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가 되기 위해, 무언가를 해주기 위해 우리는 너무 쉽게 스스로를 소외한다

- ‘진짜 나를 만나는 방법’에 관한 실제적인 이야기

“제가 괜찮지 않음을 인정하고 제 안의 진짜 감정, 욕구를 되찾는 데만 꽤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와 같은 상황을 겪는 이들에게, 당신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위로와 함께 ‘그럼에도 분명히 회복할 수 있다’는 용기, 희망을 전하고자 이 책을 썼습니다.”

저자 전민재 | 출판사 웨일북

[시사매거진=신혜영 기자] 타인의 인정과 사랑을 얻기 위해 자신을 배신하고 소외하는 사람들이 있다. 착한 딸, 모범적인 학생, 성실한 직원, 좋은 아내, 완벽한 엄마. 이들은 생의 모든 단계에서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는 사이 자신의 감정과 욕구에는 서서히 무뎌진다. 겉은 멀쩡한 어른이지만 내면에는 미성숙한 어린아이를 품은 채,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부정적 감정과 허기를 모르는 체하며 산다.

오랫동안 심리치료와 상담 분야에서 공부하고 일했던, 많은 사람을 상담해주었지만 정작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일에는 인색했던 ‘나를 망치는 나쁜 성실함’의 저자 전민재 역시 그랬다. 꾸준히 성실하게 살다 보면 언젠가 행복한 삶이 찾아올 거라 믿었던 그녀는 매 순간 ‘다음에 이뤄야 할 목표’를 생각하며 살았다. 목표만을 바라보는 오늘에 만족은 없었다. ‘나’는 언제나 더 발전하고 더 완벽해져야 할 존재였다. 끊임없는 채찍질로 자신을 다그치며 몰려오는 회의감을 잊는 방법은, 어제보다 더 성실하게 사는 것이었다.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없을지도 모른다’라는 어린 시절의 그릇된 믿음이, ‘내 감정을 온전히 수용해줄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내면 가장 밑바닥으로 억누르며 사는 삶에 익숙하게 만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불현듯 빠진 구덩이는 깊고도 어두웠다. 육체가 힘을 잃으니, 다시 마음을 추스를 수 있다는 용기를 갖는 일이 평생 불가능할 것 같았다. 저자는 비로소,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 되려다 ‘괜찮지 않은 인생’을 오랫동안 억지로 끌고 왔음을 인정했고 그 변화는 그것을 오롯이 인정하고 나서야 가능했다.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상을 보내고서부터, 스스로 밀쳐놓았던 자기 안의 진짜 감정, 욕구를 발견한다.

이 책의 많은 부분은 ‘진짜 나를 만나는 방법’에 관한 실제적인 이야기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꿈을 기록하고, 신체의 감각에 집중하는 시간 동안 그녀는 한평생 돌보지 못했던 자기 내면의 웅크린 그림자를 마주한다. 그 과정을 거치며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마음을 중심에 둔 삶의 방식을 하나씩 깨쳐갔다. 스스로 부족한 사람이라 여기며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발버둥친 성실함이야말로, 매 순간 스스로를 괴롭혀온 감옥이었음을 깨달았다.

이 책은 그 길을 더 많은 사람과 동행하고 싶은 마음을 담은 첫 번째 결과물이다. 지금 당신이 어두운 터널 속에 갇혀 있다면, 그녀의 진솔한 이야기가 당신에게 조용하고도 든든한 동행자가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은 그 깨달음을 시작으로, 몸과 마음을 한 걸음씩 회복해나간 과정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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