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공도현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은 23일 낸시 펠로시(민주) 미국 하원의장과 오오시마 타다모리(大島理森) 일본 중의원 의장에게 각각 친서를 발송했다.

문 의장은 친서를 통해 "자유공정무역에 반하는 일본의 부당한 조치는 유감스러우며 '화이트리스트' 제외와 같은 추가 조치가 이뤄질 경우 한일 관계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진전될 가능성을 우려한다"며 "일본은 추가 조치를 자제하고 조속히 외교적으로 해결해나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특히 낸시 펠로시 의장에 보내는 친서에는 "한미일 안보협력의 기본 정신과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상황 악화의 가능성에 대해 깊이 숙고하는 게 모두를 위해 옳다고 생각하며 미국에서 적절한 역할을 해주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한민수 국회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방미단과 방일단이 문 의장의 친서를 지참하고 방문하기 전 외교 채널을 통해 친서를 전달한 이유는 일본 각의에서 이번주 중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그렇게 되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어 오늘 오후 긴박하게 미일에 각각 친서를 발송했다"고 전했다.

한충희 국회 외교특임대사는 "친서에는 어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채택된 일본 경제 보복 철회 촉구 결의안 내용도 포함됐다"며 "일본 각의는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일주일에 두차례 열리는데 24일 이후에는 언제든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을 할 수도 있다고 알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문 의장의 엄중한 메시지를 일본 측에 보내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행정부도 중요하지만 미국과 일본 의회의 생각도 중요하다"면서 "한일 양국관계의 큰 틀과 한 미 공조의 큰 틀 등을 강조해 의회가 행정부, 일본 정부에 대해 협의를 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는 차원에서 의회에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는 건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 특임대사도 "우리 사절단은 원본을 가지고 방문해 다시 한 번 문 의장과 대표단, 한국 국회의 뜻을 직접 설명하면서 강화시킬 수 있는 2단계 방법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한편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단장으로 여야 의원 8명으로 구성된 방미단은 24일 오전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한다. 방미단은 워싱턴에서 26일(현지시간) 한미일 의원회의에 참석한 뒤 다양한 외교활동을 펼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