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함, 병맛, 솔직함…90년생들의 언어생활부터 소비성향, 가치관까지 제대로 관찰한다

새로운 세대와 함께 생존하기 위한 가이드

저자 임홍택 | 출판사 웨일북

[시사매거진=신혜영 기자] 20~30대 계층을 이루는 90년대 생들은 이제 조직에서는 신입사원, 시장에서는 트렌드를 이끄는 주요 소비자가 되었다. 간단함, 병맛, 솔직함으로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이들은 공무원을 갈망하지만 호구가 되기를 거부한다. 기성세대는 최종 합격률이 2퍼센트가 채 되지 않는 공무원 시험에 수십만 명이 지원하는 이들을 보고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세태를 비판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공무원 시험 자체가 아니라 이들의 세대적 특징이다.

‘90년생이 온다’는 여러 통계와 사례, 인터뷰를 통해 90년생들을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담았다. 어려서부터 이미 인터넷에 능숙해지고 20대부터 모바일 라이프를 즐겨온 ‘앱 네이티브’ 90년대 생은 웹툰이나 온라인 게임,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생겨나는 신조어나 유머 소재들을 빠르게 확산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도 허물어지고 이제 기업의 채용 공고나 제품, 서비스의 광고에도 새로운 세대의 유행어나 유머 소재들이 쓰인다. 이들의 주목을 끌 수 있을지 여부는 소재 자체보다도 그 안에 담긴 이 세대의 특징을 제대로 파악하고 활용했는지에 달렸다. 종이보다 모바일 화면이 더 익숙한 90년대 생은 온라인 게시물이 조금만 길어도 읽기를 거부하고, 그나마도 충분히 궁금증이 일지 않으면 제목과 댓글만으로 내용을 파악하고 넘겨버린다. 구직자나 소비자의 입장에서 투명한 정보를 요구하며, 재미있고 솔직한 콘셉트의 광고에 열광하기도 한다. 저자가 새로운 세대의 특징을 반영하지 못한 형식적인 콘텐츠는 철저하게 외면당하게 될 것이라고 하는 이유다.

‘90년생이 온다’ 저자가 만난 90년대 생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기고 일터에서도 즐거움을 잃지 않으려고 하며 참여를 통해 인정 욕구를 충족하려 한다.

저자는 그들은 회사가 평생 고용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헌신의 대상을 회사가 아니라 자기 자신과 자신의 미래로 삼는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안정을 추구하는 공무원을 선호하는 한편 창업의 길을 꿈꾸기도 하며 언제든 이직과 퇴사를 생각하기도 한다면서 어느 쪽이든 그들은 사회적·경제적 환경에 적응하며 생존을 위해 각자 최선의 선택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80년대생 이전의 세대가 소위 ‘삶의 목적’을 추구했다면, 90년대생은 이제 무엇보다 ‘삶의 유희’를 추구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다고 한다. 저자는 나아가 90년대생뿐 아니라 이제는 2000년대 출생자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하고 있다. 책에서 기술하고 있는 90년대생 또한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곧 기성세대가 될 것이다. 같이 일하는 동료이자, 앞으로 시장을 주도할 세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모두의 생존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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