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혼? 중년감성을 ‘콕’ 집어낸 연극 맛집, KFC 앞으로 손님들이 줄섰다, 7월 28일까지 대학로 공간아울 극장

졸혼? 중년감성을 ‘콕’ 집어낸 연극 맛집 ‘깻잎전쟁’에서 맛깔스런 연기를 선보이는 육미라(향미, 아내 역), 이원발(훈남, 남편 역) / 사진=시사매거진 하명남 기자

[시사매거진=하명남 기자] 중년감성을 표방하며 졸혼?을 소재로 한 연극 ‘깻잎전쟁’이 드디어 터졌다. 대학로에 중년 관객들이 돌아왔다. 지난 17일 연극이 처음 시작된 이후 중년의 빠른 공감대와 입소문으로 매회 30명 이상씩 유료관객이 증가하더니 이제 200여 석 극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급기야 객석 앞 무대에도 관객을 들여야 하는 20여 년 전에나 있을 법한 풍경도 벌어졌다. 마치 7080콘서트 프로그램이 처음 등장할 때 중년의 목마름이 봇물처럼 터져 나온 것처럼 대학로 KFC 앞으로 관람객들의 긴 줄 행렬은 연극 ‘깻잎전쟁’의 히트를 말해주고도 남음이다. 바야흐로 2019년 7월 대학로에 연극 맛집 ‘깻잎전쟁’이 탄생했다.

 

졸혼? 중년감성을 ‘콕’ 집어낸 연극 맛집 ‘깻잎전쟁’에서 맛깔스런 연기를 선보이는 육미라(향미, 아내 역), 이원발(훈남, 남편 역), 최동엽(호텔 주인), 조혜수(진주, 호텔 주인의 며느리 역) / 사진=시사매거진 하명남 기자
졸혼? 중년감성을 ‘콕’ 집어낸 연극 맛집 ‘깻잎전쟁’에서 맛깔스런 연기를 선보이는 육미라(향미, 아내 역), 이원발(훈남, 남편 역), 최동엽(호텔 주인), 조혜수(진주, 호텔 주인의 며느리 역) / 사진=시사매거진 하명남 기자

 

연극 맛집의 비법! ‘담아내고 풀어내고 단골집으로 찜한다.’

현대사회에 중년들이 겪고 있는 현실 이야기...졸혼?, 황혼 이혼? 등 중년들의 고민들이 현실 문제로 다가오는 적절한 시기에 작품 소재로 ‘콕’ 집어 맛깔스레 담아냈다. 모든 맛집이 그러하듯 중년 감성 소스로 특별한 비장의 무기를 장착했다. 사소한 깻잎 한 장 놓치지 않은 CPBC드라마 박민형 작가의 감각이다.

손님들에게 음식을 배달하는 최전선에는 육미라(향미, 아내 역), 이원발(훈남, 남편 역), 최동엽(호텔 주인), 조혜수(진주, 호텔 주인의 며느리 역) 배우들의 맛깔스런 연기 서비스가 작품을 한층 멋지게 풀어낸다. 카운터에는 김수형 연출의 손님들과 식당 전체를 통찰하는 섬세한 서비스가 돋보인다. (더블 캐스팅... 이화영, 한기중, 박경근 출연), 식당 카운터부터 음식을 나르는 서비스까지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다.

손님? 손님은 잘 차려진 밥상을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된다. 20년 만에 찾은 대학로 KFC 햄버거의 맛을 기억하듯 손님들 자신의 내면의 이야기로 버무려진 맛깔스런 음식에 깔깔대며 먹는다. 맛난 음식을 접하게 되면 가끔은 부모님, 남편, 아내 그리고 옛 생각이 떠올라 울컥하기도 한다. 연극의 짧은 장면을 위한 암전 시간에는 재빠르게 눈물을 훔치는 손님들을 훌쩍이는 소리로 알 수 있다. 마침내 1시간 30분의 모든 식사를 마치고 나면 손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이구동성으로 맛있다는 진심의 박수를 길게 보낸다. 그리고 “다음에 친구들 모임으로, 부모님께 효도선물로...예약할게요...너무 맛있네요. 감사합니다”며 단골집으로 미리 찜한다.

 

졸혼? 중년감성을 ‘콕’ 집어낸 연극 맛집 ‘깻잎전쟁’에서 열연하고 있는 육미라(향미, 아내 역), 이원발(훈남, 남편 역) / 사진=시사매거진 하명남 기자
졸혼? 중년감성을 ‘콕’ 집어낸 연극 맛집 ‘깻잎전쟁’에서 배우 육미라(향미, 아내 역)의 열연 / 사진=시사매거진 하명남 기자

 

졸혼? 중년감성을 ‘콕’ 집어낸 연극 맛집 ‘깻잎전쟁’

향미와 훈남은 25주년에 가지 못한 은혼여행을 5년 늦게 떠나게 된다. 훈남의 회사일로 날짜를 잘못 잡은 부부는 폭우를 뚫고 딸이 미리 예약해 둔 신혼여행 때 묶었던 마도로스 출신 마도(호텔주인)와 그의 며느리(호텔관리인) 진주가 운영하는 호텔에 머물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각자의 방에서 지내는 게 습관화 된 향미와 훈남은 호텔방에 함께 기거하는 것이 불편하기만 한데... 결국, 사소한 문제가 발단이 되어 각자의 가슴속에 쌓아놓은 서운했던 감정들이 폭발한다. 이번 여행을 통해 향미에게 점수를 따려고 했던 훈남은, 자신의 의중과는 달리 자꾸 일이 꼬여만 가자 당황하게 되고... 향미는 훈남에게 더 이상 함께 사는 의미를 찾지 못하겠다며 졸혼을 선언하는데...(시놉시스)

 

졸혼? 중년감성을 ‘콕’ 집어낸 연극 맛집 ‘깻잎전쟁’, KFC 앞으로 손님들이 줄섰다 / 사진=시사매거진 하명남 기자

 

대학로에 오랜만에 중년들의 줄서는 연극 맛집 ‘깻잎전쟁’

연극 ‘깻잎전쟁’은 결혼 30년 만의 때늦은 은혼 여행을 떠난 부부가 사소한 깻잎이 발단이 되어 그동안 쌓였던 감정이 폭발, 급기야 졸혼을 선언한다는 줄거리로 요즘 중년세대들의 현실 이야기를 다룬 연극이다.

중년감성을 위로하는 시리즈 연극을 내놓겠다는 극단 로망의 포부가 연극이 오픈되기 전부터 한껏 기대감을 부풀게 하더니 결국 중년관객을 울리고 웃게 하는 멋진 작품으로 탄생했다.

연극 ‘깻잎전쟁’은 이제 티켓전쟁으로 옮겨 붙고 있다. 다만 28일까지로 예정된 공연 일정이 야속함으로 다가온다. 빨리 앵콜 공연이나 아니면 지방 공연으로라도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졸혼? 중년감성을 ‘콕’ 집어낸 연극 맛집 ‘깻잎전쟁’ / 사진=시사매거진 하명남 기자

대학로에 오랜만에 중년들의 줄서는 연극 맛집, 2019년 히트작, [극단 로망]의 중년감성시리즈 연극 ‘깻잎전쟁’은 7월 28일(일)까지 평일 8시, 토, 일요일은 4시에 대학로 공간아울에서 공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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