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 이용자만 27억 명… 2020년 발행 예정

(시사매거진 255호=최지연 기자) 지난 18일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리브라(libra)’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2020년 가격 변동이 없는 ‘스테이블 코인’형태로 발행하고, 개인 간 송금 용도에 먼저 활용할 예정이다. 페이스북이 앞으로 발행할 ‘리브라(libra)’에 대해 알아보자.

(사진_뉴시스)

페이스북 암호화폐 발행 공식 선언
지난 6월 18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이 자체 암호화폐 ‘리브라(libra)’를 발행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2020년에 암호화폐 ‘리브라(libra)’와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공개할 계획이다. 리브라는 가격 변동이 없는 ‘스테이블코인’ 형태로 발행될 전망이다. 불분명한 이유로 가격이 널뛰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페이스북은 세계 주요국 화폐, 은행 담보금, 단기 국채 등에 가치를 연동시키려 한다. 이에 따라 금융, 카드, 핀테크 등 기존 사업뿐만 아니라 혁신 사업 전반에 지각 변동이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페이스북은 “오늘날과 같은 인터넷 세상에선 모든 종류의 유용한 서비스에 무료로 접근할 수 있지만 송금이나 지출은 예외였다”면서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기본적 금융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고 있고, 이것이 페이스북이 칼리브라와 함께 해결하고자 하는 도전”이라면서 리브라 개발이유를 설명했다.

페이스북 리브라(Libra)는 어떻게 활용될까
페이스북의 발표에 따르면, 리브라는 우선 개인 간 송금에 활용될 예정이다. 페이스북은 은행계좌가 없는 사람들이 ‘리브라’를 활용하면 금융 서비스에서 소외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페이스북은 내년에 자체 디지털지갑인 ‘칼리브라(Calibra)’를 제공할 예정이다. ‘칼리브라(Calibra)’는 메신저(Messenger)나 왓츠앱(WhatsApp)처럼 독립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제공된다. 사용자들은 페이스북을 통해‘리브라’를 구입할 수 있고, 지갑인 ‘칼리브라’에 암호화페 ‘리브라’를 보관할 수 있게 된다. 페이스북은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처럼 쉽고 즉각적으로 스마트폰을 가진 모든 사람과 리브라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페이스북은 이후 온오프라인 상거래 결제용도로 ‘리브라’의 쓰임새가 확대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버튼 하나로 돈을 내고, 코드를 스캔해서 커피를 사고, 현금이나 교통카드 없이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추가 서비스를 제공하기를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주로 은행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려운 개발도상국 사용자들이 리브라를 송금에 이용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에서 은행계좌가 없는 사람이 17억 명에 이르지만 이들 중 10억 명은 휴대폰을 갖고 있어 리브라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페이스북의 궁극적인 목표는 리브라를 ‘첫 번째 주류 암호화폐’로 만드는 것이다. 달러만큼 안정적인 암호화폐 리브라로 거의 모든 상거래 활동에서 결제가 가능하고 자산 입출금은 물론 대출, 신용 거래 등 모든 종류의 금융 상품 지원도 가능하게 되는 것이 목표하고 밝혔다.

페이스북 리브라에 참여하는 파트너 업체들 (사진_리브라 홈페이지)

