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북한 목선의 동해 삼척항 진입 사건과 관련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_뉴시스)

[시사매거진= 강현섭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이후 “권위적인 대통령 문화를 청산하겠습니다”라며 “준비가 되는대로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시대를 열겠습니다”라고 밝혔었다.

이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 부재 이미지와 대비되었고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가운데 “국민 소통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인 발언이 되었다.

2년여가 흐른 지금, 문 대통령 역시 국민소통을 의심받고 있다. 아니 한발 더 나아가 오히려 전임 박 대통령보다 더 심각해 보이는 불통 정부처럼 행동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남미 순방 후 기내 기자회견시 “국내문제에 대한 질문은 받지 않겠다”라는 발언과 취임 2주년 당시 KBS 기자와의 단독 대담방식으로 행한 기자회견은 소통 미흡의 이미지를 더 하였다.

이런 행태는 결국 국민과의 소통을 꺼리는 의도에서 정부의 약점을 감추고 자신의 치적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구태연한 소통 방식들이다.

문 정부의 장관들도 이에 질세라 국민 소통을 꺼리는 불통 정부의 형세를 보이고 있다.

얼마 전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장자연, 김학의 사건 수사결과 발표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겠다”라고 하여 장관 혼자 기자회견문을 읽어 내려가는 진풍경이 연출된 바 있다.

20일에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삼척항 목선 귀순사건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은 체 90초 짜리 사과회견문만 혼자 읽고 그냥 퇴장해 버렸다.

처음부터 뭔가 꺼리는 게 있어 보이고 점점 거짓말이 늘어나며 그에 대한 변명도 궁색해 보인다.

1972년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물러난 것은 “도청을 했다는 사실”보다도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 때문에 급기야 그 직을 하야까지 한 것을 상기하게 한다.

더구나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며 정의를 외쳐 온 문 정부의 슬로건이 결국 당당함을 잃어 정의롭지 못한 신적폐가 되고 침묵으로 인한 “소통부재” 의 모습으로 누적되어 갈 때 국민이 느끼는 분노의 의구심은 더욱 커져가는 것이다.

소통하는 정권, 솔직한 정부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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