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디리턴 연구소 신명숙 소장

[시사매거진=전진홍 기자] 조선시대 명의 허준은 동의보감에서 `머리는 차갑게, 발은 따뜻하게 하라`고 썼다. 한방에서 상반신이 차고, 하반신이 따뜻하다는 것은 기의 흐름이 원활하고 조화롭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심한 현대인은 머리와 가슴에 열이 많아 상반신이 뜨겁다. 이는 당연히 기의 흐름도 좋지 못하다.

반신욕은 체온보다 약간 높은 38~40도 정도의 더운 물 속에 명치 끝 아랫부분을 담그는 목욕법으로. 하반신을 따뜻하게 하고 상반신의 열을 내려 인체의 기온을 조화롭게 한다.

이 같은 이유로 현대인에게 적합한 목욕법으로 최근 반신욕이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 두 팔은 욕조 밖에

욕조에서는 어깨나 팔 부분은 물 속에 넣지 말아야 한다. 너무 춥다고 느껴지면 어깨에 수건을 두르거나 20~30초 이내에서 어깨까지 물을 담가도 된다. 10분 정도 지나면 머리나 팔, 얼굴, 가슴에서 땀이 나기 시작하고 몸이 더워져 욕실 밖으로 나와도 찬 기운을 느끼지 않는다. 물이 너무 뜨거우면 몸에서 방어벽이 생겨 열기가 몸속으로 충분히 전달되지 못할 수 있다.

운동을 한 후나 근육통이 있다면 물 온도는 41~43도가 좋다. 41~43도의 물은 근육을 부드럽게 해 근육통과 어깨 결림을 완화시켜 준다.

반신욕을 끝내고는 땀 정도만 씻어도 되고 비누칠해서 샤워를 해도 된다. 목욕 후에는 발의 따뜻한 기운을 보전하기 위해 두꺼운 양말을 신고 바지를 입는 게 좋다. 반면에 상의는 최대한 얇게 입는다.

반신욕은 저녁을 먹고 2시간 후, 잠들기 1시간 전이 가장 적당하다. 하루의 스트레스와 긴장을 풀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땀을 뺀 후에는 휴식을 취해 주면 더욱 효과적이며 아침에는 가볍게 5분 정도, 저녁에는 체력에 따라 10분에서 20분 정도 반신욕을 하면 건강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집 안에 욕조가 없거나 욕실이 춥다면 족탕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40~43도의 약간 뜨거운 물에 발목 아랫 부분을 담그는 족탕법도 반신욕과 비슷한 효과가 있으나 시간이 오래 걸린다.



◆ 혈액순환에 특효

반신욕을 하며 혈관이 열려 온 몸의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몸의 독소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효과가 있다.

몸에 열이 많은 고혈압 환자나 심장에 열이 많은 심장질환 환자도 반신욕이 도움이 된다. 이들은 전신욕을 하면 몸 전체의 열이 높아져 좋지 않다.

반신욕을 하면 천식의 발작이 완화되고 숨이 막힐 듯한 증세가 줄어드는 대신 기침과 가래가 나온다. 기관지에서 나오는 가래도 몸 안의 독소이므로 계속 내뱉는 것이 좋다.

감기는 냉(冷)으로 생긴 병독을 몸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나타나는 현상인 만큼 냉을 치유하는 반신욕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전신욕은 감기에 좋지 않다.

반신욕은 가벼운 복통의 진정에도 도움이 된다. 따뜻한 물로 배를 따뜻하게 해 경련을 일으키는 내장의 근육을 풀어주기 때문이다.

또한 방광염이나 만성전립선염에도 반신욕이 좋다.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환부 세포 하나 하나가 활기를 띠어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생리불순이나 생리통, 냉증 등의 부인병을 치료하는 건강법으로도 반신욕이 권장된다. 부인병은 대부분 하반신이 차서 오는 질환이기 때문에 반신욕이 좋은 치료법이 된다.

한편 소음인은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이 건강에 좋지 않으므로 5분에서 10분 정도로 가볍게 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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