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서울 상경 및 정치적 발언, 예능프로 출연으로 존재감 드러내

원희룡 지사가 서울대 82학번 동기인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게 그만 두라고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사진_원더풀 TV)

[시사매거진/제주=김법수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최근들어 서울을 상경하는 날이 많아지고 있으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보수통합의 뜻을 같이 하기도 했다,

원 지사는 지난달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위기극복 대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하는 한편 보수통합의 견해를 밝히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야권의 통합을 주도할 기회를 줘야 한다 말하는 등 향후 원 지사의 정치행보가 심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지난 27일에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원더플 TV에서 서울대 82학번 동기인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게 "기득권화된 386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라고 말하며 동시대 386을 욕보이지 말고 그만두라"고 강도 높은 직격탄을 날렸다.

9월 1일 방송된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이하 당나귀 귀)를 비롯 지난 6월부터 3개월 동안 틈틈히 공중파 TV 예능프로그램과 케이블 채널 가리지 않고 출연하며 본인의 존재감을 지속적으로 알려나가면서 여기저기서 의문부호를 갖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난 달 30일에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송창권 의원(외도, 이호, 도두, 더불어민주당)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치인 원희룡씨에게 묻겠다. 내년 서울에서 총선 나가려고 하느냐 아니면, 내년 중앙정치 지형이 바꿔질 때 보수통합의 한 축을 염두에 두면서, 지사 자리 팽개치고 여의도 정치에 올인하려는 것이냐”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한편 원 지사의 이같은 행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외연을 확장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임팩트 있게 알리고 싶어하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원희룡 지사가 재임하고 있는 제주지역 민심의 눈초리는 좋게만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영리병원 허용과 제2공항 강행 등의 이유를 들어 진보정당 등 9개 시민사회단체 등으로구성된 제주민중연대는 지난달 30일 ‘원희룡 퇴진운동의 방향과 전망’이라는 토론회까지 개최하며 제2공항 추진 등과 관련해 원 지사에 대한 주민소환운동 문제 논의를 시작했다.

또한 예래동 휴양주거단지 대법원 판결에 이은 후속초치와 제주시 봉개동 쓰레기 매립장 사태 등 많은 지역 현안들이 산재해 있는데도 불구하고 원희룡 지사의 연이은 중앙정치 행보에 실망한 도민들의 비난이 늘어나고 있다.

원희룡 지사는 분명 제주가 낳은 인물이며 본인의 정치철학도 확고한 차기 잠룡으로 평가되는 후보군 중에 한명이다. 대입학력고사 전국수석, 서울대 수석입학, 사법고시 수석합격을 차지하며 어린시절부터 정말 수석을 놓쳐본적없는 수재이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촛불혁명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정국속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독주와 야당출신 무소속 후보에 한계에도 불구하고 제주의 아들 원희룡을 전국적인 큰 인물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많은 도민들이 그를 선택해주면서 당선됐다.

원 지사는 지난해 제주특별자치도지사로 다시 당선되며 취임식에서 제주도민만 바라보고 담대하게 나가겠다”고 했다. 지난 5월에는 “내년 총선에 관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중앙정치에 개입하거나 정당 가입하는 일은 없다”고도 했다.

원희룡 지사의 임기는 3년이나 남아있다. 오직 도민만 바라보며 협치와 소통을 강조했던 지난날을 돌이켜 보며 앞으로의 임기동안은 좌고우면(左顧右眄) 하지 말고 정말 도민만 바라보면서 도민의 일꾼으로서 산재해 있는 지역의 현안들을 먼저 잘 해결하는 것이 잠룡으로서 제주가 낳은 큰 인물이라는 수식어에 더욱 부합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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