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라오스 야구협회 부회장과 라오스 현지 지도자들과 관계자(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시사매거진=박희윤 기자] 지난 24일 라오스 첫 야구장 건설 현장을 보기위해 온 지 어느덧 1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왔다. 그동안 라오스에서 느낀 점을 적는다. 비록 꿈꿔왔던 4면 부지의 야구장은 아니지만 그래도 1면이라도 건설하는 게 꿈만 같다.

막상 라오스 야구장 건설에 들어가니 여기저기에서 돌발 상황이 터진다는 보고가 하루가 멀다하고 한국에 있는 나에게 날아왔다. 그래서 급한 마음에 한국에서의 모든 스케줄을 조정해서 부리나케 라오스로 날아왔다.

여기 와보니 먼저 라오스에 대한 편견이 깨졌다. 흔히 사회주의 정부는 엄격한 상명하복의 명령으로 인해 모든 업무들이 진행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예상을 깨고 라오스 정부관계자들은 야구장 건설 회의내내 자유로운 환경에서 허심탄회하게 반문하고 발표했다. 외형상의 모습에 연연하지 않고 회의 중 껌을 씹고 하품을 해도 서로 개의치 않고 틀에 박히지 않은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우리나라 역시 유교의 영향으로 상명하복의 조직 문화가 은연중에 자리잡아 부하가 상사에게 반문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곳 사회주의국가는 그런 외형상의 문화보다 철저한 서류와 절차를 중요시 여기는 모습이었다.

또 한국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생각됐던 라오스가 더 철저하게 일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나마 감사한 부분은 야구장 건설에 관한 한국인들의 경험부족을 라오스 정부에서는 이해해줬다. 지난 5년 간 꾸준히 보여줬던 한국인들의 도움 덕분에 신뢰가 쌓였던 것이다.

나의 잘못된 선입견도 버려야함을 느꼈다. 나를 포함한 많은 한국인들이 야구장 건설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라오스에서 착공한 야구장 부지 조성 모습(사진_헐크파운데이션)

라오스 정부측과의 회의를 통해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예상외로 라오스 정부 부처의 간부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데 그동안 라오스 야구단을 위해 지난 5년여의 세월동안 한국의 기업, 민간단체, 개인 등이 보여준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이 라오스 정부측에게 신뢰로 다가가 결국 야구장 건축 허가 승인이 비교적 수월하게 통과됐던 것이다.

비록 실수도 많지만 결국 우리는 해내야 한다. 이제 라오스에서는 우리를 한국인이 아닌 대한민국으로 바라보고 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겪은 시행착오를 교훈삼아 남은 건설 기간동안 더욱 힘을 모아 이곳 라오스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게 어느새 내 목표가 돼 버렸다.

또 보이지 않은 곳에서 많은 헌신을 했던 이들이 없었다면 라오스에서의 야구장 건립은 불가능 했을 것이다. 지난 5년간의 신뢰가 오늘날 이런 기적을 이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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