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김민건 기자] 고의로 범죄를 저지른 경우와 실수로 타인에게 피해를 준 경우는 법적으로 명백히 구별되며 처벌수위가 크게 달라진다.

예컨대 다른 사람이 상처를 입은 경우에, 고의로 상처를 입게 하였다면 상해죄가 성립하여 7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해지는 반면 실수로 상처를 입게 한 경우에는 과실치상죄가 성립하여 5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에 그치게 된다.

그러나 강간죄의 경우에는 상해에 대한 고의 여부에 따라 그 처벌이 달라지지 않는다.

강간의 기회에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강간상해죄와 강간치상죄로 죄명은 구별되나, 두 죄 모두 동일하게 무기 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해당한다.

이러한 경우를 ‘결과적 가중범’이라고 하는데, 상해에 대한 고의를 묻지 않고 동일하게 처벌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강간상해죄나 강간치상죄는 피해자의 상해 발생이라는 결과에 주목하여 강간죄에 비해 가중처벌하고 있다. 형법에서 ‘상해’는 생리적 기능의 훼손을 의미한다. 주의할 것은 ‘처녀막 파열상’은 확고하게 상해로 인정되고 있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와같이 외부적인 상처가 없는 정신적 상해의 경우에도 상해로 인정될 수 있다.

그런데 실제로 성관계를 하지 못해 강간이 미수에 그쳤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다면 강간상해죄나 강간치상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한다.

예컨대, 강간을 시도하면서 상대방의 반항을 억압하는 과정에서 폭행을 가하여 상해를 입혔다면 어떠한 이유로든 간음에 이르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강간상해∙치상죄가 성립하게 된다.

사진_이현중 변호사

강간상해∙치상죄는 피해자를 강간하였다는 것을 넘어 피해자에게 상해까지 입혔다는 점에서 그 불법성이 매우 큰 범죄에 해당하고, 무작정 혐의를 부인하다 구속되거나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피해자와 합의를 하더라도 가볍게 끝나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사건 초기부터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상황에 맞게 적절한 대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이현중 변호사는 경찰대를 거쳐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의정부지방검찰청 검사직무대리, 법무법인 세종을 거쳐 현재 더앤 법률사무소에서 형사 전문 변호사로서 활동하고 있으며, 서울송파경찰서와 서울영등포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전문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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