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 ‘23 아이덴티티’ 스틸

[시사매거진=박한나] 영화 <23 아이덴티티>는 스토리텔링의 대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과 <인시디어스>(2010), <파라노말 액티비티>(2007) 등을 제작한 호러 영화의 명가 블룸하우스가 <더 비지트>(2015) 이후 다시 의기투합해 스릴러 장르에서 최고의 시너지를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 비지트>는 북미 개봉 이후 제작비 11배 이상의 수익을 기록하며 2015년 개봉한 호러 스릴러 영화 중 오프닝 수익 1위를 차지해 화제를 모았다. 이어 <23 아이텐티티>가 개봉과 동시에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서면서 명실상부 스릴러 장르 영화의 흥행 콤비임을 입증했다.
 
여기에 <레미제라블>의 의상 디자이너 파코 델가도와 <장고: 분노의 추적자> 미술감독 마라 르페르 슈루프가 가세해 M. 나이트 샤말란 감독 특유의 섬뜩한 비주얼을 완성했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과 제작진은 감독의 완벽한 스토리보드로 수차례 아이디어 회의를 거쳐 캐릭터와 공간의 변화에 따라 브라운, 그레이, 블루 등 전략적인 색채를 구성해야만 했다. 

이에 파코 델가도 디자이너는 <23 아이덴티티>의 의상에 대해 “삭막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파코 델가도는 삭막한 톤을 유지하면서도 각 캐릭터에 개성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했다. ‘케이시’는 자신의 몸을 감추는 오버사이즈 의상으로 패션에 관심이 없고 친구들과 어울리려고 하지 않는 그녀의 성격을 표현했고, ‘케빈’의 심리 치료를 담당하는 ‘플레처’ 박사는 그녀가 학자임을 강조하기 위해 과하게 멋을 부리지 않은 단일한 색상의 의상으로 디자인했다. 그중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은 제임스 맥어보이가 연기하는 ‘케빈’ 속 다양한 인격들이다. 

상상력이 풍부한 인격체 ‘배리’는 부드러운 색감의 울 소재 의상으로, 9세 소년 ‘헤드윅’은 학교 가는 소년들에게서 영감을 얻은 밝은 색상의 트레이닝복으로 설정해 제임스 맥어보이의 연기에 섬뜩함을 더했다. 결벽증 환자인 ‘데니스’는 정갈한 느낌을 주는 셔츠와 바지, 안경으로 개성을 더했고 여성 인격체인 ‘패트리샤’는 구두와 목걸이 등 액세서리를 이용해 표현했다. 

이어 스토리가 주로 진행되는 ‘케빈’의 비밀스러운 지하 공간 역시 <23 아이덴티티>의 프로덕션 포인트 중 하나다. 벽마다 색의 채도에 변화를 주어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이에 대해 미술감독은 “<23 아이덴티티>는 이야기 속에 많은 것이 내포되어 있는 영화이다. 공간의 모든 곳에 힌트가 있고, 은연중에 드러나는 이러한 힌트들은 관객들의 추리력을 자극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23 아이덴티티>는 M. 나이트 샤말란 감독과 헐리우드 최고 제작진의 성공적인 협업을 통해 완성된 프로덕션으로 강렬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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