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의 익숙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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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의 익숙한 풍경
  • 장경동 칼럼위원
  • 승인 2019.08.0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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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동 목사

(시사매거진256호=장경동 칼럼위원) 저는 택시를 타면 집 앞까지 안 갑니다. 제가 조금 걸어가면 되니까요. 택시기사를 힘들게 하는 게 싫어요. 이렇듯 남자들은 남을 배려하고 관대하게 행동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해 버리면 아내는 애 둘에 짐까지 챙기느라 더 고생을 합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남편들은 무의식적으로 ‘가족이니까 이해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거지요. 그러나 아내 입장에서는 ‘아내나 아이보다 남이 더 중요한가 보다’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남 생각해 주는 만큼 나도 좀 생각해 줘”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어떤 때는 남편보다 친구가 더 가족 같다고 느낄 때도 있습니다. 아픈 나의 건강을 챙겨 줄 때라든지 또는 남편보다 내 상황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을 때 등입니다.

하지만 이건 남편의 무관심 때문이라기보다는 남자와 여자의 뇌구조 차이에서 오는 문제입니다. 남자들은 대개 여자가 아프면 위로보다는 이성적으로 “병원에 가!” 한마디 해 주는 것으로 끝납니다. 하지만 여자들은 그것보다는 “어떡해, 괜찮아?”라고 위로해 주는 친구의 말을 더 고마워합니다.

남편 또한 서운함을 토로합니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 저녁 늦게 집에 들어갔지만 아내와 아이들은 아빠가 온 줄도 모르고 이미 깊은 잠에 빠져 있습니다. 남편은 다시 새벽에 혼자 힘겹게 일어나서 출근해야 합니다. 이때의 서운함은 말로 할 수 없습니다.

문제 있는 부부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대화하기보다는 안 좋은 쪽으로 계속해서 대화한다는 것이지요. 마음과는 달리 부정적인 어투의 대화는 상대방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그래서 마음은 그렇지 않을지라도 자꾸 서로에게 화살을 돌릴 수밖에 없습니다.

부부 사이에 “아, 이제 당신도 50이나 됐구나”라고 표현하면 좋은 대화이지만 “으이구~ 당신이랑 벌써 30년이나 살았어. 정말 지겨워”라고 말하면 나쁜 대화입니다. 부정적인 대화를 하면 갈등만 생깁니다. 부부간의 대화가 원활하지 못하다면 함께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지요.

며느리는 저를 보면 반가운 마음에 언제 “어머, 아버님!”하면서 포옹을 해 줍니다. 그러면 나는 속으로는 좋으면서도 “네 신랑 껴안아라”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도 저도 모르게 같이 안아 줍니다.

그 모습을 보고 제 딸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빠와 30년 이상을 살면서 한 번도 저렿게 못 해 봤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려운 아빠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라고 결심했답니다. 그리고 지금 만날 때마다 서로 안아 주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이 익숙한 우리 가족의 풍경이 되었습니다.

이렇듯 부부 사이에도 코드를 살려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로 간에 남보다 못한 대화나 행동을 하는 부부는 노력으로 바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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