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스크린으로 즐기는 웨스트엔드 화제작! (9/19-29)

(사진제공=국립극장)

[시사매거진=강창호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김철호)은 오는 9월 19일(목)부터 9월 29일(일)까지 NT Live ‘리어왕(King Lear)’과 ‘디 오디언스(The Audience)’를 달오름극장에서 상영한다. NT Live(National Theatre Live의 약칭)는 영국 국립극장이 영미권 연극계의 화제작을 촬영해 전 세계 공연장과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서는 국립극장이 최초로 2014년 3월 NT Live를 도입해 지금까지 총 16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새 시즌에도 국립극장 NT Live는 독보적인 연기력과 연출력으로 주목받은 작품들을 엄선해 선보인다. 9월 상영작은 ‘리어왕’과 ‘디 오디언스’ 두 작품이다. 각각 다른 시대 속에서 절대군주의 고뇌를 엿볼 수 있는 무대로 국내에 소개된 적 없는 화제작이다. 세계적으로 연기력을 인정받는 두 배우, 이언 매켈런(Ian McKellen)과 헬렌 미렌(Helen Mirren)이 각각 리어왕과 엘리자베스 2세로 열연해 관객의 기대감을 한층 높이고 있다.

백발의 명배우, 이언 매켈런이 연기하는 ‘리어왕’

연극 ‘리어왕’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동명의 문학 『리어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2017년 9월 치체스터 페스티벌 시어터(Chichester Festival Theatre)에서 초연했다. 영화 ‘반지의 제왕’의 ‘간달프’ 역으로 잘 알려진 배우 이언 매켈런이 주연을 맡아 더욱 화제를 낳은 작품이다. 이언 매켈런은 ‘리어왕’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동시에 노쇠하고 세상을 보는 눈을 잃어버린 한 인간으로서 리어왕의 모습을 세밀하게 묘사해냈다. 그는 “무대 위 리어왕의 모습을 보며 누군가는 자신의 부모 혹은 조부모를 떠올릴 테고, 누군가는 도널드 트럼프를 떠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국립극장 NT Live로 만나게 되는 ‘리어왕’은 2018년 런던 듀크 오브 요크 극장(The Duke of York’s Theatre) 무대에서 재공연한 버전이다. 당시 이언 매켈런(1939년생)은 극 중 인물인 리어왕과 여든 살의 같은 나이로 이질감 없이 완벽하게 배역에 몰입해 평단과 현지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강력한 권력 뒤에 가려진 인간의 그림자를 그린 NT Live ‘리어왕’은 9월 19일(목)부터 22일(일)까지 그리고 28일(토)에 총 5회 상영된다.

헬렌 미렌의 ‘디 오디언스’

‘디 오디언스’는 1952년 즉위한 이래 60년 넘도록 왕좌를 지키고 있는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이야기를 다룬다. 공연 제목인 ‘디 오디언스’는 엘리자베스 2세가 집권 기간 동안 매주 화요일마다 총리와 행하는 비공개 접견을 일컫는 말이다. 접견은 철저히 비밀리에 부쳐져 그들이 어떤 대화를 주고받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무대 위의 모든 대화는 상상해서 연출한 것이지만, 사실적인 대사와 연출, 생생한 연기가 관객을 빠져들게 한다. ‘디 오디언스’는 막강한 제작진과 출연진의 호흡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극본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작가 피터 모건(Peter Morgan)이 썼으며, 영화·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연출가 스티븐 달드리(Stephen Daldry)가 연출했다. 영화 ‘더 퀸’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으로 분해 2007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헬렌 미렌이 연극에서도 다시 한 번 엘리자베스 여왕 역할을 맡았다. 헬렌 미렌은 이 작품으로 2013년 제37회 로런스 올리비에 어워즈 여우주연상, 2013년 제59회 이브닝 스탠더드 시어터 어워즈 여우주연상, 2015년 제69회 토니 어워즈 여우주연상을 휩쓸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이번에 상영하는 ‘디 오디언스’는 2013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공연된 버전으로 올해 영국 NT Live 10주년 기념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반세기의 시간을 오가는 대화로 담아낸 ‘디 오디언스’는 9월 26일(목)부터 29일(일)까지 총 4회 상영된다.

NT Live는 2009년 시작해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 65개국의 900만 명 관객과 만났다. 다각도로 설치된 카메라로 배우의 섬세한 내면 연기마저도 포착해내, 실제 객석에서 관람하는 것 이상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NT Live의 장점이다. 세계 연극계의 최신 경향을 국내에서 자막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흥행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에서는 국립극장이 2014년 처음 상영했고, 이후 완성도 높은 화제작을 소개하며 관객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현재 국립극장 NT Live는 누적 관객 수 54,581명을 기록, 이제는 국립극장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를 증명하듯 2019-2020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의 라인업이 공개되자마자, 두 개의 작품을 묶어 판매하는 NT Live 패키지 티켓이 판매 개시 2일 만에 완판되었다. 국립극장 NT Live의 5년째 계속된 히트 기록에는 전석 2만원이라는 합리적 가격도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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