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공포 스릴러 연극 『흉터』의 집필·연출가를 만나다.

포스터

[시사매거진=김성민 기자]2019년 6월 1일, 대학로 공포 연극 『흉터』가 대학로에 다시 상륙했다. 제작사 아트플러스씨어터와 기획사 대학로발전소가 함께 하는 이 연극은 ‘공포 심리 미스터리 연극’이라는 타이틀로 대학로를 다시 찾았다. 영원히 아물지 않는 상처. 『흉터』를 집필하고 연출하고 있는 석봉준 연출가를 만났다.

연극 『흉터』의 작품 집필과 연출을 맡게 된 계기에 대한 물음에 석봉준 연출가는 “평소 산행을 즐겨하다 보니 산을 주제로 한 작품을 써보는 게 어떠냔 권유와 반전이 잘 느껴지는 스릴러물을 좋아해서, 산과 관련한 스릴러물을 쓰면 재미있겠단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라 답했다.

그는 “주인공 ‘재용’의 심리 표현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재용’의 시점에서 심리를 드러낼 때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 없는 행동을 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소름 끼치는 장면을 보이려고 노력했어요. 극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해 드라마를 극적으로 몰아가려고 노력하기도 했고요.”라며 작품 구상을 할 때 자신이 중점을 둔 부분에 관해 설명했다.

연극을 만들어 나가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이 아닐까? 평소 관객 모니터링을 하냐는 질문에 “2012년에 흉터를 처음 올리고 초반 일 년간은 빼놓지 않고 모니터링을 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혼란스러웠습니다. 하나하나의 관객의 눈치를 보다 보니 내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싶더라고요. 결국, 그렇게 계속 수정하던 작품을 원점으로 돌려 다시 시작했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한 달에 두어 번 모니터링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한 달에 삼 일 정도는 조금씩 수정을 거치는 과정을 반복 중입니다.”라며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한다고 답했다. 더불어 “관객들의 열띤 반응을 보면 최고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며 관객들의 존재는 연극을 계속할 수 있는 힘이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이 연극 『흉터』를 어떻게 기억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는 “좋은 작품보다는 끔찍한 작품”이 되길 빈다고 말을 꺼냈다. “공연을 보고 난 후 집에서 잠들기 직전에 다시 한 번 생각나는 작품이 되고, 100명이 한 번 보기보단 1명이 백 번을 보는 작품이길 바란다.”고 답했다.

향후 작품에 대해서도 질문을 건네자 석봉준 연출가는 “원래 흉터를 시작으로 ‘기억 3부작’을 쓰고 싶었어요. 그 중 『기억의 숲』이라는 작품을 두 번째로 두고 마지막 세 번째 작품을 써야 하는데 아직 쓰질 못했습니다. 이 작품도 다른 작품들처럼 기억의 왜곡과 관련한 작품으로 꼭 완성시키고 싶습니다.”라며 집필 계획을 밝혔다. 또한 “8월에 『검은 방』이란 공연이 남해 국제 탈공연장에서 초청되어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9 도담도담 페스티벌에서 10월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대족』이라는 작품의 연출을 맡게 되었습니다.”라며 연출과 관련한 계획도 덧붙였다.

석봉준 연출가는 현재 연극 『흉터』의 집필과 연출을 동시에 맡고 있다. 그에 따른 어려운 점에 대해 질문하자 “크게 힘든 점은 없습니다. 다만 글과 연출을 동시에 맡다보니 상상의 한계가 있다는 점은 아쉽네요. 작가로서는 제한 없이 마음껏 상상하며 쓰고 싶지만 연출적인 면을 생각하면 극장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써야하니까요. 그런 한계가 어려운 부분이라면 어렵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처럼 작품 집필과 연출을 함께 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너무 신중할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많이 배우고 느끼며 공부해야 합니다. 거침없되 많은 시간을 써야 해요. 제가 존경하는 연출가이자 작가님인 선욱현님께서 말씀하신 게 있습니다. 글을 쓴 작가가 어머니라면 그 글을 연출하는 사람은 아버지라고. 그렇다면 작·연출을 하는 사람은 부모의 역할을 혼자서 해야 하는 겁니다. 또, 자식이 부모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흘러가겠습니까? 절대 그렇지 않잖아요. 작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절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흘러가지 않죠. 하지만 부모가 자식을 포기하지 않듯, 작품 역시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키워 가면 됩니다.”

또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귀신도 아닌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중에서도 그 사람이 지은 죄가 가장 무섭죠. 관객분들께서 죄책감의 무게가 이토록 무겁구나, 하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며 관객들에게도 메시지를 전했다.

자신에게 『흉터』란 어떤 작품인가에 대해 묻자 “한때는 너무 지겹고 싫었습니다. ‘너 때문에 내가 다른 작품을 못하고 있는 거야’라며 원망했었고, 7년 내내 똑같은 모습만을 보고 있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그간의 모든 애정이 담겨있는 작품입니다. 앞으로도 평생 함께할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모든 분이 보면 좋겠지만, 특히 반전영화나 연극, 스릴러나 코미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봐야 하는 연극으로 연극 『흉터』를 추천 드린다.”며 연극 추천을 잊지 않았다.

다시 보고 싶은 연극 <흉터>는 평일 8시, 주말 및 공휴일은 3시, 6시에 진행하며 월요일은 쉰다. 만 13세부터 관람이 가능하고 극장은 대학로 미마지아트센터 풀빛극장이며 자세한 정보는 인터파크 티켓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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