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의 오브제 문화사 1권 ‘귀족의 시대 탐미의 발견’, 2권 ‘부르주아의 시대 근대의 발명’

왼쪽부터 1권 ‘귀족의 시대 탐미의 발견’, 2권 ‘부르주아의 시대 근대의 발명’ (저자 이지은 | 출판사 모요사 출판사)

[시사매거진=신혜영 기자] 이지은 작가의 전작 「귀족의 은밀한 사생활」과 「부르주아의 유쾌한 사생활」이 각각 「귀족의 시대 탐미의 발 견」과 「부르주아의 시대 근대의 발명」으로 전면 개정되어 출간됐다. 수년 전 출간 당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두 책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됐다.

그림 속에 묘사된 오브제를 통해 그 시대의 문화와 삶을 들여다보는 콘셉트는 동일하게 유지하되 새롭게 공개 된 자료들을 추가하고 ‘루이 14세의 죽음’이나 ‘동양 오브제의 유럽 전래’ 같은 최근 전시들에서 밝혀진 내용들을 이번 개정판에 꼼꼼하게 보강해 넣었다.

‘이지은의 오브제 문화사’ 1권 「귀족의 시대 탐미의 발견」은 16세기 초엽부터 나폴레옹 1세가 등극한 19세기 초까지 400년에 이르는 시기를 다룬다. 2권 「부르주아의 시대 근대의 발명」은 이른바 ‘모던modern’을 통째로 발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19세기 중후반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하지만 책에는 한 시대를 정의하는 딱딱한 전 문 용어나 관념적인 설명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당대인의 삶 속에 녹아든 구체적인 사물의 형태와 유행의 변화를 보여준다.

거대한 역사적 담론이 아니라 일상 속으로 파고드는 미시적인 시각으로 당대의 삶을 실감나게 풀어내는 저 자의 역량은 이 두 권의 책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 프랑스 크리스티 경매 학교, 프랑스 1대학, 프랑스 4대학에서 미술사와 박물관학을 전공했고 오브제아트 감정사이기도 한 저자는 바로 그 시대로 돌아가 당대인들과 일상을 함께 호흡하는 듯 한 독특한 구성으로 읽는 이로 하여금 당시를 생생하게 체험하게 해준다. 저자는 이를 위해 1권 에서 560여 장의 도판을, 2권에서 700여 장의 진귀한 도판을 선별해 텍스트의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책을 완성했다.

‘이지은의 오브제 문화사’ 시리즈는 역사서로도 풍속사로도 정의될 수 없는 뼈와 살이 붙어 있는 풍성한 문화사다. 이 두 권의 책과 함께 현대 삶의 뿌리가 닿아 있는 역사의 한순간으로 떠나는 모험을 즐겨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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