이 송금, 결제, 대출 등 기존 금융 기관이 주도했던 역할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통해 대체하려는 시도를 말한다. 
디파이(De-fi) 생태계에서는 금융 시스템에서 중개자 역할을 하는 은행, 증권사, 카드사 등이 필요하지 않다.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가 없어도 인터넷 연결만 가능하면 블록체인 기술로 예금은 물론이고 결제, 보험, 투자 등의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즉, 이는 기존 금융 시스템을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나 암호화폐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으로
정부나 기업 등의 중개자 없이 참여자들의 상호작용만으로 운영되는 금융 생태계를 말한다. 디파이는 투자자에게 투명성을 제공해 건전한 금융 시스템을 만들고, 금융 서비스 진입 장벽을 낮추는 장점이 있다. 또한 중개인을 제거해 거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금융 상품 간의 상호 작용으로 각종 금융 시스템이 구축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운영 주체가 없기 때문에 보안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책임을 질 주체가 없어 문제가 되기도 한다.

트루USD(TUSD)’는 미국 달러와 1:1로 교환할 수 있는 가치 안정화 암호화폐이다. 트루USD(TUSD)는 암호화폐 전문 금융서비스 기업들 10여곳과 파트너쉽을 체결하였다. 이들은 TUSD를 활용한 암호화폐 금융상품을 서비스하고 있다. (사진_트루USD 홈페이지)

디파이의 대표적인 서비스 모델들
디파이는 모든 금융이 중개자 없이 P2P를 기본으로, 오직 스마트 컨트렉트에 의존해 시스템이 구현된다.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나 암호화폐가 송금, 결제 등의 기존의 금융 서비스까지 가능한 것을 말한다.
디파이의 대표적인 서비스 모델로는 자산 토큰화(tokenization),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 탈중앙화 거래소(DEX, 중개인이 없이 자산을 P2P 방식으로 관리하는 분산화된 자산 거래소) 등이 있다. 디파이의 대표적인 서비스 모델들을 살펴보자.

자산 토큰화(tokenization)
자산의 토큰화란 자산의 대한 권리를 블록체인 상에서의 디지털토큰(암호화폐)으로 바꾸는 것을 뜻한다. 블록체인은 데이터 변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소유권에 대한 정보가 안전하게 블록체인 상에 저장되어 있는 것을 보장하며, 자산을 디지털 블록체인 상에 올리게 되는 것을 말한다. 
토큰은 경제적 가치를 지닌 하나의 단위로, 토큰화란 특정대상에 대해 경제적 가치를 지닌 하나의 단위로 치환을 의미한다. 현재 토큰화는 주식, 부동산, 금과 같은 전통 자산을 위주로 진행되어가고 있다. 곧 예술, 미디어, 저작권 등 다양한 산업에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토큰화는 어떤 자산이든 높은 유동성과 거래의 편리함을 제공한다. 토큰화에 따라 거래가 편해지게 되면 거래 상대의 폭도 넓어지게 된다. 따라서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한 토큰 거래는 전세계 어디서든 누구나와 가능해진다.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와 연동돼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비변동성 암호화폐다. 기존 암호화폐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달라지는 가치의 변동성으로 인해 상거래용으로 부적합하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투자 목적이 아닌 간편결제 및 송금, 대출, 신용거래 등 금융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대부분의 스테이블 코인은 ‘1코인=1달러’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대표적인 스테이블 코인으로 테더(Tether), 메이커다오, TrueUSD 등이 있다. 

탈중앙화 거래소(Decentralized Exchange)
탈중앙화 거래소인 덱스(DEX)는 중개인 없이 자산을 P2P 방식으로 관리하는 분산화 된 자산 거래소이다. 덱스는 직접적으로 거래소를 운영하고 중재하는 주체가 없다. 덱스 안에서 모든 거래는 P2P를 기본으로,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이루어진다. 또한 덱스를 이용하는 고객들 모두 모든 재산을 각자 보관한다. 
때문에 중앙화 거래소와 달리 해킹의 위험이 없다. 기존의 중앙화 거래소처럼 법정화폐를 입출금하여 암호화폐를 거래하지 않으며, 거래소가 고객의 자산을 보관하고 관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덱스는 중개자 없이 통제를 받지 않으며 전세계 어디서든 누구나와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하다.
 

