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4일부터 8월 19일까지 돈화문갤러리 (종로구 돈화문로 71. 9층)

돈화문갤러리의 특별한 선물, 서양화가 故 홍종명(洪鍾鳴) 화백 최초 유작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시사매거진=하명남 기자] 돈화문갤러리에서 서양화가 故 홍종명(洪鍾鳴) 화백의 유작 작품을 최초로 전시하는 미술 애호가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 故 홍종명(洪鍾鳴) 화백 최초 유작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전시회를 마련했다.

서양화가 故 홍종명 화백은 한국 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긴 거장이다.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회장, 구상전 창립회원, 국전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 문예진흥원 심의위원장, 숭의여자전문대학장을 역임하고 1987년 국민훈장 목련장 수상했다.

홍종명(洪鍾鳴) 화백은 1922년 평양에서 태어나 1942년 일본 다이코쿠미술학교 입학, 평양에서 교편 중 광복, 평남 용강에서 6.25전쟁으로 피난 길, 제주도에서 피난 생활 및 작품 활동 시작, 휴전 후 서울 환도, 2004년 작고했다.

돈화문갤러리 윤숙자 대표는 “서양화가 故 홍종명 화백 유작전 “다시 만날 수 있을까”를 7월 24일부터 8월 19일까지 개최합니다. 故 홍종명 작가의 최초 유작전으로 그 동안 생전의 작가를 기억하고 그의 작품을 더 이상 접할 수 없었던 안타까움을 이번 전시를 통해 갈증을 해소하고 홍종명 작가의 작품세계를 반추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고 전시의도를 설명한다.

홍종명의 작품세계는 생전의 그의 인터뷰 속에 명징하게 드러난다.

“어린 시절 곧장 가서 뛰놀던 낙랑고분, 강서고분의 벽화가 내 의식 밑바닥에 아직 남아있습니다.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풍화되어 퇴색되었으나 더 이상은 변하지 않은채 영원히 지속될 그 색채에 어린 마음에도 깊이 감동하곤 했지요” (홍종명 / 한국경제신문 1983)

 

1952년 제주 피난시절 가족과 함께 / 돈화문갤러리의 특별한 선물, 서양화가 故 홍종명(洪鍾鳴) 화백 최초 유작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1950년대 제주도 피난 시절 故 최영림, 故 장리석, 故 이중섭 등 동향인 畵友들과 호떡장수, 잡일로 버텼던 시기의 작품에 대해 조은정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장은 이렇게 말한다.

“피난시절 홍종명의 작품은 ‘돌아갈 길 없는 고향에 대한 애틋한 심정을, 어렸을 때 본 강서고분의 미적 체험으로 여과’시킨 것이라는 <낙랑으로 가는 길>(1951년), <제주도 사라봉>(캔버스에 유채, 1953년), <풍경> 시리즈 등이 있다.

망향의 념을 고분벽화에서 찾으며 그것이 강서고분에 근거한다는 것은 월남 작가 홍종명이 전통의 세계에서 고향을 찾으려 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반면 <제주도 사라봉>은 빠른 필치의 표현적인 붓질이 느껴지는 화면이다. 이것은 풍경화인 동시에 작가의 제주도 인상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전통적인 세계에서 고향을, 빠른 필치에서 현실을 구사한 것이다.“

 

1980년대 후반 홍종명(洪鍾鳴) 화백 / 돈화문갤러리의 특별한 선물, 서양화가 故 홍종명(洪鍾鳴) 화백 최초 유작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또한 홍종명의 작품들에는 그의 기독교 신앙의 바탕에 짙게 깔려 있다. 한국의 예루살렘이라고도 하는 평양에서 집안의 3대째 장로를 해온 이력이 그의 작품세계에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그에게 1990년 5월은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 있다. 그의 화실을 찾은 강도에게 망치로 머리를 맞고 그림을 탈취당한 사건으로 훗날 이 강도는 잡혔지만 오히려 홍종명 작가는 그때 정신을 잃는 순간 힘센 천사가 자신과 동행하며 지켜주는 환상을 체험하며 더욱 신앙에 매진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신앙을 바탕으로 자연을 종교적으로 표현한 많은 작품들에 대해 다시 조은정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장의 얘기를 듣는다.

“홍종명은 기독교의 신앙고백적 작품에서 작가적 특성을 발휘하기도 했다. <물고기와 새와>(1975년)는 오어이병의 내용과 성령을 의미하는 새의 결합이라 볼 수 있지만 화면 전반이 고분벽화와 같은 전면적 구도와 편화된 산과 꽃을 보인다. 이를 일러 김인환은 ‘고분벽화의 퇴락한 색조 위에 세선과 태선을 병용하여 담채로 그린 비현실적인 심형적 형상들은 한결같이 어떤 연민을 이야기하기보다 살아가는 기쁨, 생명의 숭고한 환희를 노래한다.’면서 ‘모든 형상들이 단일한 토운의 기조색으로 억제되어 있으면서 윤곽을 내민다. 공간의 깊이나 볼륨효과에 치중하지 않았으므로 도상적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그의 표현 기법에 있어 고대 고분벽화를 상상케 하는 인물의 의상과 도상적 표현은 전통과 고향에 대한 의식인 동시에 낙원의 고정된 이미지다. 추상적 기법에 구상적 형태를 더한 벽화와 같은 화면은 잃어버린 낙원 <실낙원>이라는 명제를 통해 그리워하지만 영원히 돌아갈 수 없는 원초적 고향의 이미지를 생성하였다.”

홍종명, 궁중나는 새와 배뱉골 언덕, 1992

이번 전시가 열리는 ‘돈화문갤러리’는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은 (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대표 윤숙자)가 왕이 거닐던 돈화문로의 새로운 문화 중심을 선언하며 지난 3월 ‘돈화문갤러리’와 ‘갤러리카페 질시루’를 오픈한 ‘돈화문로의 문화랜드마크’다.

서양화가 고 홍종명 유작전 “다시 만날 수 있을까”는 7월 24일부터 8월 19일까지 열린다. 오픈 리셉션은 24일 오후 6시, 전시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미술 애호가들에게 있어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제목처럼 언제 작품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 관람 기간 내내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홍종명, 오병이어,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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