페이스북과 함께하는 쟁쟁한 파트너들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는 “리브라 협회를 발족하고 리브라 암호화폐를 발행하기 위해 전세계 27개 기관과 협력한다”고 밝혔다. 주커버그는 “회사들이 리브라를 사용하기 위한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구축할 예정”이라고 했다.
페이스북의 ‘리브라 프로젝트’에는 쟁쟁한 27개 파트너가 참여한다.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개발해 올해 말까지만 직접 운영하고, 이후에는 27개 파트너로 구성된 커뮤니티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에 운영을 넘길 계획이다.
스위스 제네바에 기반한 독립적 비영리단체인 ‘리브라 어소시에이션’는 페이스북과 별개로 설립된 기관이다. 리브라 협회인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은 리브라를 관리하고 개발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한 리브라 코인의 네트워크를 지원하며, 리브라 블록체인 프로토콜의 노드(참여자)도 관리한다.
마스터카드, 비자, 이베이, 페이팔, 우버 등 금융서비스회사와 온라인 상거래업체 등이 페이스북과 파트너 관계를 체결하고 커뮤니티에 동참하기로 했다. 이 조직은 리브라의 가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 페이스북은 출시 전까지 100개 업체가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리브라’ 곳곳서 경계… 美상원 내달 청문회
한편 페이스북이 계획하는 ‘리브라’에 미국 정부가 제동을 걸었다. 사용자가 온라인으로 구매하고 송금할 수 있도록 하는 암호화폐와 디지털 지갑을 내놓겠다는 페이스북의 발표로 인해 ‘소셜 네트워크의 금융 서비스로의 전환’은 다시금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의 신호탄이 되었다.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지난 수요일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계획에 대한 청문회를 오는 7월 16일 열 것이라고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청문회는 ‘페이스북의 프로젝트인 리브라(Libra)와 이와 관련된 데이터 프라이버시 고려사항’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과거 페이스북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악용된 사건이 발생했었던 만큼‘리브라’의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 방편을 확인하겠다는 의도다. 게다가 페이스북 이용자 27억 명이 ‘리브라’를 사용할 경우 국제 통화 질서를 어지럽힐 수 있다는 당국들의 불안함이 녹아들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각국 정부는 이미 리브라의 효용에 대해 의심과 우려를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인 맥신 워터스 의원은 18일 트윗에서 페이스북에 암호화폐 계획을 중지하고 청문회를 통해 이를 더 연구할 것을 요구했다. 27억 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발행 계획이 공개된 데 대해 의회와 규제 당국의 검토가 이뤄질 때까지 사업 중단을 요구한 것이다.

세계 규제당국 긴장… 페이스북 압박하나
이어 유럽에서도 비판적인 반응이 나왔다. 프랑스의 브루노 르메르 재무장관은 리브라가 독립적 통화가 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그런 일은 일어날 수도 없고 일어나서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리브라가 “최고 수준의 규제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19일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도 리브라와 관련해 “잠재적으로 많은 용처를 가진 통화는 잠재적인 혜택과 위험 가능성을 모두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로이터통신은 “전 세계의 정책 입안자들이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계획에 대해 경계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은 프랑수아 빌레이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가 내달 프랑스에서 열릴 G7에서 암호화폐 규제 연구태스크포스(TF)의 출범을 알릴 것이라 밝혔습니다. 소비자 보호 정책을 적용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나 실질적으로 리브라에 대한 압박이 주된 목적으로 보인다.
한편 세계 규제당국이 페이스북 ‘리브라’에 긴장하는 이유로, 전 세계에서 널리 이용되는 페이스북에서 암호화폐(가상통화)가 활발히 유통되면 각국의 통화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며 국제 통화 질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다양한 암호화페(가상통화)가 등장했지만 실제 일상에 활용되는 사례는 전무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28일 멘로파크 페이스북 본사의 페이스북 로고 모습. (사진_ 뉴시스)

페이스북 발표, 비트코인 가격에 긍정적 영향
한편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발표소식이 비트코인의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전문가들은 최근 암호화폐 상승에 페이스북 리브라가 크게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지 CNBC와 인터뷰에서 블록체인 투자 자문회사 케네틱 캐피탈의 제한 추 공동설립자는 이번 가격 상승 배경에 대해 “투자자들 사이에 비트코인이 디지털 시대 적합한 가치 저장 수단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페이스북 리브라 출시를 계기로 모든 기업의 CEO가 암호화폐를 진지하게 바라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의 ‘리브라’와 비트코인은 성격이 다르지만, 페이스북의 자체 암호화폐 발행으로 인해 앞으로 일상에서도 암호화폐를 자유롭게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시장에 확인시켜줬다는 점에서, 비트코인의 가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 난관을 뚫고 안착할 수 있을까
페이스북이 ‘리브라’를 발표하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프랑스, 영국 등 세계 각국 정치권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단순한 암호화폐가 아닌 각국 중앙은행과 화폐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는 인식이 크다.
페이스북의 리브라가 안착된다는 것은 결국 국가주도 화폐 발행에서 거대기업의 화폐발행으로 패러다임이 변화 되는 것을 말한다. 이는 금융 진출에 대한 새로운 도전으로 세계 경제에 큰 파장이 될 것이다. 이에 페이스북이 많은 난관과 장애를 뚫고 어떻게 나아갈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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