다날의 페이프로토콜도 암호화폐 결제 대열에 합류했다. 다날은 달콤커피, 도미노 피자, 세븐일레븐 등에서 이미 페이프로토콜 토큰을 통한 결제 환경을 구축했다. (사진_페이프로토콜 이벤트 캡처)

확장중인 디파이(De-Fi) 생태계 
이렇게 탈중앙화 금융 서비스가 새로운 화두로 부상한 가운데, 해외에서는 디파이(De-Fi) 시장이 더욱 확장 되고 있다. 암호화폐 담보대출, 예치 이자서비스 등 암호화폐 관련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늘어나고 있다. 해외에서는 스테이블 코인이 디파이 생태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더리움을 담보로 하는 대출프로젝트인 ‘메이커다오’는 일찍이 디파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메이커다오에서 발생하는 암호화폐는 담보로 발행되는 스테이블 코인인 ‘다이(DAI)’와 담보대출 수수료에 사용되는 토큰 ‘메이커(MRK)’ 두 가지이다. 메이커다오는 사용자가 보유중인 이더리움을 담보로 대출은 ‘다이’로 해주고, 대출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자나 수수료는 ‘메이커’로 갚는 구조이다. 현재 암호화폐 대출 서비스를 지원하는 해외의 많은 플랫폼에서는 메이커다오의 스테이블 코인을 통한 암호화폐 예치 및 대출이 가능하다. 또한 메이커다오와 함께 스테이블코인으로 손꼽히는 ‘트루USD(TUSD)’는 미국 달러와 1:1로 교환할 수 있는 가치 안정화 암호화폐이다. 트루USD(TUSD)는 암호화폐 전문 금융서비스 기업들 10여 곳과 파트너십을 체결하였다. 이들은 TUSD를 활용한 암호화폐 금융상품을 서비스하고 있다. 주로 ‘TUSD’를 맡기고 다른 암호화폐로 대출받거나, ‘TUSD’를 일정기간 예치해 이자를 얻는 방식이다. 셀시어스, 넥소, 크레드, 포켓 등 암호화폐 금융서비스 업체에서 연간 약 8~10% 가량의 예치이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크립토닷컴, 비달리, 나우페이먼트에서는 TUSD를 통한 간편결제가 가능하다. 한편 디파이 생태계에서 활발한 스테이블 코인도 법적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달러와 연동되는 코인이 많다보니 미국에서 증권법 적용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도 디파이 생태계 참여
한편 국내 블록체인 업체들도 디파이 생태계에 속속 참여하고 있다. 이커머스나 커피숍과 같이 기존의 온오프라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결제 플랫폼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테라, 페이프로토콜, 캐리프로토콜 등이 간편 결제 영역에서 빠르게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스테이블코인인 테라는 이미 국내 결제 플랫폼으로 티몬, 배달의민족, 야놀자 등을 확보했다. 최근 동남아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어 글로벌 결제 플랫폼으로 발전하려 노력하고 있다. 다날의 페이프로토콜도 암호화폐 결제 대열에 합류했다. 다날은 달콤커피, 도미노 피자, 세븐일레븐 등에서 이미 페이프로토콜 토큰을 통한 결제 환경을 구축했다. 
또한 국내에서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암호화폐를 이용한 담보 대출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두나무의 자회사 DXM, 벨릭, 델리오 등이 암호화폐를 이용한 예금 및 대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사용자들이 암호화폐 관련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길이 멀어 보인다. 디파이 서비스와 관련된 국내 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만약 국내에서 디파이 서비스를 하더라도 원화서비스를 배제한 채 운영하거나, 해외 법인을 통해 우회적인 방법을 선보여야 한다.  
 
아직 디파이 시장은 국내외 모두 걸음마 단계이다. 암호화폐를 이용한 결제 및 암호화폐를 이용한 대출 서비스 등 암호화폐를 거래했던 사람들을 제외한 일반사람들은 이러한 금융 서비스가 출시했는지 조차 모르고 있다. 또한 실제 결제를 암호화폐로 하는 사람도 드물며, 토큰화된 자산의 사례도 명확히 나오지 않았다. 중개인이 없어 참여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블록체인 기반 신원인증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탈중앙화를 외친 블록체인과 금융의 만남인 탈중앙화 금융인 ‘디파이’의 앞길은 많이 험난해 보인다. 디파이 생태계가 활성화되기 전에 블록체인 생태계가 먼저 자리 잡아야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은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아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2019년이 블록체인 실사용의 원년이 될 것이라 말한다. 또한 디파이 생태계가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이에 앞으로 탈중앙화 금융 ‘디파이’ 생태계가 어떻게 만들어질지, 기존의 금융 서비스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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